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란 무엇일까?

[ 문화 ] WAFL '교회의 감성있는 말하기와 글쓰기' 세미나에서 이철환작가 "글은 멋진 위로의 수단"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7월 26일(화) 16:06
   
▲ 지난 21일 '교회의 감성있는 말하기와 글쓰기'를 주제로 열린 WAFL 세미나에서 이철환작가는 "현대인들은 많은 위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글은 누군가를 위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은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다. 글은 가슴으로 쓰는 것이 아니다. 글은 온몸으로 쓰는 것이다." '한국 시의 뿌리'라고 불리우는 김수영시인(1921∼1968)이 글쓰기에 대해 정의를 내린 말이다. 지난해 타계한 리영희선생은 "글쓰기란 우상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신영복선생은 보다 단순 명료하게 정의를 내렸다. "우선 좋은 글을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외우는 것이다."

감성과 소통이 이 시대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의사소통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소통의 대표적인 도구로는 '말'과 '글'이 있다. 말하지 않고서 직접적인 소통이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때로는 말보다 글이 진심을 나누기에 더 효과적일 때도 있다. 세상에 감동을 줘야 하는 교회도 소통의 과제에서 예외일 수 없다. 지난 21일 '교회의 감성있는 말하기와 글쓰기'를 주제로 창천교회 맑은내홀에서 열린 WAFL BASE CAMP 세미나에는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소통의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보였다.

초등학생 여자 아이에서부터 중고등학생, 청년, 중년 여성, 머리가 희끗한 노신사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4백만 명의 독자와 소통을 경험한 '연탄길' 이철환작가가 강사로 나섰다.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선배들의 정의를 소개한 그는 "개인적으로는 신영복선생님의 정의가 가장 좋다"며 "명문(名文)을 만났을 때 내 안에서 뭔지는 몰라도 소용돌이 치는 그런 것이 있다. 전문적으로 글을 배운 적은 없지만 내게는 많은 스승들이 있었다. 김훈, 이성복, 김수영 등의 글을 읽을 때 전율을 느끼며 감동했다"고 말했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잠시 숨을 가다듬은 그가 박인환시인(1926∼1956)의 '목마와 숙녀'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2시간 반 동안 이어진 강의 내내 그는 많은 작가들의 말과 글을, 운율이 담긴 시처럼 리드미컬하게 낭독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여러 작가들의 정의가 소개됐다.
"아직도 이 시어(詩語)들에 담긴 의미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힘들고 답답한 날엔 길을 걷다가도 혼자 읊으면서 위로를 받곤 한다"고 고백한 그는 "현대인들은 위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 내 안에도 차마 말할 수 없는 상처가 있다. 글은 누군가를 위로하는 멋진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소외계층에 대한 작가 특유의 관심도 여실히 드러냈다. 산타클로스가 끄는 썰매를 타고 있는 루돌프의 그림을 소개한 이철환작가는 "'수고하지 않고는 아무도 사랑할 수가 없다'라는 한 문장으로 이 그림을 설명할 수 있다. 이게 배려이고 소통이다. 소통은 포기다. 누군가에게 이것을 글로 써서 준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의식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세미나의 최고령 참석자인 안중기집사(스피릿교회, 75세)는 "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가르치다 정년 퇴임하고 매주 주보에 짧은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감동적인 글을 쓰고 싶어서 왔다"며 "항상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서 글을 쓴다. 위로와 평안을 주는 것은 글쓰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철환작가가 말하는 좋은 글쓰기 비법
1. 좋은 책 속에서 많은 스승을 만나라.
2. 내 관심 보다 글을 읽는 사람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를 써라.
3. '멋부리기'를 경계하라. 고수일수록 단순하게 쓴다. 시를 많이 읽어라. 시에는 함축하는 힘이 있다.
4. 글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일때 더 큰 감동을 준다. 좋은 질문을 위해 철학, 인문 서적을 많이 읽어라.
5. 글 속에 자기 고백을 통한 진정성이 묻어나와야 한다.
6. 발견과 공감을 주는 글을 써라.
7. '상상노트'를 만들어보자.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내 안에 많은 이야기를 쌓아놓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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