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 빵빵 치다가

[ 연재 ] 아버지가 들려주는 성경동화<26>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8월 18일(목) 10:44

   
▲ 그림 지민규 mongri4@paran.com
"헤롯이 맹세로 그에게 무엇이든지 달라는 대로 주겠다고 약속하거늘 그가 제 어머니의 시킴을 듣고 이르되 세례 요한의 머리를 소반에 얹어 여기서 내게 주소서 하니 왕이 근심하나 자기가 맹세한 것과 그 함께 앉은 사람들 때문에 주라 명하고" (마 14:7~9)

"아버지, 헤롯 왕은 정말 못 말리는 허풍장이 같아요."
"왜?"
"헤롯 왕은 로마 황제에게 아첨하여 땅 얼만큼만 임시로 다스리게 된 분봉왕이었다는데 감히 그런 소릴 할 수 있어요? 말하자면 가짜 왕인데 말예요."

"제 것도 아닌데 제 것인양 말했으니 허풍장이지. 게다가 아직 작은 소녀인 자기 조카 딸이 자기 생일에 춤 한번 추어 주었다고 해서, 나라의 절반을 주겠다고 큰 소리 빵빵 해댔으니 참 생각이 모자란 처사가 아닐 수 없지. 아마 술을 마시고 그 술기운에 그랬을 것이다."

"아버지, 구약 에스더서에 보면 아하수에로 왕도 왕후 에스더에게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오?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소.'하고 말한 걸 볼 수 있어요. 아하수에로 왕도 아마 술기운에 그런 말을 했을 거예요. 하지만 아하수에로 왕은 실질적인 왕이니까 나라의 절반을 줄 수 있는 실권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헤롯 왕보다는 나은 편이지요. 안 그래요?"

"그래 네 말이 맞는다. 두 왕 다 술기운에 그런 장담을 했다는 공통점은 가지지만-. 그래서 무슨 중대한 결정을 할 때는 술 마시지 않는 맑은 정신으로 신중하게 해야 하는 법이란다."
"헤롯 왕이나 아하수에로 왕이나 순 기분파인가 봐요. 술 마시다가 주흥이 돌아서 그런 황당하고 무모한 약속을 했으니 말예요."

"그러게나. 그래서 성경에서는 여러 곳에서 술 마시지 말라고 금지하셨단다. 왕이나 재판장도 술 마시면 백성의 바른 소리를 제대로 못 듣기 쉽고, 재판을 올바르게 못하기 쉬우니 마시지 말라고 하였단다. 좀 듣기 거북한 이야기겠지만 '술 먹은 개'라고 술 마시고 술주정 고약하게 하는 사람을 경멸하는 말도 있지 않니? 어설프게 예수님이 가나 혼인 잔치집에서 포도주 만들어 주신 걸 가지고 술 마셔도 된다. 예수님도 술 만들어 주지 않으셨냐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술은 좋은 것이 아니란다. 잠언에서는 술을 독약이라고 말씀하고 있단다. 술을 어떤 사람은 '도깨비국'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

"나는 어른이 돼도 술은 안 마실거에요."
"그-럼. 그래야지. 괜히 허풍장이 되면 곤란하니까."

박승일목사 / 춘천교회ㆍ동화작가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