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행복하면 교회는 춤춘다"

[ 특집 ] 제15회 노인의 날 - 노인복지와 삶의 질, 교회의 책임이자 의무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09월 29일(목) 10:40

오는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이 총인구의 11.3%이며, 전국의 모든 시ㆍ도의 고령인구 비율이 7%를 넘는 고령화사회가 됐다. 통계청의 2010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이 마지막으로 고령 인구 7%가 되면서 모든 시ㆍ도가 고령 혹은 고령화사회가 된 것.(65세 이상 인구 구성비가 전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의 전체 고령인구는 이제 11%를 넘어 바야흐로 한국은 이제 고령사회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사회는 전대미문의 고령화 속도에 대한 경각심으로 노인들의 복지와 삶의 질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면 한국교회는 이러한 시대를 맞아 무슨 준비를 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의 전무하다"가 그 대답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한국사회는 고령화사회에 대한 위험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교회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거의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이는 우리 교단도 마찬가지.
 
이러한 상황에서 총회적으로도 노인들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사무국장 강채은목사는 "시골의 경우는 이미 고령화사회를 넘어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를 겪고 있고, 몇 년 안에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년인구로 유입되는 등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또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교회는 고령화의 심각성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가 추락하고, 교인들의 수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급증하는 노년층을 교회로 인도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우리 교단에서 개교회 및 복지관(시설)을 제외하고 고령화 시대의 노인선교를 위해 사역을 하고 있는 단체는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이사장:우영수, 회장:김동엽)가 유일하다시피 하다. 한국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인학교는 대략 3~4천여 곳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노인학교연합회에 가입된 교회는 약 5백 교회뿐. 회비를 내는 경우만 정식 회원 교회로 분류한다고 하면 그 수는 더욱 줄어든다. 한국교회노인학연합회는 현재 사회봉사부 산하 단체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부족해 교회에서는 이러한 단체가 존재하고 있는 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령화사회가 이미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열악한 인프라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현실에서 총회적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총회 전 서기 우영수목사는 노인선교와 복지를 위해 총회가 고령화 시대의 노인선교를 위한 특별대책위원회 같은 특별부서를 마련해서라도 고령화시대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 목사는 "고령화 문제는 이미 한국교회의 발등에 떨어진 불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총회적으로 교육인적자원부나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등이 협력해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교재 개발 및 강사교육 등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우 목사가 지적한대로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문제는 시급한 문제이지만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커리큘럼 개발이 더욱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현재 각 교회에서 시행되고 있는 노인학교의 프로그램들은 저소득, 저학력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가 차원의 프로그램들이 많은 반면, 앞으로 대규모로 노년인구로 유입될 베이비붐 세대들은 고소득, 고학력에 문화적 눈높이도 높기 때문. 또한, 이들은 취미활동에 대한 욕구가 강하고 자신들의 능력을 사회로 환원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 것이 특징. 이러한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을 감안한 커리큘럼 개발은 앞으로 한국교회 노인사역의 성패를 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총회는 노인학교가 한국사회의 노인문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정부에 인식시켜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방향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노인장기요양시설과 복지관 등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는 것과 같이 운영기금의 일부라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다면 서비스의 질이 더욱 높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를 위해 이들의 행정을 돕고, 커리큘럼을 개발할 수 있는 부서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다.
 
전문가들은 향후 5~10년 안에 한국사회에 노인문제는 쓰나미처럼 몰아닥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 특히 장자교단으로서 우리 교단은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파악하고, 이를 부흥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당장의 목회적 실리보다 노인선교 사역 개발해야"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회장 김동엽목사

"한국 사회의 고령화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문제가 아닌 지금의 문제입니다. 한국교회가 하루 속히 고령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훗날에 통한의 눈물을 흘릴 지도 모릅니다. 위기이자 기회인 지금 고령화의 사회적 상황에서 특히 우리교단은 노년 인구를 위한 전문적인 사역을 준비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회장 김동엽목사(목민교회)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할 일 중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간과되고 있는 문제가 고령화 사회에서의 노인문제"라고 지적하고 "노인선교와 복지를 위해 총회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엽목사는 "개인적으로 고령화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을 30여 년 전에 예측하고, 이들을 섬겨야 한다는 마음에서 노인복지프로그램을 운영, 이러한 노인선교의 노하우를 목회 현장에까지 적용해 교회 성장을 시킨 경험이 있다"며 "노인들을 섬기면서 지역사회에 교회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이는 다시 교인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목사는 노인복지와 관련,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바 있을 정도로 노인 사역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복지관과 같은 위탁 운영 외에도 교회 자체적으로도 노인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20여 년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노인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현재 김 목사가 시무하는 목민교회는 노년기의 삶을 더욱 활기차게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목민청춘대학', 독거노인들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웃의 슬픔과 아픔을 나누기 위한 '목민 장례서비스센터', 주ㆍ야간 가족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치매 및 거동이 불편하신 어른들을 위한 '목민 데이케어센터', 독거노인 밑반찬 봉사 등의 활동을 통해 노인 섬김에 앞장서오고 있다.
 
김 목사는 기회있을 때마다 3가지 차원에서 교회가 노인선교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우리나라의 노인의료보험료가 지난해 13조가 지출됐고 앞으로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교회가 노인을 돌보아 정부의 정책에 협조할 수 있으며, 둘째, 교회의 섬김과 봉사를 통해 대사회적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고, 셋째, 노인 복지 프로그램을 전개하며 한국교회 전체가 노인선교 운동으로 확장하며 한국교회 연합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김 목사의 생각이다.
 
끝으로 김 목사는 "시골의 경우 이제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 초고령 사회가 되었거나 되어가고 있는데 이제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간과해온 노인들에게 사역의 포커스를 맞춰야 할 때가 왔다"며 "당장의 목회적 실리만 따지지말고 보다 크고 넓은 호흡으로 사회를 보는 눈을 키워 하루 속히 총회가 노인복지, 노인선교에 대한 사역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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