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미소

[ 데스크창 ]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1년 09월 27일(화) 16:19
프랑스 과학자 뒤셍(Guillaume Duchenne)은 1862년 '표정의 문법'이라는 책에서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짜 미소와 가식적인 미소를 비교했습니다. 진짜 미소는 입과 눈이 동시에 웃었고 가식적인 웃음은 입만 웃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를 기념하여 진짜 미소를 '뒤셍 미소'(Duchenne smile)라고 합니다. 반면에 상대의 기분을 맞추기 위한 웃음 일테면, 항공사의 승무원들이 승객 앞에서 인위적으로 웃는 웃음을 '팬암 미소(Pan Am smile)'라고 합니다. 그것은 당대 최고의 항공사인 팬아메리칸(Pan American)항공사의 이름을 빌어 상징적으로 작명한 듯 합니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는 밀스칼리지(Mills College)라는 여성 사립대학이 있습니다. 1960년도 졸업생 1백41명은 버클리대학의 대처 켈트너(Dacher Keltner)와 리앤 하커(LeeAnne Harker)교수가 제안한 30년에 걸쳐 자신의 삶을 추적하는 연구에 동의했습니다.

연구의 주제는 졸업앨범 사진에 찍힌 여학생들의 미소였습니다. 여학생들은 한결같이 아름답게 웃고 있었는데 크게 두가지 미소, 즉 '뒤셍 미소'와 '팬암 미소'로 분류되었습니다. 이 두 집단이 각각 27세, 43세, 52세가 되는 해에 연구자들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비교했습니다.

연구를 시작한 하커 교수의 제자인 켈트너가 다시 교수가 되어 2001년도에 발표한, 그야말로 대를 이어 진행한 이 연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환한 긍정적 미소를 지었던 뒤셍 미소 집단은 인위적 팬암 미소 집단에 비해 훨씬 더 건강하였으며 병원 진료받은 횟수도 적었고 사망률도 낮았습니다.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훨씬 더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이혼율도 훨씬 더 낮았습니다. 평균 소득수준 역시 뒤셍 미소 집단이 훨씬 더 높았습니다. 같은 해에 같은 대학을 졸업한 여대생들 중에서 뒤셍 미소를 짓는 여성들이 훗날 훨씬 더 양질의 삶을 살고 있음이 밝혀진 것입니다.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음으로 인해 행복해진다는 것이죠.

하커와 켈트너 교수는 통제 변인으로 '매력도'도 고려했습니다. 혹시라도 "뒤셍 미소 집단이 더 예쁘고 매력있어 보여서 더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조사한 것이죠. 그러나 다양한 방식으로 엄밀하게 검증된 매력도는 이들의 삶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쁘냐, 예쁘지 않느냐' 하는 외모는 그 사람의 건강이나 행복한 결혼 생활 혹은 소득수준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 연구는 젊은 날 한 순간의 표정만으로도 그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행복할지를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한 순간의 표정이 아니라 그런 미소를 짓기 위해선 그 사람의 내면에 긍정적 정서가 가득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과 위로를 통해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능치 못함이 없다"는 긍정적 정서와 미소로 새로운 한 달을 시작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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