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려 놓음으로 교회 회복 꿈꾸자"

[ 기고 ] 박병윤 목사의 독자투고, '은퇴 목사의 계급'을 읽고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8월 18일(목) 14:08

 
박병윤목사님은 기독공보 '독자투고'(2011. 7. 30)에서 "일평생 같은 주님의 종으로 일하고 나서 차별화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하시면서 "주님 만날 날이 가까워 올수록 모든 허울을 벗어 버리고 모두가 같아지기를 노력해서 주님 앞에 설 때에 어깨동무하고 서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우리 다같이 치장을 훌훌 다 벗어 던져 버리고 같이 되어 살아가자"는 결론으로 끝을 맺었다.
 
필자는 먼저, 목사님의 높은 뜻에 공감하면서 그 뜻을 실천하는 방법에 있어서 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이 글을 쓴다.
 
목사님은 그 방법으로 "한 교회에서 몇 년을 시무했던지 간에 최후에 목회하는 교회에서 원로목사의 수순을 밝으면 될 것이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전에 시무하였던 어느 교회에서 모셔도 될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은퇴한 목사님들은 원로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다"고 전하고 "이점에 있어서 은퇴 장로에게도 적용하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것은 곧 은퇴목사, 장로를 원로목사, 장로로 상향평준화(?)하여 '계급'적인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방법은 실천하기에 적지 않는 문제점들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30, 40년을 목회하신 목사님이라 해도 쉽게 원로목사로 추대되실 분도 있겠지만, 추대하려는 교회가 선뜻 나타나지 않을 경우도 있을 것이다. 원로장로의 경우도 추대조건을 어떻게 해야할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런 문제들이 새로운 논란거리가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교회가 큰 시험에 빠질 수도 있는 문제들이다.
 
원로목사는 20년 이상 한 교회에서 시무한 목사를 '그 명예를 보존하고 적절한 예우'를 해주기 위해 생긴 좋은 제도이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 그것이 교회의 다른 직분들처럼 '계급'적인 요소로 인식되는 면이 있고, 극히 일부교회지만, 원로목사가 퇴임 후에도 교회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인상을 받은 담임목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교회가 분열되고, 급기야는 총회 재판국의 판결도 무시하고 사회법정에까지 끌고 가서 다투므로 한국교회에 큰 상처를 안기고 사회의 조롱거리가 된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 거기에다, 일부 대형교회에서 퇴임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인지, 세습 문제까지 불거져 교회의 위상은 땅에 떨어지고, 여론의 비판대상이 되는 형편이다.
 
한편, 각 교단총회와 연합기관의 회장선거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은 우리의 가슴을 더 아프게하고 있다. 이는 일부 감투욕에 눈이 먼 지도자들 때문에 나타난 현상들이며, 이들의 감투욕은 퇴직후에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이로 인해, 대외적으로 제2의 선교 대국이라 자랑하던 한국교회가 종교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천주교ㆍ불교에 이어 3위로 추락하였으며, 교회의 성장이 후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모든 문제점들의 해결책은 앞선 자들의 '더 내려놓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계급적인 요소로 비쳐지는 원로 목사ㆍ장로 제도부터 폐지하고, 퇴직한 모든 분들을 은퇴 목사ㆍ장로로 호칭하면 될 것이며, 공로목사제도도 마찬가지이다. 더 나아가 노회장ㆍ총회장 등을 지내신 분들도 임기가 끝나면 그 권위를 버리고 회원으로 되돌아가면 될 것이다. 또 은퇴 후에는 우리 사회의 밑바닥에서 봉사 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모두 하나님 앞에 서는날, 김정일 앞에선 북한 동포들처럼 가슴에 훈장을 주렁주렁 달고 설 것인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갈지라(욥1:21)"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우리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더 내려놓음'으로 한국교회의 회복을 꿈꾼다.

윤위한
장로ㆍ아화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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