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직분과 돈의 관계

[ 특집 ] 기윤실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 <목회자윤리> 연속 심포지엄 목회자와 돈

신동식목사
2011년 11월 21일(월) 11:34

'시사저널'과 '한국반부패정책학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2011 대한민국 부패지수' 측정 결과, 국내 전문가의 87.5%가 "한국 사회가 부패하다"라고 답했다. 이정도면 우리나라는 부패공화국이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항목이 있다. 12개의 직업인 중에서 종교인이 7번째로 부패한 직업인으로 되어있다. 물론 전체적 조사에 의하면 종교기관은 미미한 것은 사실이지만 종교인이 국가의 부패성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종교인 중에서는 타 종교 종사자에 비해 목사를 꼽은 이가 응답자 가운데 87.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다수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는 부패한 한국사회에서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역사 가운데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왔던 한국 교회의 역할이 이제 끝난 것은 아닌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한국 교회를 침몰시키고 있는 것인가?
 
1. 한국 교회 갱신되어야 한다.

각종 통계를 통하여 살펴보았듯이 한국 교회는 갱신되어야 한다. 한국 교회가 갱신되지 않는다면 세 가지 면에서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첫째 하나님을 부끄럽게 만드는 죄이다.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돌려야 하는데 한국 교회는 하나님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둘째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를 값싸게 만드는 죄다. 그리스도의 죽음 위에 세워진 것이 교회이다. 그런데 교회의 부패함이 그리스도의 은혜와 영광을 가리고 있다. 셋째 한국 교회를 위하여 온 몸을 바쳐 헌신하고, 순교하였던 선진들을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한국 교회는 순교자의 피가 흐르고 있다.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많은 믿음의 선진들이 자신을 헌신하였다. 그 피의 고백 위에 오늘 한국 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갱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기윤실의 조사에서 보았듯이 한국 교회가 갱신되어야 할 1순위는 교회 지도자들이다. 다른 표현으로 한다면 바로 교회 직분자들이다. 사회는 한국 교회 직분자들의 갱신을 요구하고 있다. 어떤 교회는 장로를 세우는 데 이천만원, 권사는 오백만원, 안수집사는 삼백만원을 내어야 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상담한 한 여 집사는 권사 취임하는데 삼백만원을 내라고 해서 돈이 없다고 하니까 대출을 권유해서 그 상처로 교회를 떠났다고 하였다. 도대체 이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2. 교회와 직분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해서는 교회를 지탱하며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재정한 직분에 대한 바른 이해와 회복이 있어야 한다. 교회가 세상과 경계가 사라진 이면에는 직분자들의 정체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교회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상 교회가 거룩해지는 것은 쉬운 문제는 아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사람을 통하여 일하신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중요하다. 주님이 주신 선물은 교회의 시작과 함께 주어졌다. 우선 예수님은 12사도를 통하여 교회를 치리하셨다. 그리고 오순절 이후에 교회의 공동체가 형성되자 교회를 위하여 직분자를 조직적으로 세운 것을 볼 수 있다. 특별히 사도들이 더욱 기도와 말씀 전하는 일에 힘쓰게 하기 위하여 집사를 세웠다. 이러한 교회에 직분자를 세움은 교회를 세우고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기 위함이었다. 직분은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시고 유지하기 위하여 주신 은사이다. 이 은사는 오직 교회를 위한 봉사의 직무를 감당하는 것이다.
 
3. 직분의 종류와 기능
 
직분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교회의 주인 되시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섬김의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다. 교회의 주인은 오직 그리스도라는 사실이다. 사람이 결코 주인이 될 수 없다. 바로 이러한 의미 아래 직분이 주어진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이 부분에 있어서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교회의 주인은 오직 그리스도 한 분뿐이다. 이것이 무너지면 교회는 세상의 모습처럼 추악하게 변한다. 오늘 한국 교회에 직분에 대한 심각한 왜곡과 직분자들의 비리 소식이 난무하는 것은 모두들 주인노릇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본 논고에서는 장로교회의 전통에 따라 세 직분으로 생각하고 각각의 직분을 살펴보고자 한다.

3-1 목사
목사는 기본적으로 장로다 그러기에 다른 장로들과 함께 교회를 다스리고 감독할 직임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증거 할 선지자적 직임을 겸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목사는 교회에서 더 큰 존경의 대상이 된다.(딤전5:17) 그러나 이것이 계급적 의미를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점에 있어서 존경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3-2 장로
장로는 목사와 함께 교회의 치리를 감당하는 직분자이다. 그래서 성경은 장로를 감독이라고 부른다.(행20:17,28, 딛1:5,7,빌1:1) 감독자로서의 장로의 직책은 실제로 양떼를 살피고 인도하며 보호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목사와 장로는 교회를 세우는 가장 중요한 동역자이다. 목사와 장로는 역할분담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하지, 직위적인 차원에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3-3 집사
칼빈은 사도행전의 근거로 집사직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보았다. 교회를 위하여 구제 사업을 관리하는 집사들과 직접 빈민을 돌보는 집사들이다.(행6:3) 집사직은 교회의 재정을 관리하고 바르게 사용하는 직무를 감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집사직분은 교인들의 생존과 관련된 일상적 삶과 연관이 된다. 그러므로 집사들은 목사와 장로들의 심방을 통하여 성도들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
 
4. 직분에 대한 오해

직분은 교회를 세우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일에 최전방의 군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직분자들의 타락은 하나님의 영광을 무너뜨리고 교회를 허무는 일을 하게 한다. 근래에 교회와 각 기관에서 들려오는 목사와 장로들의 금권선거는 너무나 비참한 일이다.
 
1) 직분은 명예직이 아니다.
직분은 은사이며, 실천적 봉사자이다. 소명이 없이 직분을 감당 할 수 없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교회 직분이다. 그런데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을 서로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직분을 은사도 봉사도 아닌 명예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에 남아있는 체면 문화가 이러한 모습을 부추기고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자신의 명예를 높이고자 직분을 받으려고 한다. 이것이 직분을 돈을 주고 사는 매관매직이 되는 것이다. 
 
2) 직분은 서열이 아니다.
한국 교회는 성도, 권찰, 서리집사, 안수집사, 권사, 장로로 점점 올라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직분이 은사에 따른 것임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직분은 결코 수직적 단계로 주어지지 않았다. 직분은 수평적이다. 그러므로 교회에는 결코 서열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서열이 존재하는 순간 직분의 의미는 왜곡되어 진다. 이러한 직분의 서열화 때문에 많은 성도들이 돈을 사용해서라도 직분을 얻으려고 한다.
 
3) 직분은 권력이 아니다.
직분에 대한 권력의식은 한국 교회를 부끄럽게 만드는 절정이다. 직분은 앞서 살핀 것처럼 소명과 은사에 대한 봉사직이다. 직분이 권력으로 왜곡되면 직분의 본질은 사라지고 쓰레기만 남게 된다. 현실적으로 목사와 장로간의 다툼은 이러한 직분의 몰상식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라고 장로를 세우지 않으려고 하는 목사가 있으며, 장로가 되기만 하면 목이 곧은 사람으로 변화된다.
 
4) 직분은 믿음의 판단 근거가 아니다.
성경은 직분자에 대한 자격에 있어서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라고 지명하고 있다.(행6:5) 또한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는 자(딤전3:2)라고 하였다. 이렇듯 직분자에 대한 성경의 인식은 분명하다. 성경의 가르침을 통하여 본다면 직분자는 믿음과 성령과 삶에 있어서 책망할 것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직분자의 모습이다.
 
5) 직분은 축복의 조건이 아니다.
직분에 대한 오해 가운데 내면 가운데 깊이 박혀있는 것이 기복신앙이다. 직분을 복과 연계해서 생각하는 일들이 많다. 그래서 나이가 들었고, 신앙의 연수가 어느 정도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직분을 받지 않는다면 축복의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복적의식이 직분을 받기 위한 애씀으로 나가게 된다.
 
5. 폐지해야 할 관습

이렇게 직분에 대한 온갖 오해가 불의한 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직분의 오해에서 벗어나서 직분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관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관습들은 하루속히 교회에서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1) 직분은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교회에서 만연되고 있는 악습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수단으로서의 직분이다. 일부의 교회들은 교회 건축이나. 차량 구입이나, 교회 리모델링 등 교회의 외적 확장을 위하여 직분을 수여하는 것을 본다. 직분이 본질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 진 모습이다. 이것은 악습 중에 악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직분 헌금은 폐지해야 한다.
 
2) 임직식시 축의금을 폐지해야 한다.
한국 교회에 들어와 있는 허례허식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임직식에 받는 축의금이다. 이것은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는 모습이다. 이것은 임직자들이 임직 헌금을 통하여 선물을 주는 것에 대한 보상차원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의 가르침과 전혀 관계없다. 오히려 교회가 앞으로 봉사하고 헌신하여야 할 임직자들에게 감사의 선물을 드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임직식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예식과 같아 진 것은 너무 부끄러운 일이다.
 
3) 임직예배를 주중에 드리는 것을 갱신해야 한다.
임직예배는 주일 공 예배에 시행하여야 한다. 온 성도가 함께 교회의 일꾼을 세우고 감사를 표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또한 임직자 역시 하나님의 거룩한 공회 앞에서 자신이 받은 바 소명을 잘 감당 할 수 있도록 고백하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불필요한 외식들이 많이 사라질 것이다. 한국 교회가 좀 더 성경적인 교회로 거듭나려면 심각한 고민을 해야한다.
 
4) 사회적 지위가 직분의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끔씩 사회적 명성이 있는 분들의 모습에서 참담한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정신이 몽롱해진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직분자라는 사실이다. 사회적 지위와 직분의 상관관계를 동일시하는 것은 교회에 큰 해악이다.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직분을 주고 직분자를 세워야 한다. 결코 사회적 지위를 보고 직분을 주어서는 안 된다.

신동식목사/빛과소금교회ㆍ기윤실 정직윤리운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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