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중심 교육으로 '목사다운 목사' 양성

[ 특집 ] ②신학교육을 말한다 - 현장 목회자 입장

고시영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9월 07일(수) 14:19

흔히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들 말한다.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으며, 각종 제도를 21세기에 적합하도록 보다 효율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헌법을 수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며 목사, 장로 사이가 이제는 그 역할 분담을 합리적으로 해서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 있는 목소리도 점점 크게 들리고 있다.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가장 시급한 일은 교단 산하 신학대학교의 교육 방법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를 해서 일대 개혁을 하는 것이다.

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다른 것들이 개혁된다 해도 그 실효성은 극히 희박하게 될 것이다. 교회의 문제는 일차적으로 목사들의 문제이다.

그런데 목사들의 생존권과 인격권, 영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결코 목사들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목사다운 목사를 신학대학교에서 양성하지 못하면 교회 성장은 물론 교회의 본질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교회의 생존 자체도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신학대학교는 일차적으로 신학자를 배출하는 학교가 아니라 목사다운 목사를 배출하는 학교이다. 여기서 목사다운 목사란 흔한 말로 소명감이 분명하고, 인격적인 사람이다. 목사로서의 긍지를 지니고 세상과 사람들에게 비굴하지 않으며, 역경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목사다운 목사란 이처럼 단순히 이상적인 형을 소유한 사람은 아니다. 목사는 하나님과 교회 그리고 성도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사역에 필요한 실력도 있어야 한다.

설교도 바로 해야 하고, 교인들에게 여러 가지 면에서 유익을 주는 심방도 할 수 있어야 하며, 교인들 특히 목사를 거부하는 교인들과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화술도 있어야 한다.

교인들에게 전도하라고 명령만하지 말고 직접 전도의 본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하며 초신자 또는 믿음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을 양육하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행정 능력, 창조적 프로그램을 개발 할 수 있는 지식, 분석과 종합을 통해 보다 좋은 것을 택할 수 있는 지혜, 동역자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친화력 등도 겸비해야 한다.

신학적 이론을 근거로 해서 그 이론을 실천하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이렇게 열거해 보면 결국 아무나 목사를 할 수 없으며 아무나 목사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만약 신학대학교들이 목사다운 목사를 배출할 수만 있다면 지금 한국교회를 우울하게 하는 모든 문제는 상당 수준 해결이 되면서 교회는 위기를 극복하게 되어 성장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학대학교 교과과정은 혁명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우선 신대원 과정에서는 이론적 면은 이단에 빠지지 않고 성경 해석에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이론 신학을 가르치고 상당한 시간을 배정하여 목회 현장에 유익한 기능적인 능력과 이론적인 실력을 겸비한 목사들을 배출해야 한다.

군인을 예로 들어보자. 일반 사병들에게는 작전을 짜는 이론적인 실력보다는 전쟁터에서 적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실제적인 기능이 더 필요하다.

예전에는 처음부터 목사는 지도자였다. 사병이 아니라 장교로 부임한다. 그런데 이제 목사는 처음부터 장교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사병이 되고 어떤 경우에는 장교가 되며 어떤 경우에는 사단장, 사령관이 된다. 사병 경험이 있는 장교가 더 장교다운 장교가 될 수 있고 지도력도 세워진다.

오늘 신학대학교는 장교로서의 목사만 배출하려고 하고 있다. 전에는 교인들이 기꺼이 사병이 되려고 했기에 신학대학교만 졸업하면 모든 목사들이 장교가 되었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 이제 교인들은 사병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교인들만 욕할 것이 아니라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 우리 목사들이 사병도 되고 장교도 되고 사령관도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신학대학교 교육은 장교 이전에 사병부터 육성해야 한다. 물론 이런 교육개혁을 하려면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고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신학대학교의 교육 방법에 개혁이 없는한 한국교회의 장래는 없다. 교회가 무너지면 신학대학교도 무너진다. 지금 신학대학교가 할 일은 신학하기 위해서 교회부터 살리는 일이다. 지금 당장 신학대학교는 개혁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목사다운 목사가 없으면 한국교회는 서서히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진다. 목사다운 목사란 어떤 목사인가? 생존권과 인격권 그리고 영권이 보장 되면서 동시에 사병으로서 시작하여 장교가 되어 교회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제적인 능력을 소유하고 성경 해석에 오류를 범하지 않고 성경이 진리임을 체험적으로 이론적으로 확신하여 자신과 세상에 비굴하지 않게 목회를 하면서 언젠가는 사령관이 되는 그런 목사가 아닌가? 신학대학교 교과과정이 당장 실천신학 중심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신학교육부 산하에 신학교육부 커리큘럼위원회가 있다. 필자는 이번 회기에 위원장을 맡아 일을 해 보았지만 겨우 부목사론을 개설하여 가르치는 정도의 합의만 도출해 냈다. 실로 갈 길이 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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