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교를 생각한다

[ 논설위원 칼럼 ]

손신철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9월 22일(목) 10:41

 
필자의 교회에서는 해마다 설날과 추석에 2박3일 동안 중국인들을 위한 집회가 열린다. 본 교회에서 시작한 엘림해외선교회가 이 일을 37회에 걸쳐 계속해오고 있는 동안에, 매 회 적게는 3백명에서 많게는 5백명에 이르는 중국인들이 집회를 통하여 복음을 듣게 되고 적지 않은 결신자들이 생기게 된다. 금번 추석에도 5백여명의 중국인들이 모였다. 명절이 되어 갈 곳 없는 처지의 중국인들이 같은 입장의 동포들을 만나서 오랜만에 본국의 음식을 먹으며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이 모임에 찾아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이 모임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10여 년 전에는 주로 생활수준이나 지식수준이 낮은 노동자들의 모임이었는데 최근에는 유학생들이 모임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지식수준이나 생활수준 또는 한국에 나와 있는 목적이 이주 노동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이다. 당연 집회의 성격이나 프로그램 진행에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필자가 매년 동북삼성에 있는 신학교 강의를 해오는 10여 년 사이에 경험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본 선교회가 실시해오고 있는 중국인 집회의 변화나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해오던 신학교의 변화를 넘어 중국 전체의 선교적 방향성에 변화가 필요함을 암시하는 현상일 것이다.
 
최근 중국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나 국제 사회에서의 입지에 있어 단순히 G2 국가라는 수식어 그 이상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미국의 서프라임 사태 이후 중국은 천문학적인 숫자의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 중동, 이란, 북한, 아프리카 등의 국제 정세에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관여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중국을 돕고 있다고 생각해왔다면 이제 선교적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가 왔다. 우리나라와 지정학적으로 근접해 있는 중국은 고대로부터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입 의존도로 볼 때, 한국 경제가 중국 경제에 종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중국이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며 한국 교회는 중국 선교를 생각해야 한다.
 
내년이면 한ㆍ중수교 20주년을 맞게 된다. 지난 1992년 8월 24일 한중수교 이후 20여 년 동안 한국 교회는 중국 선교에 사랑과 열정과 희생을 쏟아 부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선교사는 적게는 3천명에서 많게는 8천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분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비공식적 개인적으로 선교활동을 하는 사역자들까지 포함한다면 실로 많은 수의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그간의 중국 선교에 공들이고 희생했던 과정들이 결실을 보기도 전에 무력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동안의 중국 선교의 발자취를 정리하고 중국 선교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향후 변화 속에 대처해 나갈 선교의 방향성과 틀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의 30배의 면적과 한민족의 20배의 인구를 가진 크고 넓은 나라이다. 따라서 선교 사역의 폭도 넓을 수밖에 없는 가능성과 기회의 땅이다. 14억 인구를 생각하면 아직도 중국에는 많은 교회 지도자들을 필요로 한다. 하나님께서 중국을 사용하시는 날에는 세계 선교의 흐름이 바뀌게 될 것이다. 그 날을 소망하며 중국 땅에 진정한 복음이 전파되고 건강한 교회가 세워지도록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는 선교적 협력의 자세로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손신철
목사ㆍ인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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