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으로 무장한 기독 고시생

[ 교계 ] "합격 비결은 '말씀 기도 공부' 3박자 신앙"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1년 08월 10일(수) 14:13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신앙생활 하는 것처럼 공부했습니다.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행하는 것처럼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시키는 데로 무조건 실천했습니다. 예습하라고 하면 예습하고, 복습하라고 하면 복습했습니다. 예배시간에 늦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절대 강의시간은 늦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강의시간이 예배시간과 겹치면 단호히 그 강의는 다른 강의로 대처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철저히 예배시간과 기도시간을 지켰습니다" 

최근 '감정평가사' 시험에 합격한 우종찬씨는 서울 신림동에서 시험공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우 씨가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는 '사자(士字) 직업'에 대한 동경만 있었을 뿐 목적과 노력 없는 무늬만 고시생인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의 하루는 이랬다. 매일 낮 12시 기상해 간단한 '아ㆍ점(아침과 점심)'을 먹고 컴퓨터를 하다가 오후 3시쯤 독서실로 향했다. 책상에 앉아 있어도 공부는 손에 잡히지 않았고, 신문과 TV를 보며 하루를 보냈다. 고시생들과 함께한 술자리는 새벽까지 계속됐고, 숙취가 가시지 않아 오후 2시가 되어서야 어렵게 눈을 떴다. 이런 우 씨의 하루 일과는 일주일에 4일 이상 반복됐다. 

우 씨는 "맘을 먹고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면 과거의 습관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사랑하는 사람은 멀어져 갔고, 친구들은 떠나고, 부모님의 고통은 점점 커졌습니다. 중독자처럼 방 안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시험 준비에서 오는 불안 고독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전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우 씨처럼 시험 준비와 취업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로 90% 이상의 청년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10% 이상이 '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에서 '고시ㆍ전문직' 분야를 준비하고 있는 청년은(15~29세) 6만7천여 명(5월 현재)으로 여자가 3만6천명,. 남자가 3만1천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방학시즌에도 자신의 비전과 목적을 위해 밤낮으로 책과 씨름하고 고통과 스트레스를 신앙의 힘으로 극복하고 있는 크리스찬 청년들이 많다는 사실은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게 한다. 

충남대학교 졸업 후 서울 신림동에서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이윤소씨(30세ㆍ신림교회)는 "독서실에 앉아서 공부를 하다보면 비가 얼마나 왔는지, 세상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모를 때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과정이 자신과의 싸움이기에 외롭고, 우울증에 걸린 친구들도 많이 발생하며, 공부를 포기해버리는 친구들도 많다"며 "신앙으로 무장한 청년들은 교회 공동체와 말씀 안에서 힘을 얻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인내와 각오를 재 다짐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사법고시 1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지만씨(28세)는 "세상의 명예를 얻고, 권력과 부를 얻기 위해서 시험에 꼭 합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힘들고 지쳐 있을 때 하나님을 만났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먼저 찾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며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길을 걷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자녀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시험공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청년들은 마지막 갈림길인 합격과 불합격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한다. 이 결과에 따라 환희와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좌절하며 눈물 흘리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시험 결과에 따른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들도 있다곤 한다. 

고시촌에 위치한 신림교회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는 박승호목사는 "시험 준비 중에도 신앙으로 든든히 선 청년들은 합격을 통해서는 열매의 감사를 불합격을 통해서는 인내와 겸손함의 감사를 깨닫곤 한다"며 "수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믿음 안에서 한 길을 달려가는 청년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 영혼을 위해 끝까지 달려가야 할 진정한 교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며 미래를 준비하고,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따라 전진하는 청년들을 위한 교회의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고시촌에 위치한 교회들은 고시생 및 취업 준비 청년들을 위한 조직을 구성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몇년 전부터는 교회들이 연합해 고시생을 위한 페스티벌, 특별 새벽기도회 등을 마련했으며 고시촌선교회와 같은 선교단체들은 청년들의 시험준비를 위한 실질적인 후원을 진행하고 있다. 

10대를 벗어난 수많은 대학생, 청년들은 여전히 독서실로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자신의 비전을 이루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서다. 믿음 안에서 승리의 깃발을 흔들 모든 기독청년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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