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삶 나의신앙- 이흥래장로<完>

[ 나의삶나의신앙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1년 07월 20일(수) 15:58
   
▲ 이흥래장로는 심근경색으로 2번 쓰러졌지만 최근에도 러시아 전역을 돌며 전도를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사진제공 이흥래장로
"괜찮으세요? 안색이 좋지 않으신데요."

2006년 여름이었다. 선교 동역자들이 나에게 건강 상태를 계속 물었다. 주말마다 20시간 이상 기차를 타거나 승용차를 이용해 개척교회를 돌아보니 걱정이 됐나보다.

아니나 다를까. 그해 6월 14일로 기억한다. 2주 동안 1백 시간 넘게 기차를 타면서 전도집회 인도를 강행하다 가슴에 통증을 느끼며 쓰러졌다.

구급차에 실려가는데,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도 구급 요원들끼리 "위험하다"는 얘기를 나누는 것을 얼핏 들었다. 심근경색이었다. 그렇게 생사의 갈림길에서 3일 만에 "고비를 넘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가족들은 염려가 많았지만 나는 마음이 평안했다. 심장 근육이 거의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처했지만 하나님께서 '조금 더 선교에 매진하라'고 살려주신 것 같았다.

당시 한 달 넘게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로 나는 비행기를 타지 못한다. 불의의 상황시 2시간 안에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국의 선교 동역자와 교회를 찾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든다.

사실 이전에도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겼었다. 마피아(범죄조직)가 찾아와 생명을 위협하며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선교 관련 건물을 강탈하려 한 적도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담대함과 침착함을 주셔서 위기를 벗어났었다.

조심한다고 했지만 2009년 나는 또 다시 쓰러졌다. 시장을 가는 길에 심근경색 증세가 나타났다. 병원에 옮겨진 후 의사가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임종을 지키기 위해 가족들이 모였다. 가족들은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그 때도 하나님께서는 생명을 연장시켜 주셨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선교 활동이 위축되기는 커녕 '하나님 뵙기 전에 한 명이라도 더 전도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올해부터는 전도작정 카드를 들고 개척교회를 돌고 있다. 하나님과 약속한 '1만명 전도'를 이뤘다고 마냥 손 놓고 여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지금 6개월 정도 지났는데, 2천5백50명 가량이 전도작정을 했다. 자신들이 받은 은혜, 모두와 나누자는 의미를 알리고 있다. 내년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장거리를 기차와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벅차기는 하지만 간증을 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알리고, 또 그 사랑을 여러 사람과 누리라고 권하는 일은 행복, 그 자체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뛰어야 선교비를 지원하는 분들이 더욱 보람을 느낄 것이다.

난 요즘 가족들에게 유언처럼 "선교하다 쓰러져 하나님 곁으로 가면 바로 그 자리에 묻어달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 나같은 시골 무지렁이를 쓰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1분 1초가 아깝다. 그래서 오늘도 벅찬 가슴 안고 전도에 나선다.
 

이흥래장로
총회 파송 러시아 선교사 / 모스크바장신대 이사장
<정리=신동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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