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삶은 어릴 적 습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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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응림 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21일(월) 16:20

내가 어릴 적에는 할아버지와 부모님,7형제와 조카들까지 4대가 함께 10명이 넘는 대가족이 한 지붕 아래서 살았다. 살림이 편할 리 없었지만 행복한 기억이 많이 있다.

아버지는 8남매 중 장남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형제들을 돌보며 자녀를 양육하시느라 바쁜 가운데 늘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가정을 이끌어 오셨다.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이웃을 생각해 가진 것을 나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아버지의 성품은 할아버지를 닮았고,아버지의 모습은 내 인격과 삶의 습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어느 날 아버지와 어머니가 부엌 한 쪽에서 실랑이를 벌이셨다. 종갓집인 우리는 가끔 집안의 큰 행사를 치르곤 하는데, 손님들을 위해 음식을 많이 준비해 남은 것을 아버지가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드린다고 부엌에서 챙기다가 어머니에게 들켰던 것이다. 남자가 부엌에 들어와서 그런 걸 챙긴다고 야단을 들은 아버지는 머쓱해 하셨다.

아마도 이런 가정에서 성장했기에 목사로서,국제구호단체 사역자로서 이웃에게 떡과 복음을 전하고 있는 오늘의 나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맘 때가 되면 가장 가까운 이웃 북한이 더 많이 생각난다. 자유가 없이 가난과 기근과 굶주림 가운데 기본적인 인간의 생존권마저 위협받으며 살고 있는 북한 동포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 내 꿈이다. 저들의 아픔은 나의 아픔이다.

북한의 굶주림과 고통의 종식은 언제일까?

올해 초 북한의 행정구역에 큰 변화가 있었다. 평양시 면적의 절반 이상을 축소한 것이다. 수도에 사는 국민들에 대해 전적 지원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식량난은 평양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더 심하다. 당장 외부의 도움 없이는 생존에 크게 영향 받는 곳이 많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2011 세계의 식량 불안정 상황' 보고에 따르면 북한 주민 세 명 중 한 명꼴로 8백40만 명이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기아대책은 1994년 평양 제3병원에 방사선 촬영(X-ray) 기계를 지원하며 북한 사업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지난 2000년대 초부터는 북한에서도 식량난이 가장 심한 함경북도 지역을 전략적으로 지원해왔다. 특별히 북한에 있는 아동들을 돕기 위하여 북한아동결연사업을 하고 있다. 후원자의 1만원이면 어린이 한 명을 가슴에 품어,성장에 필요한 영양 빵,기초영양제,구충약 등을 보내줄 수 있다. 이런 작은 나눔이 모여 매일 영양빵 7천개씩 전달하며 분기별로 필요한 물품 및 영양식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저 북쪽에서는 최근 식량난으로 인해 8백40만 명이 영양실조에 허덕인다고 하는데. 과연 누구의 잘못이고 누구의 죄 때문에 어떤 문제 때문에 그래야만 하는가? 굶주린 북한 땅을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또 다시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한겨울을 어떻게 보낼까? 이웃들과 함께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는 없을까? 상대의 아픔을 함께하면 반이 되고 상대의 기쁨을 함께하면 배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작은 나눔과 섬김은 저들의 아픔을 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응림 목사
기아대책 지역협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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