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설립,사도적 사역으로 균형있는 선교 추진

[ 총회1백주년 ] 선교적 교회ㆍ선교적 총회,설립총회 안에 답이있다.

남정우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21일(월) 10:32
조선의 장로교회는 1907년 독노회를 조직한 이후 5년이 지난 1911년부터 전국에 노회를 조직하여 총회 창립 준비를 하였다. 결과 1912년 9월1일 목사 96명(외국인 44명,한국인 52명),장로 1백25명,도합 2백21명이 전국 7개 노회에서 파송되어 한 자리에 모여 평양에서 창립 총회를 열게 되었다. 이 때 모인 총대들의 숫자를 남북한 지역별로 나누어 분석해 보면,남한지역에서 35명,북한지역에서 1백42명이 파송되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경기충청노회에서 목사 11명,전라노회에서 목사 12명,경상노회에서 목사 12명이 파송되었다. 북한지역에서는 함경노회 15명(목사 9명,장로 6명),남평안노회 66명(목사 29명,장로 37),북평안노회 35명(목사 17명,장로 18명),황해노회 26명(목사 8명,장로 18명)이 파송되었다. 여기서 북한지역에서 파송된 총대수가 남한지역보다 4배 이상 많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총회창립 당시 장로교 전체교인이 12만7천2백28명이었는데,북한 지역이 남한지역에 비하여 교인수가 5배 이상 많았다.
 
이렇게 모인 창립 총회가 지닌 중요한 의미를 몇 가지로 정리해본다. 첫째는 한국에서 장로교회가 전국적인 조직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 7도에서 교회를 섬기며 전도를 하던 장로교회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예배하고 성찬을 나누며 교단의 주요 현안을 의논하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었다. 당시 도로나 교통 사정의 어려움을 생각한다면,이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정부조직을 제외하고 전국적인 민간 조직을 갖춘 곳은 교회 이외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세계교회와 연대 관계 속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노회 창립 당시에는 할 수 없었던 일,곧 세계교회와 연대하고 협력함으로 조선장로교회의 세계성과 보편성을 확인하고 강화했다는 점이다. 세째는 교회와 교단의 거룩성을 천명하고 강화했다는 점이다. 제1회 총회록을 보면,당시 북평안노회는 '성경과 장로회 정치'에 의거해서 혼인 규칙 위반,'음란하며 잡기하며 모든 불법한 일'로 3백3명을 '처벌'하였고,47명에게 출교를 선고하였다. 이것은 총회가 창립부터 교회의 치리를 엄격하게 실천함으로 교회의 거룩성을 선포하고 사회 속에서 교회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행동이었다.
 
네째는 다음세대 신앙교육에 대한 책임의식이다. 창립 총회는 산하 부서 가운데 전도국을 설치하고 그 안에 학무위원회(學務委員會)를 만들어서 다음과 같이 결의하였다(총회,제1회 회의록,35쪽). △각 직원(職員)들이 교회 자제(子弟)들을 권(勸)하여 교회학교에서 공부하여야 할 뜻으로 가르치고 공부하게 하며, △교회(敎會)내 자제(子弟)중 우수한 자를 교회가 도와주어 교회의 역사(役事)까지 배양하오며,△사범(師範)을 힘써 하게 하되 교사(敎師)뿐 아니라 학교임원까지 공부 하도록 도와주며,△이미 있는 학교를 유지케 하여 폐(廢)하지 아니하도록 힘쓰고 새 학교도 설립할 것인데, 만일 고등학교를 새로 설립하려면 적당한 곳에 합동하여 설립할 것이며,△각 학교에서 교육을 열심히 하되 성경과 기도를 특별히 가르칠 것,△각 과중(各課中)에서 국어(國語)를 또 힘쓸 것 등이다. 즉,우리 총회는 창립 당시부터 다음세대과 함께 가는 교회와 민족을 꿈꾸며 교회교육과 학교교육에 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결의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타문화권 선교를 총회가 시작하였다는 사실이다. 독노회 창립시 제주도에 선교사를 파송했던 정신을 이어받아 총회 창립시에는 중국 산동성에 선교사를 파송함으로 타문화권선교를 시작하였다. 이 당시 타문화권 선교는 지금처럼 개교회주의식 선교가 아니라,총회가 책임을 지고 선교지역 선정,선교지역 현지교단과 의논 및 협력,선교사 인선 및 파송,선교사 후원 및 관리를 하였다. 이를 위하여 전국교회는 기도하고 협력하였으며,조선장로교회의 선교는 체계적이며 지속적이며 책임있는 선교사역으로서 타문화권 교회 지도자들 사이에 인식되었다.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의 속성을 말할 때 가장 고전적인 정의는 381년 니케야-콘스탄티노플 신조에 기술된 고백이다. 즉,교회는 하나이며,거룩하며,사도적(선교적)이며,보편적(세계적)이다. 이 네가지는 하나님이 교회에게 주신 은총이자,교회가 이 땅에서 성취해 나가야 할 비전이자 사명이다. 교회의 본질과 사명은 선교이다. 그런데 교회가 선교적 교회가 되려면,전도와 선교의 목소리만 높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교회공동체가 하나되려는 노력,거룩해지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다른 교회들과 연대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노력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총회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점에서 장로교 창립 총회는 처음부터 총회의 궁극적인 본질과 사명이 선교임을 의식하고,하나됨, 거룩함,세계교회와 연대함을 강화하는 선교적 구조로 진행된 모범적인 총회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선교란 무엇인가? 예수님의 선교지상명령에 의하면,선교는 두 가지 차원을 지닌다. 하나는 '가서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는 사역'이다. 즉,타문화권으로 들어가서 복음을 전함으로 기독교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수평적 확장 사역이다. 다른 하나는 '가르쳐 지키게 하는 사역'이다. 즉,다음 세대에게 적극적으로 신앙교육을 실시함으로 신앙을 다음세대에게 계승하고 기독교의 뿌리를 깊게 만드는 수직적 사역이다. 이 두 가지가 예수님의 선교지상명령의 내용이다.
 
오늘날 서구교회와 한국교회가 큰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들 중의 하나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수평적으로만 이해하고 수직적 차원을 소홀히 여긴 것이다. 그런데 창립 총회는 총회를 선교적 구조로 세우는 동시에 사도적(선교적)사역의 내용을 '다음세대 신앙교육'과 '타문화권 선교'로 정하여 수직적 차원과 수평적 차원의 선교를 균형있게  추진하였다는 사실은 오늘날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최근 '선교적 교회론'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여러 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1998년 '선교적 교회론'이란 용어가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된 이래,요즘 '선교적 교회'와 관련해서 구글 검색에 올라오는 항목이 50만 건을 넘었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교회와 서구교회의 위기를 선교적 교회론 속에서 극복하고자 하는 희망과 기대가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선교적 교회,선교적 총회가 무엇인가에 대한 모범적인 답안이 장로교 창립총회 속에 함축되어 있다고 본다.
 
남정우교수(장신대 선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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