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녀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 피플 ] 미확인 폐질환과 70일째 사투 벌이고 있는 장동만ㆍ이혜영선교사 부부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6월 24일(금) 14:48

 
   
▲ 필리핀 장동만선교사가 70일째 미확인 폐질환과 외롭게 사투를 벌이고 있는 부인 이혜영선교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여보, 어젯밤도 견뎌줘서 고마워, 하나님이 살려주실꺼야"
 
원인 불명의 폐질환과 70일째 사투중인 필리핀 장동만선교사의 부인 이혜영선교사가 지난 6월 24일 오후 의식을 잃고 호흡 및 혈액순환 장치를 부착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 위로부터 면회시간을 기다리는 장동만선교사, 이 선교사의 발을 주무르는 모습, 간호사들이 기기를 채크하고 있다, 기도하는 장 선교사, 면화를 마치고 나가는 모습, 그는 본보를 통해 연락하고 기도해 주는 분들로부터 많은 힘을 얻고 있다며 휴대폰의 기록을 보여줬다.
이날 오전 병실을 찾은 기자는 아직 의식이 있던 이혜영선교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입과 코에 호흡장치를 부착하고 큰 소리를 내며 가쁘게 숨을 쉬고 있었다. 이미 폐가 아무런 기능을 할 수 없게 돼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격리된 병실에 들어서자 장 선교사가 부인의 손을 잡고 기도를 시작했다.
 
"주의 보혈을 믿습니다. 내 것을 다 드리겠으니 두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축복을 주옵소서. 주여 함께하소서. 주여 살려주옵소서…"
 
그리고 이 선교사에게 말한다.
 
"여보, 진짜로 잘 버텨주고 있어. 하나님이 붙잡고 계시니 당신은 살꺼야."
 
다시 침상 아랫쪽으로 이동한 그는 이 선교사의 발을 닦고 마사지한다. 그리고 말한다.
 
"힘들어도 코로 숨쉬어야 해. 음식도 조금씩 먹어야만 버틸 수 있어. 우리 걸어서 병실을 나가자. 기적을 보자구."
 
그는 또 다시 그녀의 팔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주어진 면회시간은 30분. 힘겨워하는 그녀를 직접 바라봐야 하는, 그리고 다시 홀로 남겨둘 준비를 해야 하는 너무나 괴로운 시간이다.
 
이 선교사는 지난달 대전에서 셋째 딸을 출산했으며, 출산 후 호흡곤란으로 급히 서울 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몇일 사이에 폐 전체로 알 수 없는 염증이 번졌고 지금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 선교사에 따르면 유사한 증상으로 입원했던 10명 중 4명이 사망했지만, 또 다른 4명은 폐이식을 통해 살아났다고 한다. 이제 응급실에는 이혜영선교사를 포함해 2명만 남아 있다.
 
현재 그는 이식에 적합한 뇌사자의 폐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몇몇 교회와 지인들을 통해 마련한 1천 만원으로 열흘 전 폐이식 신청을 마쳤다.
 
고가의 장비 때문에 하루 입원비가 60만원. 폐이식을 하게 되면 수술비 6천 만원, 한 달 약값 3백만원, 무균실 이용비 등 최소 1억3천 만원이 더 필요하다.
 
10년 전 40만원을 들고 무작정 필리핀 농촌에 들어간 그는 직접 개척한 4개 교회를 포함해 총 6개 교회를 현지인 목회자들과 함께 섬겨왔다. 모든 재산은 총회 선교정책에 따라 현지 교회법인에 귀속시켰다. 필리핀에서는 5년째 보증금 40에 월세 20만원을 내는 원룸에 거주해 왔다.
 
현재 대전에서 두살 난 둘째 아들과 이번에 태어난 신생아를 돌보고 있는 80대 중반의 노부모도 생활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부친은 중풍으로 17년째 누워있고, 친척들조차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유일하게 기독교를 믿는 장 선교사의 가족을 등진지 오래다.
 
장 선교사는 이미 지난해 선교지에서 첫째 딸을 원인 모를 질병 때문에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다. 그후 1년을 기도로 살았다고 한다. 그는 병실 안에서 평신도인 기자에게도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도했다. 그리고 그가 또 기도했다.
 
병실을 나오던 중 뒤돌아선 그는 그녀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나와 결혼해줘서, 함께 선교사로 일해줘서, 오늘도 살아있어줘서…"
 
대전 태생인 그는 대전신학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장신대 신대원을 졸업했다. 본교단 필리핀 현지 선교회(회장:박선호)는 총회의 허락을 얻어 이번주 본격적인 모금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본보의 독자들에게도 '그녀에게 맞는 폐가 빨리 찾아지기를' 그리고 '그때까지 그녀가 버틸 수 있기를'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연락처:010-2447-1427(장동만선교사)
은행계좌:외환은행 092-18-41297-9(예금주:장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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