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신앙교육 유산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126>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8월 18일(목) 10:42
올해 들어 매 주일 저녁 가정예배 시간에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 매일 저녁 시간에 드리는 가정예배 시간에는 간단하게 말씀 한 장 읽고 함께 기도드리는 식으로 진행하지만, 주일 저녁이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아이들에게 우리가 믿는 믿음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교육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 1회 가정예배 시간에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것은 교리문답이 기독교 신앙교육의 매우 소중한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대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원래 교리문답은 종교개혁 시대 성경의 진리와 우리 믿음의 내용을 일반 성도들과 아이들에게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위해서 생겨났다. 성경의 중요한 교리를 다 담아내되 이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함을 통해 쉽게 배움이 일어나도록 만든 것이다. 그래서 종교개혁 이후 개혁교회나 장로교 전통에서는 주일 오전 예배는 말씀 강해를 하지만 주일 오후 혹은 저녁 예배 시간에는 교리문답을 강해함을 통해 성경 본문 공부와 교리 공부의 균형을 잡고 있다. 아이들의 경우도 주일 오전 예배 시작 전 혹은 주중에 담임 목사가 직접 아이들을 모아놓고 교리문답을 가르치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의 장로교회는 담임 목사가 책무성과 권위를 가지고 그 교회 아이들에게 교리문답을 가르치는 전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나마 담당교역자와 교사들에게 맡겨진 교회학교 교육은 점차 세속교육에 밀리기 시작해 지금은 1주일에 1시간이 겨우 넘는 시간 동안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 방식으로 설교와 공과공부가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 예배와 공과공부 시간에 한 번이라도 참석해 그 실체를 느껴본 부모라면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교회학교 교육을 착실히 받은 아이들은 최소한 성경 지식만이라도 풍성했는데, 지금은 기본적인 성경지식 교육마저도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 전체 교회 차원에서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수의 교인들이 세속교육의 가치관에 물들어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위기감을 가진 가정에서 교리문답 공부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개혁교회나 장로교의 신앙고백과 신학을 제일 잘 담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이나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의 경우 부모가 읽으면서 먼저 신앙 체계를 잡는데 도움을 얻게 된다. 그리고 각 교리마다 근거 성경구절이 제시되어 있고, 이 교리문답 해설서나 강해집이 많이 나와 있다. 그래서 부모가 조금만 미리 공부하고 그 내용과 관련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질문들과 설명들을 붙이면 매우 좋은 가정용 성경공부 교재가 될 수 있다. 물론 자녀의 나이가 너무 어릴 경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초등학생 이상 되는 자녀들의 경우 교리문답 공부를 해 보기를 적극 권하고 싶다. 

정병오 / 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