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노회'가 뭐지?

[ 선교 ] 선교지 요청에 따라 시행 준비되고 있는 선교노회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7월 20일(수) 15:43
'선교노회'가 뭐지?
 
'노회' 앞에 '선교'를 붙인 '선교노회' 제도가 오는 9월 총회를 거쳐 본격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선교노회는 지난 제93회 총회가 선교사의 이중멤버십을 불허하면서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중멤버십 문제는 장신대 출신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미국에서 설립된 '해외한인장로회(Korean Presbyterian Church Abroad, 이하 KPCA)'와 관계가 깊다.
 
1976년 20여 교회의 연합체로 시작된 KPCA는 초반 '미주한인장로회(The Korean 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유럽, 호주 노회 등이 신설되면서 2009년 해외한인장로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KPCA는 이중멤버십을 허용하며 각국 선교사들을 활발히 영입했다. 사역 규모도 27개국, 19개 노회, 4백여 교회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총회 파송 선교사가 KPCA에 가입했고, 총회는 'KPCA와의 우호적 동역 관계는 인정하지만, 타교단인만큼 본교단 선교사가 소속될 수 없다'는 '이중멤버십 불허'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미 가입된 선교사는 KPCA를 탈퇴하거나 KPCA로 이명해야 한다는 것이 총회의 방침이다. 그러나 아직 현장에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선교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타교단 노회에 가입해야 했을까?
 
가장 큰 원인은 '총회가 선교 현장의 필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해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본교단이 에큐메니칼 선교를 주창하며 현지 교단 안에서의 선교에 힘쓰는 동안 타교단은 선교지에 자신들만의 노회 또는 기구를 조직해 행정적 지원을 강화해 나갔다.
 
성장하는 한인교회들에게 행정적 기능은 매우 중요했다. 마땅한 상위 행정조직이 없는 본교단 한인교회들은 임직이나 교회의 분립 또는 합병, 목회자 유고시 재산권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전략적 디아스포라 선교와 교회 질서확립 부분에서도 취약점이 드러났다.
 
이민목회에 대한 공감능력에도 문제가 있었다.
 
KPCA가 신분 보장 등 이민목회 사역자들의 필요에 민감하게 대처한 반면, 한국교회는 해외 한인 사역을 선교로조차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KPCA가 여러교단의 한인교회를 거점삼아 도약하는 동안 본교단은 해외 한인교회들과 더 멀어지고 있었다.
 
물론 에큐메니칼 선교의 장점도 많다.
 
해외 선교지에서 주류사회를 이끄는 신앙인, 한국인, 국제인을 양성하려면 현지 교단 속에서 활동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지 교단이 없을 경우엔 한인 연합교회를 설립해 교파간 경쟁을 막고 화합하는 것도 본교단만이 구현 가능한 선교형태다.
 
선교사들은 선교노회가 '현장의 필요'와 '에큐메니칼 선교'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틀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선교지에 필요한 기능만을 감당하는 '준노회'인만큼 '보다 협의적이며 융통성 있는 노회'가 되기를 기대했다.
 
이와함께 세계선교부는 '차후 본교단 선교의 전략적 콘트롤 타워로서의 선교노회'도 꿈꾸고 있다. '늘어나는 전세계 사역지를 효율적,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기 위한 중간 교두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인교회에서 양성되는 인력, 재정, 인프라가 현지인 사역을 서포트하며 에큐메니칼 선교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세계선교부의 청사진이다.
 
10년 후의 선교 상황이 지금과 다를 것만은 분명하다. 선교노회는 총회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전략' 구사에 중요한 축을 맡게 될 것이다. 또한 총회가 강화해나가고 있는 선교사의 신분 보장, 보험, 복지, 연금 등의 부분에서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연구된 안에 따르면 선교노회는 목사안수권과 총대권은 없으며, 이명 등 선교사의 신분 변경은 기존의 방법대로 국내 주 후원교회의 소속노회에 권한을 두고 있다.
 
지역에 따라 유럽선교노회(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선교노회(동남아, 인도차이나, 오세아니아, 태평양), 북방선교노회(동북아, 러시아, 중앙아시아), 중남미선교노회(중미, 남미)로 나눠지며, 산하에 정치부, 선교부, 교육부를 두도록 했다.
 
현재 총회 세계선교부는 제95회 총회의 결의 대로 정치부, 규칙부, 헌법위원회와 함께 법적 근거와 세칙 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총회는 현장의 필요가 제도로 실현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본교단 한인교회가 새로운 지위를 갖게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제 시작일 뿐이다. 현장의 필요에 대한 관심은 지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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