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들은 냉정해?

[ 데스크창 ]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1년 11월 10일(목) 17:38
클레멘타인이라는 미국 민요가 있습니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채 고기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네"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캘리포니아(California)의 상징 노래라고 합니다. 클레멘타인은 3ㆍ1운동으로 인해 조국을 떠난 우리 선조들이 만주 등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며 눈물과 함께 부르던 노래이기도 합니다.
 
캘리포니아는 이민자들의 땀과 꿈이 점철돼 있는 주입니다. 또한 미국의 다른 어느 주보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곳입니다. 서울 특별시 나성구로 불리는 L.A.는 영어가 필요없을 정도로 한인 사회가 잘 형성돼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서부 해안선의 반 정도를 차지하는 주로, 영화 산업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아이들의 천국 디즈니랜드가 랜드마크로 있는 도시입니다. 그런가 하면 많은 아시아계와 라틴 아메리카에서 이주한 히스패닉계 인구가 많아 이민자들의 천국으로 유명합니다.
 
"모든 나뭇 잎이 갈색이 되고 하늘은 잿빛이 된 어느 겨울 날, 난 걷고 있었다네. 만일 내가 L.A.에 있다면 편안하고 따뜻할텐데. 겨울날에는 캘리포니아를 꿈꾸네. 오늘 같은 겨울, 난 길을 걷다가 교회에 들어가려고 멈춰섰어. 그리곤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척을 했지. 목사님들이 냉정하다는 건 너도 알잖아. 그는 내가 여기 머물걸 알거든."(All the leaves are brown And the sky is grey I've been for a walk On a winter's day I'd be safe and warm If I was in L.A. California dreaming. On such a winter's day Stopped into a church I passed along the way. Well, I got down on my knees And I pretend to pray. You know the preacher likes the cold. He knows I'm gonna stay.) 미국의 혼성그룹 마마스 앤 파파스(Mamas & Papas)의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g)이란 노래 가사의 일부입니다.
 
아마도 이 노래는 추운 지역에 사는 홈리스(Homeless)가 따뜻하고 살기좋은 캘리포니아 가기를 꿈꾸는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두번째 단락을 보면 "겨울날 추위에 떠는 노숙인이 교회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는데 냉정한 목사님의 눈치를 보며 기도하는 척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최근 우연한 자리에서 비기독교인 한 사람으로부터 바로 이 노래 가사를 근거로 "목사님들이 본래 냉정합니까?"란 질문을 받았습니다.
 
"대중가요의 풍자적인 내용이려니" 하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질문을 받는 순간 뭐라 대답을 해야할 지 말문이 막혔습니다. 다분히 악의적 질문이기도 했지만 오늘 이시대 한국교회의 성직자들이 어떤 모습인가를 순간 되돌아 보게되었습니다. 지도자를 뽑는 각종 선거에서 뭉치돈이 오 가고, 교회 재정을 결재도 없이 마음대로 펀드에 투자하고, 7계명을 범하는 일까지도 서슴치 않는 그런 모습으로만 비춰지고 있는건 아닌지. 내년은 추양(秋陽) 고 한경직목사님 탄신 1백1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목사님 이후 기독교 지도자 상을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가을 그분의 온화한 미소가 가을햇살처럼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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