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지고 튼튼한 내가 되어 있을 거야!

[ 연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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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6월 23일(목) 11:31

a: 육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비전캠프란 무엇인가요? 비전캠프에 입소하는 병사들은 군 생활을 못하는 병사들인가요?

b: 육군에 비전캠프라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있다. 3박4일 동안 20여 명 정도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장병들과 군종장교(목사)들이 함께 자고 먹으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육군 규정으로 격월로 1회씩 계획되어 있지만, 대부분 부대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이 캠프가 진행된다. 필자의 경험으로 신학생(군종병)들은 이 캠프에 도우미 병사로 참여하지만, 신학생들도 가끔 교육생이 되어 참석하기도 한다. 이 캠프에 참여하는 것 자체로 '나는 문제가 있는 병사다' 하는 낙인찍히는 효과가 있지만, 당황스럽고 불편한 마음을 잘 받아주고 들으면서 3박4일을 보내는 동안 젊은 장병들의 얼굴 빛이 달라지고 자기와 다른 사람들과 세상과 더 나아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것들을 참으로 많이 경험한다.

병사들과 함께 인생 그래프도 그려보고, 빈의자를 앞에 놓고 한번 쯤은 말하고 싶었던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역할극도 해보고, 함께 목욕도 하고, 공도차고, 삼겹살도 구워먹고, 성격검사도 하고, 영화도 보면서 몇 일 동안 정서적이고 영적인 힘을 공급받는 군생활 가운데 가장 질적인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목사의 모습 안에 나타난 받아주고 품어주는 따듯한 정서적 품을 경험한 후에 이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아마도 현재 필자의 군사역 중 가장 보람된 순간들이 아닌가 싶다. 

다음은 3박 4일의 캠프를 마치고 돌아가는 병사의 소감문을 일부 발췌해보았다.

'나는 잘 할 수 있을까? 다시 돌아가면…내일 다시 돌아가면 군대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아직 고민이 풀리지 않은 것 같다. 생각할수록 피곤하고 우울하고 암울하다. 여기 오기 전 우울하고 웃음을 잃고 자신감도 잃었다. 나 자신을 잃었던 것 같다. 하지만 비전캠프에 오면서 따스한 햇살이 내 온 몸을 감싸고 새파란 하늘이 내 눈동자에 스며들면서 내 안에 갇혀있는 나 자신을 찾았다.

오랜 만에 맛보는 희열과 행복감, 잃었던 나 자신과 자신감, 웃음을 찾아서 정말 행복했다. 사실 난 답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알면서도 모른척 했을지도 모른다. 그저 내가 바랬던 건 위로였을 것 같다. 아니 위로였다. 내 마음이 너무 아파서 위로를 받고 싶었다.

그저 말이 아니어도 따뜻한 미소를 보고 싶었다. 거울 속에 웃는 나를 보고 싶었다. 내게 정말 행복한 사실은 지금 웃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 입술뿐만 아니라 내 마음도 웃고 있다. (중략) 내일 가는 날이다. 내 마음 한 구석에서 먹구름이 오는 것 같다. 그 때마다 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먹구름이 많아진다.

하지만 비가 다 내리면 먹구름 사이로 하나 둘씩 햇살이 비집고 나올 때 더 커져 태양을 볼 때 난 이미 더욱 더 강해지고 튼튼한 내가 되어 있을 것이다.' 먹구름 마져 집어삼킬 수 있는 내가 되어 있을 것이다.'
비전캠프는 하나님께서 가정이 무너지고 흩어진 이 시대에 군대를 통해서 치유하고 회복하려 하시는 축복의 통로임을 확신한다. 그래서 군종목사들에게 강한 권력의 집단인 군대에서 모성적 목회자의 모습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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