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경험 나누는 WCC 총회

[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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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6월 22일(수) 14:46

 
2013년에는 매 7년 마다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부산에서 열리게 된다.
 
이 귀한 자리를 목전에 둔 마당에 WCC 총회가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의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첫째, 이번 총회는 교회성장과 연관된 논의들을 다루어주기를 바란다. 그동안 열린 WCC의 의제들을 보면 주로 세계의 현안 문제들을 많이 다루어온 반면에, 세계 문제 해결의 가장 주된 사역자 중의 하나인 교회 자체의 건강한 성장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어왔다. 오히려 교회의 성장에 대하여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의 출현과 함께 다소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교회성장을 이루는 방법의 측면에서 나타난 문제들에 대해서는 분명히 교정을 해야 하지만, 건강한 교회성장은 여전히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아직도 주님께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이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 이상이기 때문이다. WCC는 말 그대로 세계교회들의 모임이며, 이런 점에서 교회들의 약화는 WCC의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금번 총회에서는 건강한 교회성장에 관한 논의들이 보다 심도 있게 다루어지길 바란다.
 
둘째,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교회의 성장 경험을 전세계에 알리고 공유하는 장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한국교회는 그야 말로 짧은 시간 동안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교회이다. 물론 너무 단기간에 성장을 하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부작용은 부작용대로 분석하여 세계교회를 위한 반면교사의 역할을 하게 하고, 동시에 한국교회가 그토록 놀라운 성장을 거둔 것에 관한 분석을 세계의 많은 교회들과 공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WCC는 총회를 열 때 마다 그 지역의 현안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번 부산 총회의 경우는 한국과 아시아의 현안 문제를 다루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교회의 귀한 성장의 경험들을 온 세계의 교회와 함께 나누는 것을 수행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세계교회를 위한 한국교회의 귀한 공헌이 아닐까 생각된다.
 
셋째, 기독교의 선교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있기를 기대한다. 부분적으로 성장하는 지역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기독교는 타종교에 비하여 성장동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00년에 전세계 인구의 34.5%를 차지하던 기독교는 2000년에는 32.5%로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이슬람은 1900년 12.4%를 차지하던 비율에서 2000년에 21.1%로 늘어나 2배 정도의 성장을 하였다. '문명의 충돌'을 지은 사무엘 헌팅턴은 현재 약 30% 정도를 차지하는 기독교가 2025년까지 25%로 떨어지는 반면, 현재 약 20% 정도를 차지하는 이슬람이 2025년까지 3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교회협의회는 기독교의 선교 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WCC는 세계의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세계의 변혁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세상의 문제는 분명 교회의 책임이다. 그러나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역자인 교회 자체가 약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더 큰 책임이 아닐 수 없다.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포함하여 포괄적인 교회회복과 성장방안을 도출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안승오
교수ㆍ영남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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