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노회를 마치며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1월 08일(화) 15:23
제96회 총회가 마무리된 후 11월에 접어들면서 전국 64개 노회가 모두 종료되었다. 총회와 노회는 교회 정치가 고스란히 노정되는 현장이다. 교회가 당면한 핵심 과제가 부각되고,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몸부림이 녹아있는 자리이다. 창조적 비전과 하나님을 향한 순종적 결단이 이루어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때로는 총회와 노회야말로 교회들이 가장 큰 상처를 받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해가 대립되고 의견이 상충되면서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게다가 조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이를 위한 선거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사랑 가운데서 하나가 되어야 할 구성원들 사이에 깊은 골이 파이기도 한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개신교회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찬바람이 부는 들판에 서 있다. 차라리 핍박이라면 신앙적 선명성이 더 부각될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는 부도덕한 이기적 집단 정도로 매도되고 있다.

이제 총회와 노회가 마무리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지난 회무 결과에 매여서는 안 될 것이다. 총회와 노회 과정에서 불편했던 모든 것들을 떨쳐 버려야 한다. 모든 감정과 생각들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오직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복음적 사명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끼리 다툴 시간이 없다. 사소한 문제에 낭비할 에너지가 없다. 말씀과 기도로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선포하는 일에 진력하기에도 모자라다. 총회는 물론이요 모든 노회가 한국 사회에서 교회의 위상 재정립을 위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복음의 능력 있는 증거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창조적인 총회와 노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노력의 출발점은 자기 부정이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을 죽이고 비우는 마음으로 오직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위해 우리를 드릴 때이다. 이러한 자기 부정의 기본자세는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엎드리면 자신을 보게 된다. 하나님 앞에 비췬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볼 때 우리는 더 이상 다른 이를 향해 돌을 던질 수 없게 될 것이다. 거기서 감격을 회복하게 되고, 사명을 재발견하게 되고, 우리의 연약함을 알아 하나님을 의지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세상을 떠나 하나님께로 가게 된다. 이것은 공부를 많이 해야 알 수 있는 것이 아닌,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그 상식만 지켜도 우리는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우리 교단 총회와 노회, 산하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새롭게 출발하게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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