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문화적 배경이 된 고대 메소포타미아 사회문화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메소포타미아는 성경의 배경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0월 25일(화) 16:34

 

   
▲ 고대도시 앗시리아의 왕궁터
중동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중동의 대부분 역사와 문화가 이슬람 문화이다. 그러나 이슬람이 있기 전 이 중동은 성경의 문화적 현장이었다. 지금은 모두 땅속에 묻혀버렸지만 고고학 발굴을 통해 근세기에 일부 들어난 중동의 고대문화는 창세기에 나오는 족장들의 생활풍습이었었다. 특히 구약성경의 여러 기록들을 보면 동양의 문화권에서는 물론 유대 땅의 문화권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 있다. 학자들은 바로 중동의 고대도시들에게서 그 문화적 단서를 찾았다. 소개할 도시 중 한 도시가 바로 자이툰부대가 주둔한 이라크 북부 누지라는 곳이다. 누지라는 이름이 생소한 것은 성경에 나오지는 않지만 이미 구약학자들에게는 잘 알려진 도시다. 누지의 왕궁,신전,행정관서 등에서 출토된 고고학 자료들 중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토판문서들이다. 이 토판들에는 창세기의 풍습과 같거나 유사한 내용들이 기록되어있다.
 
아브라함이 엘리에셀을 양자 삼은 일, 본부인이 아이를 낳지 못할 경우 첩을 붙여주는 일, 부인을 누이라고도 부르는 겨우, 드라빔에 관한 이야기, 임종시 유언이 법적 효력이 있는 것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회적 풍습들이 고대 메소포타미에 있었다.
 
시리아 동부사막의 이라크 국경 근처에 '마리'라는 고대도시가 있다. 이곳 마리에서 출토된 점토판들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성경 이름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벨렉,스룩,나홀,데라 및 하란과 같은 성경의 이름들이다.(창세기11:16) 에벨은 34세에 벨렉을 낳았고(창11:20) 르우는 삼십이세에 스룩을 낳았고(창11:22) 스룩은 삼십세에 나홀을 낳았고(창11:23) 나홀을 낳은 후에 2백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창11:24) 나홀은 이십구세에 데라를 낳았고(창11:25) 데라를 낳은 후에 1백19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창11:26) 데라는 70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
 
뿐만 아니라 마리의 점토판에 기록된 음식메뉴와 식생활에 관한 내용을 보면, 매일 식탁에 올려지는 음식메뉴는 한달마다 짜여졌고,하루에 두끼를 먹는데,조금 이른 점심을 잘 차려먹고,저녁은 가볍게 먹는다. 이는 이스라엘 왕궁에서 한달을 주기로 메뉴를 만든 '왕의 식탁'에 관한 배경을 이해하게 한다.(왕상4:22-23) 그 외에 월삭에 사울의 식탁(삼상 20:24),이세벨이 4백50인의 바알 선지자들과 4백인의 아세라 선지자들과 함께 먹던 식탁, 바벨론 왕이 유다 왕 여호야긴에게 왕의 식탁에서 먹도록 한 일 등이다.
 
시리아의 에블라란 고대도시에서 발견된 토판에는 성경의 많은 사람이름과 도시이름들이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사람이름에는,아브라함(Ab-ra-mu),에서(E-sa-um),사울(Sa-u-lum),이스라엘(Is-ra-ilu),이스마엘(Ishmail), 다윗(Da-u-dum), 에벨(Ib-rum) 등이다. 또한 약 2백50여 개의 도시이름들이 기록되어 있는데,하솔,므깃도,예루살렘,라기쉬 돌,가자,아쉬다롯 등이다. 특히 성경에는 있지만 현재는 없어 그 도시자체에 의문이 있을 수 있는 소돔의 이름도 발견되었다. 이러한 기록들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도시들이 이미 주전 2천년 경의 근동세계에 알려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 에블라 도서관
성경이 기록된 언어 히브리어는 서셈족어로 주전 10세기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아 그 성경의 역사성에 의문이 있었었다. 그러나 1930년 시리아의 한 해안도시 라스샴라에서 발견된 우가릿어는 주전 1천년대로 서셈어의 연대를 끌어올렸고, 마리의 문서들은 주전 1천8백년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에블라의 문서들은 서셈족어를 주전 2천3백~2천4백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구약성경이 언어학적 발달사를 근거로 주전 6백년경 바벨론 포로 당시에 쓰여졌다는 주장이었다. 그 이전에는 그렇게 발달된 기록언어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땅속에 묻혀있던 중동의 고대도시들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유대 땅에서는 볼 수 없는 창세기의 귀중한 문화적 배경이 되었다는 사실을 밝혀주었다. 결국 현재 중동의 고대도시들은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 살았던 땅이요,야곱이 에서를 피해 21년 간 머물렀던 땅이었다.

 

이강근목사
예루살렘 히브리대 동아시아학과
연구교수ㆍ이스라엘 한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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