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름? 다른 느낌

[ 문화 ] 제9회 SCFF 아주 특별한 만남, 배우 박지윤 & 아나운서 박지윤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10월 04일(화) 16:13
   
▲ 제9회 SCFF 아주 특별한 만남에 나란히 초청된 배우 박지윤 & 아나운서 박지윤.

박지윤과 박지윤이 만났다. 1994년 모델로 데뷔해 가수 활동으로 많은 인기를 누린 후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지윤(30세, 소망교회)과 KBS 30기 공채 아나운서 출신으로 현재 프리랜서 진행자로 활동 중인 박지윤(33세, 온누리교회). 두 사람은 지난 30일 서울극장에서 열린 제9회 서울기독교영화제 '아주 특별한 만남'에 나란히 게스트로 초청돼 입을 맞췄다.

이미 여러 차례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 동반 출연 제의를 받은 적이 있지만 공식 석상에 함께 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때 같은 성경공부 모임의 멤버이기도 했다는 이들은 "개인적으로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하게 되서 좋다"며 2시간 여 동안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한번은 모 방송국의 PD가 죄송하다며 메일을 보내온 적이 있어요. 잠시 활동을 중단하고 있을 때였는데 아나운서 박지윤 씨의 방송출연료를 저에게 잘못 입금한 것 같다구요. 그래서 물어물어 원래 주인에게 전달해드렸던 일이 있어요." 그러자 또 다른 박지윤이 맞장구를 쳤다. "저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어요. 예전에 행사 섭외 전화를 받으면서 '그럼 전 뭘 하면 되죠?'라고 했더니 '노래하셔야죠' 그러시더라구요. 제 결혼식 때 박지윤 씨가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미안했던 일도 있어요."

   
▲ 배우 박지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분야, 다른 이미지로 활동 중이지만 이름이 같다는 것 외에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인기 연예인이라는 점과 '모태신앙'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박지윤이 박지윤에게 묻는다'는 컨셉으로 열린 이날 만남은 '방송선배 vs 인생선배', '만능엔터테이너 vs 전문진행자', '미혼 vs 기혼' 등으로 흥미롭게 진행됐다.

아나운서 박지윤이 3살 위로 '인생의 선배'이지만 어린 나이에 모델로 데뷔한 배우 박지윤이 방송계에서는 엄연히 선배. "처음 박지윤 씨를 봤던 때가 기억나요. 아마 앨범이 나오기 전이었던 것 같은데 굉장히 어린 소녀가 나와서 이소라 씨의 노래를 부르더라구요. 이름이 박지윤이라서 생생하게 기억해요. 남동생이 박지윤 씨의 팬이라 블루앤젤(팬클럽 이름)에도 가입하고 그랬었어요."

연예생활 년수는 뒤지지만 지난 2009년 최동석 KBS 아나운서와 백년가약을 맺은 박지윤은 아직 미혼인 박지윤에게 인생 선배다. "결혼하시니까 어떠세요?"란 질문에 기혼 박지윤은 "살면 살수록 '하나님이 주신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때 평안하다. 무엇보다 신앙이 좋은 사람을 만나시라고 조언하고 싶다"며 '배우자를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할 것'을 권했다.

   
▲ 아나운서 박지윤.
두 사람은 크리스찬으로 대중 앞에 서는 것에 대한 고민도 함께 공유했다. 얼마 전에 퇴마, 빙의 등을 다루는 프로그램에 MC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힌 박지윤 씨는 "제작진은 VCR로만 나가면 괜찮지 않냐고 설득했지만 과감히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한편으론 기독교인들이 편협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다. 하지만 편협한 것과 타협하지 않는 일을 구분해가다 보면 처음엔 어려워도 하나님이 예뻐해주시니까 위로를 받게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행복하게 주어진 일을 하며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배우 박지윤 씨도 "배역을 따지다보면 정말 '할 게 없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 율법적으로 바라보는 크리스찬들의 시선이 답답할 때도 있지만 늘 분별력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남들의 시선 보다 내 영이 많이 망가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5대째 신앙을 이어온 가문에서 자란 것에 감사한다는 그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이후로 이 일에 임하는 자세나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이제는 먼 미래를 보는 것보다 하루 하루 하나님이 주신 마음대로 살려고 한다"며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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