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사회통합의 화해자가 되어야 할 때

[ 총회1백주년 ] 차세대 감소 위기 대안 마련 시급ㆍ사회적 역할 활성화에도 앞장

안교성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0월 19일(수) 14:53

본교단은 역사적 인식을 가지고 늘 자기를 성찰해왔다. 초기에는 선교 몇 주년 식으로 살펴보았고, 1984년에는 선교백주년이냐 교회백주년이냐는 논란 가운데 결국 한국기독교백주년으로 결정했다.

전환점이 된 1984년 이후에는 교회 즉 총회 몇 주년 식으로, 성년 된 교회의 시각에서 살펴보았다. 이제 총회 창립 백주년을 맞아 전체 역사를 되돌아보고, 둘러보고, 내다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기획은, 학자, 실무자, 목회자들의 지혜를 모으고 있다. 먼저, 총회 1백년을 돌아보는 일부터 시작한다.

1. 교회의 설립: 선교교회에서 민족교회로, 다시 선교하는 교회로

1) 선교의 기적: 한국의 쇄국정책으로 말미암아, 선교사의 입국 전에 선교가 타국에서 이미 진행된 선교의 기적을 이뤘다. 선교사 입국 후 곧, 본교단 총회가 급속히 성장하여 다시금 선교의 기적으로 손꼽혔다. 네비우스 정책의 용어를 빌면, 자전은 처음부터 본교단의 체질이었고, 자립은 신앙이라고 할 정도로 적극 실천되었고, 따라서 자치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선교부들은 한국에 인적, 물적 자원을 집중하면서, 한국인들의 역량을 결집하여 교단 조직에 성공했다. 즉 본교단의 설립은 선교사와 현지인의 동역의 본보기였다. 그 결과, 본교단은 단기간 내, 선교사 지도력 하의 선교교회에서 독립된 민족교회로 변모했다. 또한 교단 설립과 동시에 선교사를 파송하여, 자선교(自宣敎)를 실천하는 선교하는 교회가 되었다.

2) 교회의 기적: 본교단은 난관과 굴곡도 있어, 항상 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이런 성장은 주로 한국인의 노력의 결과였기에, 본교단을 비롯한 한국교회는 현지인 교회지도력이 강력한 교회가 되었다. 한국기독교백주년을 맞아서는, 성년 된 자기인식도 확립했다. 20세기 후반의 비약적인 교회성장으로 인해, 한국교회는 교회의 기적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20세기말부터 성장의 진정성이 문제시되었다.

3) 다시 선교의 기적: 위에서 살펴본 대로, 한국교회, 특히 본교단은 처음부터 선교하는 교회였다. 20세기말부터 선교운동이 활성화되면서, 한국교회는 선교대국, 나아가 선교선진국으로 부상했고, 다시 선교의 기적으로 각광받았다. 다만 최근 들어 선교의 진정성도 비판받기 시작했다.

2. 교회의 세 가지 특징: 복음주의, 민족주의, 세계주의

한국기독교백주년 당시, 본교단의 특징을 복음주의, 민족주의, 세계주의로 요약한 바 있다. 이런 분석은 총회 창립 1백주년을 앞두고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하겠다.

1) 복음주의: 본교단을 비롯한 한국교회는 성경기독교로 표현될 만큼, 신학적 이해나 신앙적 실천에 있어서 복음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이런 복음주의는 선교지 상황에서 기독교적 정체성이 강한 교회를 낳았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도 있다. 복음주의는 성서문자주의와 동일시되면서 경직화된 신학적 보수주의로, 전도와 동일시되면서 몰사회적이고 교회 우선적인 교회주의로, 교회성장운동과 동일시되면서 성장지향적 특히 대형교회지향적인 교회성장지상주의로 변질되기도 했다.

2) 민족주의: 본교단을 비롯한 한국교회는 민족적 위기 가운데 탄생하고 민족사의 굴곡을 겪어오면서,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교회가 되었다. 이런 민족주의는 기독교가 외래종교라는 비난을 벗고 신속하게 한국사회에 정착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도 있다. 민족주의는 애국주의와 동일시되면서 낭만적인 정치관과 피상적인 정치신학으로, 민족의 생존 우선주의와 동일시되면서 비민주적인 정치성향으로, 민족지상주의와 동일시되면서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한국화현상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3) 세계주의: 본교단은 교단 출범 당시부터 교회의 세계주의, 즉 에큐메니칼 운동을 중시했다. 실패로 끝난 초교파연합교회 설립안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즉 한국에는 예수교회라는 하나의 교회가 있고, 산하에 장로교라는 집단이 있을 뿐이라는 초교파적인 교단명을 남겼다. 여러 선교부가 단일 장로교회를 설립하여, 교파내 연합교회가 되었다.

교단 설립과 더불어 만국장로교회연합총회(오늘날 세계개혁교회연맹)에, 해방 후 교단 재건과 더불어 세계교회협의회에 가입함으로써, 다양한 에큐메니칼 기구에 가입했다. 이런 전통은 본교단이 교회분열의 상처를 딛고서 교회 일치의 전통을 회복하는 한편, 세계교회협의회 한국총회 유치와 같은 에큐메니칼 운동 분야에서 세계적 지도력을 발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아울러 비서구교회와의 연대를 강화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3. 총회 창립 1백년을 맞이하며: 본교단의 오늘과 내일

1) 기로에 선 교회: 본교단은 최근 교회의 미래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본교단을 포함한 한국교회는 교회가 성장, 정체, 쇠퇴 중 어떤 국면에 돌입했는지 고민하고 있다. 이미 1995년 이후 교회의 성장이 전반적으로 정체했다는 것은 상식이다.

본교단만 해도, 작년에 어려운 가운데 3백만 성도운동의 성공을 거둬, 자축했다. 하지만, 이미 1992년 총회 창립 1백주년 교세배가운동계획, 곧 만사운동(1만 교회, 4백만 신도운동)을 벌인 바 있다. 대체, 1백만 명은 어디 간 걸까? 목표를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본교단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더구나 타교회처럼, 본교단은 차세대의 위축이라는 위기에 봉착했다. 현실을 직면할 용기, 문제 분석을 위한 본격적 연구, 대안 마련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절실하다.

2) 개혁의 주체이며 개혁의 대상: 본교단은 개혁교회이며,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만 한다." 개혁은 혁명과 달리, 과거와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인정한다. 따라서 지켜나갈 과거의 유산을 명료화할 필요가 있다.

가령, 진정으로 복음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이고, 세계주의적인 균형 잡힌 교회상 말이다. 또한 현재 본교단을 포함한 한국교회가 사회적 비판에 직면해 있는데, 이런 비판은 사회가 교회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교회 갱신 및 교회의 사회적 역할 활성화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한 중도적 입장을 지닌 본교단은 교회 및 사회 통합의 화해자가 돼야 한다.

3) 다양한 출구전략: 교회성장의 위기는 교회성장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반에 위기를 몰고 온다. 그 이유는, 한국기독교의 중추세력인 교회가 성장하지 못할 경우, 교회는 물론이고, 교회에 의존하는 기관들도 몰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더 이상 교회성장 패러다임이라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휘두를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패러다임이 없어, 교회성장 패러다임을 계속 사용한다는 것이다. 성장, 정체, 쇠퇴 등의 다양한 경우를 대비하여, 출구전략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안교성교수/장신대 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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