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화합의 통로로 나가자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9월 02일(금) 09:29
 
지난 8월 24일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이번 선거는 진보와 보수로 대변되는 정당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정치적 이슈화가 됐다. 그리고 주민투표를 강행한 서울시장의 정치적 신임을 묻는 투표로 변질되기도 했다. 결과는 저조한 투표율로 개표가 무산됐지만 남긴 결과는 사뭇 크다. 사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정당의 호감에 따라 투표가 진행됐다는 점도 그렇고 이번 투표에 빈부와 계층 간의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난 점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번 투표로 잘사는 동네와 못사는 동네를 철저하게 갈라놓았다. 남과 북이 갈라지고 동과 서가 갈라지고 이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잘사는 동네와 못사는 동네를 갈라놓았다. 기독교에서도 이번 투표에 일부 교회가 한편의 입장을 가지고 참여해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가진 국민들에게 불편한 마음을 갖게 했을 뿐 아니라 함께 분열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한국교회는 어려운 시기마다 국가의 고난에 동참해 왔다. 초기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왔을 때에 민족의 선각자들은 교회로부터 민족의 희망을 보았다. 교회는 대북지원사업과 서해안 기름방제사역, 사회복지사업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충실하게 감당해 오고 있다. 그러나 오늘 이러한 국론 분열의 위기에서 교회는 다시 한 번 자신을 되돌아봐야할 것이다.
 
교회가 정당정치의 주장에 따라 함께 흔들리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하나님의 교회에서 우리의 입장과 우리 편의 교회로 변질시키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는 정체성이다.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요구하시는 음성에 귀기울이고 고백하는 교회의 정체성이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는 세상을 따라가는 존재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끌어가는 존재이다.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국가의 하나됨과 화합을 위해 나서야 한다. 교회와 교인들은 북한 문제도 그렇고 빈부 문제, 동서 문제에 있어서도 선호하는 정치정당의 관점이 아니라 성경이 가르치는 관점을 가지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예수님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보통 사람과 소외받는 사람이 하나가 되고 이념이 하나가 되는 화해를 보여주셨다. 하나님의 선교는 우리가 사는 삶의 현장 속에서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는 사람들을 치유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섬기는 데서 이루어진다. 교회는 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서의 거룩한 책임이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날로 급증하는 사회의 갈등과 이해의 충돌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믿음, 그리고 화해의 정신으로 국민 화합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감당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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