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풀루엔자( Afflluenza )와 한국교회

[ 논단 ] 주간논단

강교자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18일(금) 16:19
   
"명품 소비가 최대 위안"이라는 글귀는 한 일간지 한 면을 통틀어 다룬 어풀루엔자에 대한 기사의 타이틀이였다.

어플루엔자는 '풍요로운'의 뜻인 어플루엔트(Affluent)와 '유행성 독감'인 인플루엔자(Influenza)의 합성어이다. 어플루엔자(Affluenza)는 끊임없이 더 좋고,더 새롭고,더 비싼 것을 더 많이 추구하는데 정신을 잃는 전염병으로 과중한 업무,부채,근심,낭비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 사회전반에 퍼지는 소비중독증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어풀루엔자'라는 책의 저자 존더 그라프는 "에풀루엔자는 공인된 질병은 아니다. 그러나 이 병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류 최악의 전염병이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이 시대에 살면서도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심한 탐욕에 감염되고 있다"고 한다.

기사를 읽으면서 받은 가장 큰 충격은 우리나라에서는 20, 30대가 명품시장의 가장 큰 손들이며 고액 연봉자들 뿐 아니라,연봉 실수령액 2000만원대 초반인 젊은이들도 이미 이 문턱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명품 구매자와 구매액 비율 모두에서 30대는 부동의 1위이다.

"우리 세대의 심리 기저에는 근본적 허무주의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과시적 소비 이외에 우리에게 위안과 해방구가 되어 주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 "현재를  최대로 즐기는 것 이야말로 현명한 삶의 방식이 아닌가?" "겉모습으로 평가받는 사회에 살면서 가장 단시간에 손쉽게 나를 포장해서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명품밖에 없지 않은가?" "우리는 건드리면 금방 폭발할 것 같은 불만팽배상태에서 살고 있다. 다른 어떤 것으로도 충족이 안 된다. 결국 가장 손쉬운 명품소비에 빠지게 되고 쇼핑이 취미가 될 수 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질문한다.

젊은 세대의 절규 담긴 질문에 교회는 어떤 답을 줄 수 있는가? 삶의 의미와 방향과 목적을 찾지 못하여 방황하는 젊은 세대에게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아니 한국교회도 이미 어풀루엔자에 감염되어 앓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부자가 되고 싶다. 유명해지고 싶다. 찬사를 받고 싶다. 내가 매력적이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대중매체에 내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으면 좋겠다. 내 것과 남의 것을 자주 비교한다. 쇼핑에 정신이 팔려있다. 값비싼 것들을 소유한 사람들이 부럽다. 호화롭게 살고 싶다. 그 사람의 소유가 그 사람만큼 중요하다. 패션에서 뒤지고 싶지 않다. 내가 앞으로 소유할 것들이 내 삶을 규정할 것이다" 등이 어풀루엔자 감염 자가진단표 항목들이다(올리버 제임스). "예"라는 대답이 많을수록 더 심각한 환자라는 설명은 무서운 진단을 내린다. 한국교회와 기독인들은 이미 심각한 중증환자라고.

"나를 위해 울지 말고 너와 너희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하신 말씀에 가슴이 저려온다.

후손들에게 어풀루엔자 병균을 퍼뜨린 죄악을 진심으로 아파하고 회개하며 울어야 하지 않을까? 점점 더 심각해지는 우리 안의 증세들을 안타까워하며 울어야 하지 않을까? 영원한 소망과 생명의 기쁨으로 우리를 고쳐 주실 수 있는 분의 도우심을 눈물로 간구해야 하지 않을까? 서둘러 백신을 준비하고 접종하며 총체적인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강교자 / 전 대한YWC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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