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선교 이대로 좋은가?

[ 논단 ]

김종명변호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8월 24일(수) 14:28

미국 LA 총영사관 영사로 근무하고 있을 때 나의 가장 중요한 업무중 하나는 한ㆍ미간 사법공조를 다지는 일이었다. 그 중의 하나가 미국으로 도망한 범법자들을 추적하는 일이었다. 필요한 절차도 현지법에 따라야 함으로 LA경찰과의 막후 협조는 필수불가결한 일이었다.

LA경찰내에도 한국처럼 신우회 조직이 있어 이들과 협력할 수만 있다면 일석이조란 생각이 들었다. 믿음이 좋은 한국출신 LA경찰을 만났다. 수사베테랑이다. LA경찰 내에 신우회가 결성되어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그 때 되돌려 온 말은 의외로 따끔한 충고였다.

"영사님, 앞으로 미국에서 공적으로 누구를 만날 때 주의하셔야 할 일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인종문제 둘째는 정치문제 셋째는 종교문제입니다. 가급적 거론하지 않는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고 불문율입니다.”

결국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법집행기관인 경찰에, 기독신우회 같은 것은 들어설 토양이 아니라는 말로 들렸다. 그 이후로 미국을 떠날 때까지 경찰내 신우회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기독교 국가인 미국이라 하더라도 성경적 기준으로 볼 때 잘 납득이 되질 않았다.

그렇다면, 한국경찰은 어떠한가? 필자가 경찰에 간부로 입문했던 20년 전에는 크리스찬 경찰을 만나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수뇌부인 경찰청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지방경찰청을 위시한 16개 지방경찰청, 경찰대학 등 4대 교육기관, 그리고 2백50개가 넘는 전국 경찰서마다 신우회가 조직되어 있고, 예배실이 마련되어 있다.

18년 전에 이미 전국 기독경찰관들로 선교회 연합체(기독경찰선교연합회, 약칭 '한경연')가 결성되었다. '경찰은 경찰이 선교한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작했다. 현재는 경찰선교회원만도 줄잡아 7천명에서 1만명까지 바라볼 정도다. 이렇게 되기까지 배후에서 산파역할을 담당한 경목님들의 수고를 빼놓을 수 없다. 경목은 경찰서장이나 지방청장 등 기관장이 임명한다. 이 경목활동을 돕기 위해 기관마다 외곽조직인 후원조직이 결성되어있다. 이와 별도로 일부 교단이나 교회에도 경찰선교단체가 결성되어 나름대로 활동하고 있다.

어떻든 겉으로 보기에는 세계 일류다. 현직 경찰과 목사님들이 연합하는 이런 조직이 적어도 외견상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과연 외관처럼 모두가 잘 되어가고 있는가?

일부에서는 경찰과 경목이 조화롭게 선교사역을 잘 펼치고 있는 곳도 있다. 경찰서별로 찬양경연대회를 열 정도로 발전된 곳도 있고, 바자회를 열어 거기서 얻은 수익을 전액 공상경찰관들을 위해 기부하는 곳도 있다. 어느 교회 경찰선교회에서는 전국 경찰과 연합하여 전국복음화금식대성회를 매년 열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진정한 경찰선교를 위해서는 목사님들의 마음자세가 먼저 바뀌지 않으면 더 이상 경찰선교는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경목은 군목과도 다르다. 군목처럼 계급장이 주어져 있지도 않고, 선교활동 외에는 어떤 법적인 권한도 주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인센티브를 독점하려 한다거나 거기에 안주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경찰이기에 앞서 그들도 구원받아야 할 전도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목회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국민들의 일상과는 땔래야 땔 수 없는 경찰. 이들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본래의 사명을 뛰어넘어, 구원받고 성령으로 거듭나 주민들의 영혼까지 책임진다는 각오로 우리 곁에 다가와 준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 경찰선교 50년사의 경험이 말해 주듯, 가장 효율적인 경찰선교는 경찰을 훈련하고 양육하여 이들로 하여금 동료들을 전도하게 하는 방법론이다. 이것은 이미 실험단계를 넘어 정착단계를 향해 가고 있는 곳도 있다. 세계적 모델이 될만도 하다.

치안상태는 그 나라 안전도의 바로미터이며 국가번영의 출발점이다. 치안의 첨병들이 현재 복음에 목말라 하고 있다. 사명을 가진 주의 종들의 손길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 어떤 이유로도 능력있는 분들이 이들에게 다가가는 길이 결코 막혀서는 안된다. 이들의 갈급한 심령에 성령의 불을 지필 분들은 과연 누구인가?  

김종명장로/세계기독경찰총회장ㆍ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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