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코디네이터' 대신 '컨텍트 퍼슨'을 뽑는다?

[ 선교 ] 적임자 배제한 채 영어가능한 연락 담당자면 OK? 일부 인사들의 '꼼수'로 국제적 망신 당할수도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1년 08월 30일(화) 18:36
   
▲ 한국준비위원회는 이미 여러차례 모임을 갖고 '조직'을 위한 의견을 하나로 모아왔지만 여전히 눈에 보이는 성과는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7월 모임에 참석한 김삼환준비위원장과 박종화부위원장, 김영주상임집행위원장이 각각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기독공보 자료사진
WCC APC(세계교회협의회 총회준비위원회)가 정한 시한이 9월 4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준비위원회가 '내셔널 코디네이터'를 두고 여전히 논란을 겪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정관 채택과 내셔널 코디네이터 선임 등을 위해 모인 지난 27일 회의결과에 대해 상반된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한 자리에서 함께 회의를 한 상임위원들이 회의 후 기자들에게 전한 회의결과가 판이하게 달라 도대체 무엇이 맞는 말인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 매체와 인터뷰를 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총무는 "내셔널 코디네이터 명칭은 쓰지 않기로 한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히고 "다만 WCC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컨텍트 퍼슨(Contact Person)을 세우자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영주총무가 말한 '컨텍트 퍼슨'은 한국어로 말하면 담당자 정도가 된다.
 
이에 반해 27일 회의에 참가했던 위원장단 중 복수의 관계자는 김영주목사의 발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관계자는 "현재 복수로 추천되어 있는 내셔널 코디네이터 후보에 대해 오는 2일 실행위원회에서 논의한 후 상임위원장단에서 최종적으로 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27일 회의 직후 이영훈목사는 "역할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현재 추천된 후보들이 모두 내셔널 코디네이터로 활동할 수 있다"고 말해 2명 이상이 선임될수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상임위원장단이 함께 회의를 하고도 서로 회의결과를 상반되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양측이 '내셔널 코디네이터'를 두고 팽팽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양측의 발언들을 종합하면 이렇다. 먼저 '컨텍트 퍼슨'을 뽑으면 된다는 측의 입장은 내셔널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현재 김영주목사가 맡고 있는 한국준비위 상임집행위원장의 업무와 중첩되기 때문에 별도로 선출할 필요가 없고, 상임집행위원장이 직접 내셔널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되 WCC 본부와 연락을 할때만 '컨텍트 퍼슨'을 통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결국 '컨텍트 퍼슨'은 제네바와 영어로 대화할수 있는 사람으로서 '상임집행위원장의 입'의 역할만 한다는 것.
 
'내셔널 코디네이터'를 선출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상임집행위원장과 내셔널 코디네이터는 분명히 별도로 선임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WCC APC도 8월초 방한했을 때 "WCC와 한국교회를 잘 알아야 하고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하며, 전적으로 한국준비위에서 근무할수 있는 상근자여야 한다"면서, 내셔널 코디네이터의 자격을 명시한바 있는 만큼 이 자격에 부합하는 전임 사역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주총무의 주장대로 상임위원장단이 내셔널 코디네이터를 뽑지 않고 '상임집행위원장-컨텍트 퍼슨' 식의 조합을 선택할 경우 결과적으로는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게 된다. '기독교의 올림픽'이니 '한국교회가 이룬 쾌거'니 하며 자축했던 한국교회가 내셔널 코디네이터조차 선출하지 못한채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조직을 결정한다면 실제 총회를 진행하야 하는 WCC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을 방문해 내셔널 코디네이터의 자격까지 명시한 바 있는 WCC로서는 한국교회가 적당한 인물을 두고도 '상임집행위원장-컨택트 퍼슨'이라는 어색한 조합의 업무 파트너를 제안할 경우 수용 여부를 두고도 고심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방한 중 WCC의 한 스태프는 "이번 총회는 분명 WCC의 총회다"라고 말하면서, 개최국 교회로서 한국교회가 총회의 진행을 잘 도와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바 있다. 이런 면에서 '상임집행위원장-컨텍트 퍼슨' 조합은 WCC가 기대하는 실무형 파트너라기 보다는 한국교회 일부 인사들의 헤게모니가 담긴 '꼼수'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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