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9명 사망…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

[ 교계 ] 정대협, 서울 성미산 자락에 위치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의 새 부지 공개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7월 26일(화) 16:03
   
▲ 지난 20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의 새 부지에서 열린 기자회견. 최종 설계안이 확정되는대로 세계인권선언일인 오는 12월 10일 개관을 목표로 리모델링 공사에 돌입하게 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실과 역사를 알리기 위해 건립 추진 중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의 새로운 부지가 공개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공동대표:윤미향 한국염, 이하 정대협)는 지난 20일 서울 성미산 자락에 위치한 새 박물관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의 활동 경과 및 건립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2006년 서울시로부터 서대문독립공원 내 매점 터를 기부받아 박물관 건립을 추진해온 정대협은 광복회, 순국선열유족회 등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이에 정대협은 올해만 9명의 위안부 피해자가 사망하는 등 "더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판단 하에 서대문독립공원 내 부지를 보류한 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소재 단독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박물관 건립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재 생존해있는 위안부 피해자는 70명이며 이들의 연령은 80대 초반에서 95세까지로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박물관 부지가 공개되던 이날 현장을 찾은 김복동, 길원옥, 이순덕 할머니는 나이를 잊은 듯 "여기도 좋다, 저기도 좋다"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2009년 쌈짓돈을 모아 1천만 원을 후원한 바 있는 김복동 할머니는 시력 저하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이곳이 국민들의 역사 공부방이 됐으면 좋겠다. 정부에서도 국민의 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간절한 소망을 밝혔다.

지금까지 모여진 박물관 건립 기금의 대부분이 새 부지 마련에 투입되면서 정대협은 최근 9억 원을 목표로 리모델링 공사를 위한 모금 활동에 돌입했다. 최종 설계안이 확정되는 대로 세계인권선언일인 오는 12월 10일 개관을 목표로 공사에 착수할 예정. 윤미향 상임대표는 "오는 12월 14일은 1천번째 수요시위가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며 "병상에서조차 '온세계 사람들이 이 문제를 알아야 한다'고 되뇌이셨던 할머니들의 뜻과 박물관 건립을 바라며 마음을 모아준 기부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이상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관심을 요청했다.

한편 오는 8월 12∼15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는 제1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아시아 연대회의가 열린다. 일본, 필리핀, 대만, 동티모르, 미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 참여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지난 20년간의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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