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잡이 문화를 바꾸자

[ 기고 ] 독자투고

정용섭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14일(월) 16:04
얼마전 잘 아는 목사님의 가정에 귀한 손주의 돌잔치에 초대를 받아 다녀온 적이 있다. 많은 분들이 와서 손주를 축복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다들 모여 감사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오늘의 주인공 어린아이에게 축복해 주었다. 참으로 보기에 좋았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기분을 언짢게 하는 일이 생겼다. 바로 '돌잡이'이다.

물건들을 쟁판에 올려놓고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어린아이가 무엇인가를 잡기를 유도한다. 그렇다가 사회자는 부모에게 묻는다. 자녀가 무엇을 잡으면 좋겠냐고? 어린이가 무엇을 잡으려고 고민하면 사람들은 무엇인가 잡기를 열창한다.

'돌 잡이'가 무엇인가? 돌상 앞에 무명 피륙 한 필을 접어서 깔아 놓거나 포대기를 접어서 깔고 그 위에 아이를 앉혀 놓고 아버지가 돌잡이가 되어 아이로 하여금 쌀, 붓, 책, 활, 돈 등을 골라잡게 하여 그 아이가 장차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미리 점치는 행사를 돌잡이라고 한다.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을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점이라도 쳐서 그 아이가 무탈하게 잘 자라서 성공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이런 이벤트를 한다고 하자 하지만 우리는 다르지 않은가? 자녀의 흥망성쇠는 하나님에게 달려 있지 않은가? 아무리 재미로 한다지만 어찌 하나님의 말씀과 점치는 행위를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는가?

이것은 예배드리는 가운데 점을 치는 것과 똑 같은 짓을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가? 우상을 숭배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아주 잘 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아무렇치 않게 생각하고 돌잡이 행사를 하고 있다. '뭐 재미로 하는 건데….' 누구를 탓하겠는가? 돌잔치에 대한 기독교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돌잡이 문화를 한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정 돌잡이를 해야 하거든 쟁반에 세상에 물건들을 올려놓지 말고 성경의 나오는 믿음의 인물들의 이름들이 적힌 카드를 만들어 올려놓아 자녀가 그 카드를 잡도록 하자. 아니면 말씀카드를 올려놓아 그 말씀을 잡도록 하는 것이다.

그 아이가 일생동안 자라면서 돌 생일 때 뽑은 말씀이나 성경의 인물을 가슴에 품고 닮아가도록 하는 것이 진정으로 그 아이가 잘 되는 길이 아닌가?

나도 가끔 돌 잔치에 가서 예배를 드리면서 말씀을 부모에게 전해 준다. 꼭 기억하라고 당부한다. 많은 시간이 흘러 우연하게 식사를 초대받아 가게 되었다. 가서 들어보니 이야기왈 자기 자녀가 돌잔치 때 잡은 것대로 되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하며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다. 나는 그 부모에게 물었다, 혹시 그 때 내가 전해준 말씀은 기억하느냐고. 답은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이다. 씁쓸했다. 이 사람들뿐이겠는가?

이렇게 해서는 안되지 않은가? 최소한 그리스도인 부모라면 자녀가 잘 되는 길이 무엇이며 자녀를 평생 인도하시고 지켜주시는 분이 누구인지는 알고 믿고 있어야 되지 않은가?

부모는 순간순간 아이를 기를 때마다 돌 예배 때 뽑은 말씀이나 성경인물을 닮아가도록 상기시켜주므로 말씀대로 살고 믿음대로 사는 자녀로 키워야 한다.

앞으로 대한민국에 있는 성도님들만이라도 돌잔치를 할 때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우리들만이 하는 돌잡이를 소개하여 돌잔치 문화를 바꾸면 어떨까 생각한다.


정용섭목사/포천시민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