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앤처치] 전자책(e-book)이 온다

[ 연재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8월 23일(화) 16:55
'전자책(e-book)'의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
 
지난주 미국 2위 서점으로 알려진 '보더스(Borders)'가 파산했다. 전자책 때문이다. 최근 몇년간 10~30% 이상 매출 신장을 보였던 국내 인터넷 서점들도 올해 상반기 정체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주력 상품인 종이책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전자책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미국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전자책 판매가 종이책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방문자 중 절반이 '전자책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응답자의 두배에 달한다. 만족도 부문에서도 전자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79%(좋다 58%, 매우좋다 21%)로,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높게 나왔다.
 
최근 출판환경의 변화는 대형 서점들조차 따라잡기 힘들정도다. 또한 '종이 인쇄물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희망도 조금씩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
 
전자책의 장점은 보통 △휴대가 간편하고 △저렴한 가격 △다양한 기능들로 정리된다.
 
휴가철 여행 가방을 꾸리며 '이 두꺼운 책을 가져가야하나' 고민할 필요도 없다. 전자책 한 권에 서재를 통채로 넣고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판매하는 전자책 '킨들3'의 경우 손바닥보다 조금 큰 기기 안에 3천5백권의 책이 들어간다. 또한 필요한 책은 어디서든 무선랜을 통해 즉시 기기 안에 넣을 수 있다.
 
초반에 20만원 정도하는 기기 구입비가 필요하지만 전자책이 종이책에 비해 보통 30% 이상 저렴한 것을 감안하면 아깝지 않다. 또한 오래된 책은 아주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공급되기도 해 기대해 볼만하다.
 
휴대성과 가격적 이점 외에도 전자책이 종이책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기능적 향상'이다. 
 
특히 전자책용 '이-잉크(e-ink)'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기존의 화면이 가져오는 눈부심 현상을 거의 해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킨들3의 경우 한번 충전으로 약 2달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배터리 기능도 향상됐다. 또한 책갈피 꽂기, 줄 긋기, 형광펜 표시 등 종이책에서만 가능하던 소소한 재미도 느낄 수 있게 됐다.
 
테블릿PC는 물론이고 전용 전자책들도 최근에는 인터넷 검색과 음악 듣기 기능 등을 추가해 단순한 책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1년 전 MIT 미디어랩의 창설자 네그로폰테교수가 "종이책은 죽었다"며, 종이책이 5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을 때 많은 반박이 있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미래학자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단언할만큼 전자책의 쓰나미는 크고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 경기도 양주시립도서관(www.libyj.go.kr)은 전자책 스마트폰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 기기 사용자는 도서관 회원에 가입한 후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기기에 설치하면 무료로 전자책을 빌려 볼 수 있다.
 
현재 이 도서관이 확보한 전자책은 3천4백여 권으로 1인당 5권을 14일간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대출할 수 있다.
 
이번달부터 국내 여러 온오프라인 서점들은 작가, 블로거 등이 보다 쉽게 책을 낼 수 있도록 '개인출판'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공되는 편집기로 내용과 사진을 구성한 후 온라인 서점에 등록을 하면 검수를 거쳐 전자책 형태로 회원들에게 판매되는 방식이다.
 
또한 정부도 '2015년까지 모든 학교에서 종이 교과서 대신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교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기독교 관련 전자책 컨텐츠가 매우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아직 교단이나 교회들도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국내 서점가에서는 올해 전자책 매출이 50%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동안 전자책 단말기 소유자가 2배로 증가했다.
 
책은 '역사의 기록'과 '다음세대 교육'이라는 두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동안 종이책이 해오던 일을 전자책이 대신하게 된다면, 인쇄물을 통해 이뤄지던 교회의 사역도 분명 큰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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