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 소프트웨어' 구매, 교회부터 본이 되자

[ 연재 ] 터치 & 처치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1년 11월 07일(월) 15:53
'그리스도인, 세상의 소금과 빛-착한 행실로 하나님께 영광을!'(마 5:13∼16, 벧전 2:11∼12) 본교단 총회 제96회기 주제다.

교회를 향한 사회의 시선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부터 살펴야 한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내포돼 있다. 여기서 '착한 행실'에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회(혹은 기관)가 무감각하게 '착한 행실'을 어기는 대표적인 부분은 무엇일까? 다름아닌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가 아닐까.

상당수 교회가 OS나 한글 프로그램, 사진 보정 프로그램, 바이러스 프로그램, 한글 서체 등을 정품 구매가 아닌 불법적인 경로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가 2010년 현재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를 구매한 단체 가운데 개신교 비율은 0.03%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거의 모든 교회들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구매 수치가 굉장히 낮다는 점에서 복제품 사용이 공공연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기업체에서 쓰는 한글 폰트의 70% 이상으로 알려진 '윤서체'는 교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무척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돈을 내고 구입한 경우는 더물다.

이와 관련해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는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와 사용이 버젓이 자행된다고 보고 최근 교회를 대상으로 무작위 단속에 들어갔다. 만약 적발되면 현행 저작권법 제136조(권리의 침해죄)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다.

정품을 구입해 사용한다고 해도 묵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 사실 컴퓨터 운영체계나 오피스 프로그램 등은 '한 제품에 한 컴퓨터'가 원칙이다. 한 개의 소프트웨어를 정식 구입했다고 해서 교회 전체 컴퓨터에 이를 복제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을 감지한 본교단 총회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와 MOU를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협회를 통해 정품을 구입하는 본교단 소속 교회와 단체에 한해 정가에서 30~40% 정도 할인해 주는 정책이 MOU 핵심이다.

현재 총회 임원회에서 논의를 앞두고 있으며 안건이 통과되면 바로 협회와 계약을 체결하고 후속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윈도우7, 한컴오피스, V3, 포토샵, 윤서체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윤서체는 하나를 구매해도 한 단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총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전국교회를 대상으로 '불법 복제를 근절'하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정품 소프트웨어 공동구매를 독려할 예정이다. 캠페인은 1년에 3~4차례 정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총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서정호목사(영암교회)는 "아직 MOU가 공식 추진된 건 아니지만 만약 실행에 옮겨진다면 전국교회에 협조 공문을 보낼 것"이라며 "교회부터 소프트웨어 정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속에 걸리면 사회적 망신을 당하는 것은 둘째 문제"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회가 세상에 모범을 보이고 착한 행실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