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폭동 그후, 청년문제 등 심각한 고민 시작

[ 선교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8월 23일(화) 18:15
영국의 폭동이 대부분의 도시로 확산된 가운데 현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총회 파송 선교사들은 12일 현재 모두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히면서 폭동도 진정 국면으로 돌아섰다.
 
지난 4일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촉발된 폭동은 불과 몇일만에 버밍엄, 리버풀, 브리스톨 등 다른 대도시들을 휩쓸었다.
 
경찰 총격에 사망한 흑인 가족들의 평화적 시위가 대규모 폭동으로 번진 이번 사건을 현지 언론들은 '억눌려 있던 사회적 불만의 표출'로 해석했다.
 
영국 제2의 도시인 버밍엄 외각에 거주하는 진영종선교사는 차로 15분 거리인 웨스트브로미치의 폭동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폭동의 핵심은 '약탈'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결집한 10대들이 복면을 쓰고 약탈을 주도했다. 특히 가난한 백인들까지 가담해 상가를 운영하는 아시아계 상인들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국에는 주로 인도, 파키스탄 상인들이 많은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표적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아시아계 상인들은 대부분 무슬림인 반면 백인들은 기독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 폭동 사태가 종교간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상점을 지키던 무슬림 소년이 흑인 청년의 차량에 치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특히 사망한 소년의 아버지가 "이 사회에서 함께 살고 있는 우리가 왜 서로 죽여야 하는가"라고 호소하며, "자기 아들이 죽어도 괜찮다면 약탈을 계속하라"고 말해 영국 전역에 자성의 물결을 일으키기도 했다.
 
폭동이 비정상적으로 확산되자 그동안 정부를 비난해 온 국민들도 점차 강력한 대응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가 정부의 긴축정책과 복지비 삭감, 청년실업 증가를 이번 폭동의 원인으로 꼽은 가운데,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진 선교사는 "영국인들이 이번 폭동을 통해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관용과 절제에 대한 국민적 긍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일부 교회들이 모임을 가지며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 기도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을 만한 여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영국에서는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에 대한 깊은 고민이 시작됐다. 복면을 쓰고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그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영국 선교사들은 "지금이야말로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한국교회가 영국교회를 도와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아시아계 중에서도 소수인 한국 선교사들의 안전과 사역을 위해 기도해 달라"로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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