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소개할 '한국교회 신학들' 한 자리에

[ 연재 ] 한국기독교학회 제40차 정기학술대회 개최-'글로벌 시대의 한국 신학' 주제 따라 분야별 학회 발표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1년 10월 24일(월) 17:53
2년 앞으로 다가온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를 앞두고 한국신학을 세계에 소개하기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됐다. 각 신학 분야 학회의 연합 모임인 한국기독교학회가 지난 21~22일 온양관광호텔에서 제40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각 신학회 별로 연구해 온 한국적인 신학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글로벌시대의 한국신학'이라는 주제에 따라 각 학회에서 연구한 논문을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주제발표로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이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기독교학회는 이번 각 학회에서 발표한 주제를 중심으로 한국교회 신학을 세계에 소개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학회 논문은 영문으로 작성하고 한글 초록을 첨부했다.
 
우선 구약학회와 신약학회의 발표에서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대해 회고하고 전망하는 내용으로 방향을 잡았다. 구약학회의 경우 "한국 구약학회의 가장 큰 흐름은 전통적인 역사비평인 통시적 방법론과 신문학비평이라고 불리는 공시적 방법론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한국적 구약학을 △민중신학 △토착화 신학 △포스트콜로니얼 접근 △페미니즘 해석 △한국 내의 외국인의 구약성서 연구 △한국 역사와 이스라엘 역사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구약성서를 한국이라는 상황의 특이성에 문을 열고 끊임없이 대화하려고 할 때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물체"라며 한국적 상황을 인식한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성서비평적인 관점에서 한국교회 신학을 분석한 신약학회는 초기 한국 개신교는 성서에 대하여 보수주의적 근본주의적 문자주의적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우리는 성서이해에 있어서 너무 무모하게 문자에 맹종하지 말고 활력을 제공하는 성령에 의존해야 한다"며 평가와 과제를 제시했다.
 
조직신학회는 글로벌 시대의 한국 신학은 시ㆍ공간을 초월적으로 융합하는 임마누엘 신학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며,임마누엘 신학은 △창조주 하나님의 우주적이고 보편적인 의지에 상응하는 '책임있는 공적신학'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경험한 히브리 신앙에 기초한 신학 △내재적 삼위일체 하나님의 경륜적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계시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난 자기 선교에 기초한 신학 △신학자 목회자 평신도들에게 주어진 선교사명에 기초한 교회의 신학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 안에서 시ㆍ공간이 극복된 시ㆍ공간을 융합하는 우주적 초월 신학 등으로 소개했다.
 
특히 세계교회사 속에서 한국교회사의 위치를 연구한 교회사학회는 "한국인들이 한국의 교회 역사를 다룬 연구 논문들과 서적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허다한 반면에 구미인들이 한국의 교회 역사에 다룬 논문들이나 역사 서적은 희소한 편"이라고 평가하면서 지금까지 서구인들이 한국교회사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 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어진 과제에 대해 "서구어로 한국교회사를 집필하여 서구인들로 하여금 한국교회를 좀더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실천신학회는 장로교를 중심한 한국교회의 예배에 대해 연구하면서 한국에 전달된 예배는 만주 교회를 통해 유입된 평신도들에게 주도권이 있던 예배와 선교사에 의해 전해진 다양한 예배의 형태가 있었음을 소개하면서 "한국교회 특히 장로교회 예배 형성과정에서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요소는 초기 한국 장로교 선교사들이 채택한 네비우스 선교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네비우스의 예전적 구상은 그대로 한국의 선교사들을 통하여 한국에 적용되었고,이를 통하여 한국교회에서는 사경회 학습제도 간단한 주일예배순서의 확정 등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실천신학회는 "한국교회의 예배는 독특하게도 평신도로부터 예배의 주도권이 주어졌던 특징을 가지고 있고,이러한 예배의 평신도 주도권은 한국교회의 구역예배와 최근 셀 교회를 통해서 지금까지 그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큐메니칼 사회윤리학적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과제를 제시한 윤리학회는 지구화 시대에 한국교회의 위치와 역할을 살펴보면서 "지구화 과정은 특별히 신앙인들에게 지구적인 관점에서의 종합적 응답을 요구하고 있으며,에큐메니칼 사회윤리학이 그러한 응답의 적절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모색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사회윤리학적 실천은 '생각은 지구적으로 하되 실천은 지역적으로 하라'는 격언과 같이 한반도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우리는 남북의 평화로운 통일을 우선적인 교회의 실천과제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선교학회는 '민중신학'을 한국 신학의 발전뿐만 아니라 세계 신학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인간의 역사와 문화는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불러오는 매체가 될 수 있듯이 신학은 교회와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민중신학은 한국교회로 하여금 하나님의 선교를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임하도록 하는데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민중신학과 더불어 한국 신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밖에 여성신학회 교회음악학회 기독교교육학회 목회상담학회 문화신학회 교회사회사업학회 등도 각 학문 분야에서 한국 신학을 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내용을 소개했다.
 
이 중 특별히 문화신학회는 한국적 생태신학을 다석(多夕) 유영모의 '빈탕한데 맞혀놀이'와 진물성(盡物性) 개념을 중심으로 연구하면서 한국 문화 속에서의 기독교를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문화신학회는 "축(軸)의 종교들의 영향력이 함께 살아 숨 쉬는 한국 땅에서 생기한 기독교는 이웃 종교와 협력, 대화하는 모습과 시대적 난제를 풀어가는 한국적 영성(종교성)의 저력을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는 서구 배부른 기독교 국가들과 WCC 회원들에게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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