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장 국가를 향하여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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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7월 20일(수) 14:52

필자가 경무관 승진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영사로 근무할 때 어느 노목사님을 만난 일이 있었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하시다 늦게 목회의 길로 들어섰던 분이다. 공산 러시아에 교회를 1천여개나 개척하셨던 분이시기도 하다.

이 분을 통해 세계선교 대국의 꿈을 접하게 되었다. "만약 우리가 제사장 국가로 쓰임 받는다면, 영국이나 미국처럼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해 갈 수 있도록 축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전 민족이 하나님을 섬기는 나라가 되어야 하고 세계선교에 앞장서는 나라, 하나님을 기쁘시게하는 나라가 되어야 할텐데…"

그러나 그 말씀을 들은 순간 가슴은 고동치면서도,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우리사회가 미국사회와 비교되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도 제사장 국가로 쓰임 받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나름대로 발견할 수 있었다.

로스앤젤레스는 범인들의 도피처로 소문이 나 있다. 그러나 필자의 노력으로 몇건의 강제송환이 이루어지고 보도가 나가자 LA는 더 이상 도피처가 될 수 없음이 입소문으로 번졌다. 한국에서 온 범법자들일수록 미국에 오면 더 철저하게 법을 지킨다. 조그만 경범에 걸려도 자기 과거가 모두 들통나 추방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인들의 철저한 준법훈련소다. 유태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한인들이 모이기만 하면 교회를 짓는다.

지금 1백60개국에 분포되어 있다. 이 부분만 본다면 단연 세계 1위다. 해외단기선교는 한인교회들의 단골메뉴가 된지 오래다. 세계적인 안목이 길러지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에서는 통계적으로 교인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각교회마다 세계선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사람만 모여도 세계라는 명칭사용하기를 좋아한다.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우리 사회의 도덕적 수준이다. 특히 공직사회와 교계의 실태라면 더욱 그렇다. 솔직히 하나님 앞에 자신이 없다.

미국이 세계경찰로서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때문일가. 몇해전 미백악관 차관보로 일하시는 분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초청하여 특강을 들은 일이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에 추운 겨울이 오기전 백악관에서 전국 어린이들을 상대로 캠페인을 벌인 일이 있었다 한다. '지금 이웃나라에서는 여러분과 같은 동료어린이들이 먹고 입을 것이 없어 겨울나기가 힘듭니다. 그대로 둔다면 얼마나 많은 어린이가 혹독한 추위에 목숨을 잃을지 모릅니다. 심부름을 하든 접시를 닦든 우리가 직접 일을 하여 번돈 1달러씩만 모금하여 이웃 나라 어린이들을 도웁시다.'

이 기획은 선풍적인 호응을 얻어 1백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이 운동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어린시절부터 세계를 품어가는 마음을 심어주고자 기획된 일도 그렇거니와 이 운동에 동참하는 어린이들의 열성을 보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여호수아는 요단강을 건너기 전 하나님이 행하실 기사를 기대하며 백성들에게 당부한 일이 있다. "너희는 스스로 성결케 하라."

금년들어 사회적 비리가 많이 폭로되었다. 특히 교단이나 교회비리와 관련하여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들이 많았다. 참새 한마리가 팔린 것도 하나님의 허락없이는 안되는 일이거늘 하나님의 몸된 교회의 비리가 폭로된 것이 왜 우연이겠는가? 하나님께서는 몸된 교회부터 성결케하시는 작업을 하고 계신다고 보아야 한다. 이 일을 교훈삼아 모든 교회가 하나님 기대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크게 전 열방위에 쓰임을 받게 될 수 있을까?

실정법에 위반했다해서 그것이 모두 교회법상 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회가 실정법 처벌의 경계선상을 오가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면 하나님께서는 그냥 묵과하시지는 않으실 것이다. 변명으로 급급할 일이 아니다. 특정인에게만 국한된 일만도 더욱 아니다. 이는 시범적임을 알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징계의 채찍을 드시기 전에 우리 교회부터 신속히 하나님의 기준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 일이야말로 민족이 교회가 그리고 내가 하나님 앞에 쓰임받는 비결일 것이다.

우리 교계가 사회법은 말할 것도 없고 교회법에 대해서도 스스로 권위를 세워나가는 준법의 큰 틀만이라도 시급히 회복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김종명장로/세계기독경찰총회장ㆍ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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