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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 ] 제2회 오이코스 여름학교, 80여 명 신학생과 교수들 모여, 에큐메니칼에 대한 고민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1년 08월 24일(수) 15:05
   
▲ 오이코스 여름학교에 참여한 학생들과 교수들이 찬양하고 있다. 사진/장창일차장
【전남 장성:장창일차장】"공부를 더 해야겠어요. 특히 영어공부요~" "사소한 것들로도 교회 안에서는 분쟁이 일어나는데 이런 한국교회가 에큐메니칼을 이야기 할수 있나요?" "무엇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서 교수님들이 대안을 제시해 주셔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난 16일~19일까지 전남 장성에 위치한 한마음자연학교에서 열린 '오이코스 여름학교'에 참석한 80여 명의 신학생들은 20여 명의 교수들과 함께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로 두번째로 열린 오이코스 여름학교에는 장신대와 호남신대 영남신대 대전신대 부산장신대 등 본교단 산하 신학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학생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지난 해 여름학교가 생태계 정의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2013년 WCC 10차 부산총회를 앞두고 미래의 주역이될 신학생들에게 '에큐메니칼'이라는 주제가 먹기좋게 요리돼 제공됐다. 학생들이 모인 만큼 에큐메니칼에 대한 궁금증부터 비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장기적으로 신학대학에서 에큐메니칼과 관련한 보다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이번 여름학교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WCC와 일본교회 등에서까지 유수의 강사진들이 참여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에큐메니칼 강좌들을 선보였다. 여름학교가 마련한 '강의 식단'에는 △한국교회와 에큐메니칼 운동(유경재목사) △WCC와 부산총회(박성원교수) △일본 지진과 핵 재앙에 대한 신앙적 성찰(니시하라 렌타교수) △오이코스 신학운동과 WCC 주제의 신학적 의미(장윤재교수) △정의와 에큐메니즘(로가테 므샤나박사) 등이 올랐다. 매 강의가 끝나면 가까이 앉은 참석자들과 삼삼오오 모여 강의에 대한 짧은 토론을 했으며, 대화를 마친 학생들은 조별로 한명씩 나와 토론내용을 소개하고 질문을 하는 식으로 전체 강의들이 진행됐다. 강의 뿐 아니라 떼제예배(정원범교수), 차와 명상ㆍ성서공부(홍인식목사), 성서연구 및 설교(배현주 오현선 채은하교수)를 비롯해서 국제 에큐메니칼 기구들이 모일 때마다 부르는 각국의 찬양들도 소개됐다.
 
참가한 학생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신학도들로서 동료의식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영남신대 신대원에 재학 중인 류형기 씨는 "에큐메니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전국에서 모인 것이 의미있고 앞으로도 좋은 네트워크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사역을 할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김현미 씨도 "우리 안에서 일치를 도모해 나가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새로운 형식의 예배가 어색하기도 하지만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더 큰 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임혜진 씨도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니까 에너지가 다른 것 같다. 해답을 얻으러 왔다기 보다는 대화하고 서로의 열정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오이코스 여름학교가 더 발전할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했다는 김수진 씨(이화여대 기독교학과)는 "뭔가 우리 삶 속에서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예를들어 에어콘을 끈다거나 외국인근로자 자녀들과 친구가 되는 등 실천할수 있는 것부터 생활의 변화를 시도하는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이코스 여름학교를 주최한 오이코스 신학운동의 대표 박성원교수(영남신대)는 "신학교에서 정의와 평화, 생명의 신학을 담은 에큐메니즘을 교육하는 것이 힘들다는 건 느끼고 교단 소속 교수들 중 관련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들이 모여 2009년부터 여름학교에 대한 구상을 하게됐다"면서, "이렇게 여름학교를 해 보니 학생들은 타대학 교수 및 학생들과 교류해서 좋고, 더 나아가 신학의 길을 함께 걷는 한 가족이라는 의식이 생기는 것이 무척 유익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박 교수는 "올해 처음으로 외국에서 강사들을 초청해 왔는데 내년에는 아시아에서 학생들을 초대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고, 그 다음 단계로 유럽이나 아프리카 학생들과도 교류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겨울학교와 해외에 있는 고난의 현장을 체험하는 기회도 마련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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