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다 알고 있다

[ 교계 ] '30년만의 휴식' '자존감'에 이어 신간 '마음' 출간한 국제정신분석가 이무석교수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6월 28일(화) 10:57
   
▲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는 이무석교수.
"괜찮아, 완벽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야. 좀 못났어도, 학벌이 부족해도 괜찮아."

사람들은 누구나 위로와 격려의 말을 원한다. 그런데 타인의 말 보다 더 강력한 것이 있다. 바로 스스로의 마음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30년만의 휴식', '나를 사랑하게 하는 자존감' 등을 펴낸 이무석교수(전남의대 명예교수, 광주동명교회 장로)가 이번에는 '마음'이란 제목의 신간을 들고 돌아왔다.

정신과 의사로 30여 년간 마음이 병든 사람을 치유하면서 그는 사람들이 의외로 마음에 대해 무지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조금만 신경썼더라면 이 정도까지는 오지 않았을텐데 싶은 생각이 드는 경우도 많았다"고.

지난달 17일 출판기념회에서 만난 그는 분홍빛 자켓과 와이셔츠, 한껏 멋을 낸 차림으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이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는 패션디자이너 부인의 조언 때문이다. 처음에는 밝은 빛깔의 옷을 입기가 어색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말하던 그가 한마디 더 덧붙이며 웃는다. "내 인상도 눈썹이 짙어서 무서워보일 수 있대요."

국제정신분석학회가 인정한 국내에 5명 뿐인 국제정신분석가이자 한국정신분석학회 회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마음 관리에 있어 전문가다. 지난해 전남의대 교수직에서 은퇴한 후에도, 정신분석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사람들의 상처받은 마음과 만나고 있는 그는 "인간의 마음 속에는 자기 비난과 위로, 두가지 소리가 있다"며 "둘중에 어느 소리가 더 크게 작용하는지는 어떤 일이 빵 터졌을 때 알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부도가 났을 때 '괜찮아 이보다 더 어려운 일도 헤쳐왔잖아. 이번에도 잘 해낼 수 있어'라는 자기 위로의 소리가 들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바보같이! 니가 항상 그렇지 뭐! 망한 놈이 무슨 낯짝으로 거리를 활보하냐'는 자기 비난의 소리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대학 총장이나 기업의 CEO 등이 자살하면 그 많은 돈과 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하는데, 남의 소리는 극복해도 절대 부정할 수 없는 것이 내 속에서 나온 소리에요.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고 오랜 시간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어이없이 무너지고 마는 것이에요. 환자들은 '고문'이라고들 하더군요."

마음이 무쇠가 아닌만큼 아이처럼 사랑으로 돌봐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이 책도 "독자들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집필했다. 사례 중심으로 쓰여진 이 책은 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다가 위기를 맞은 강군 가족 이야기로 시작해 우리가 삶에서 흔히 겪을 법한 일들을 통해 마음을 잘 살피고 관리하는 법을 소개해준다.

이 교수는 "조금만 마음에 귀를 기울여봐도 답을 얻는데 대부분이 '어, 내가 왜 이러지'까지만 생각하고 관심을 밖으로 쏟아버린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분석가는 돕는 것 뿐, 마음의 소리는 자기만이 알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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