단일교회를 지향한다는 오해를 해명하다

[ 교계 ] 8.WCC의 성격과 교회론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1년 11월 22일(화) 16:52
WCC가 한국 장로교회의 분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WCC가 세계 단일교회 형성을 지향한다는 이유라고 지적하고 있다. 1957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42차 총회에 보고된 에큐메니칼 연구위원회의 보고서에는 "친선과 협조를 위한 에큐메니칼 운동은 과거에나 현재에도 참가하여 왔으니 계속 참가하기로 하되,단일교회를 지향하는 운동에 대하여는 반대하기로 결정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WCC가 세계 단일교회를 지향한다는 것은 당시에도 오해였고 지금도 오해다. 1948년 암스텔담에서 창설된 WCC는 협의회(The Council)의 성격,협의회와 회원교회와의 관계 등과 같은 많은 문제에 대해 전부 답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 문제들은 1950년 케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WCC 중앙위원회에 넘겼다. 당시 토론토 중앙위원회는 이 문제들을 논의하고 "교회,교회들,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The Church, the churches and the World Council of Churches)란 성명서를 채택했는데 '토론토 성명서'로 알려진 이 문서는 이후 WCC의 성격과 교회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됐다. 이 문서는 'WCC가 아닌 것'과 'WCC의 기초가 되는 강령들'에 대해서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먼저 'WCC가 아닌 것'으로 다섯 가지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1. WCC는 단일교회(Super Church)도 아니고 결코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2. WCC의 목적은 교회 간의 연합을 협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교회 간의 연합은 (연합을 원하는) 교회의 주도로 교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일 뿐 (WCC가 하는 일은) 교회들이 서로 접촉하고 교회 일치 문제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촉진하는 일이다. 3. WCC는 특정한 교회 개념에 기초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WCC는 교회론적 문제를 예단하지 않는다. 4. WCC의 회원이 된다고 해서 그 회원교회가 자기 교회의 개념을 상대화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5. WCC의 회원이 된다고 해서 교회일치의 본질에 관한 어떤 특정한 교리를 수용해야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명서는 'WCC가 아닌 것'이란 첫 번째 항에 대한 부연설명으로 WCC는 단일교회도 아니고 세계교회도 아니고 사도신경에서 말하는 하나의 거룩한 교회도 아니라고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므로 WCC가 단일교회를 지향한다는 것은 순전히 오해였다. 토론토 성명서에 따르면 WCC가 단일교회를 지향한다는 오해는 한국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닌 것 같다. 토론토성명서는 이런 오해에 대한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계속 오해가 일어나므로 이를 분명히 하기 위해 작성된 문서다. WCC는 교회적 구조(ecclesial structure)를 지니고 있지 않으며,교회적 치리를 행하지 않는다. WCC가 교회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교회 간의 연합을 협상할 수도 없고,결정할 수도 없다.<참고:에큐메니칼 운동과 WCC의 시학적 의미(박성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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