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준비위, 입장차 커

[ 선교 ] 3개 회원교단 총무들 '원점회기' 주장, 에큐메니칼 인사들 "기획위에서 논의하자"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1년 06월 22일(수) 09:26
세계교회협의회 총무가 한국측 총회 준비위원회의 주요조직이 마무리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담은 편지를 보내면서 WCC 10차 총회 준비를 위한 향후의 일정들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지난 20일 국내의 몇몇 WCC 회원교단 총무들이 갑작스럽게 문제제기를 하면서 논의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 4개 회원교단 중 본교단을 제외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배태진목사와 대한성공회 교무원장 김광준신부,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사회선교부장 신복현목사 등 3명은 지난 20일 오후 '제10차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구성에 대한 3개 회원교단의 입장'을 담은 글을 언론사에 일제히 배포했다. 이들은 △그동안의 합의사항을 파기하고 원점에서 교회협 회원교단과 에큐메니칼 기관을 중심으로 '한국준비위원회'(가칭)를 재조직하고 △교회협이 회원교회들과의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한국준비위원회를 주도적으로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입장은 결국 지난 19개월 동안 WCC 회원교단과 교회협을 비롯해서 복음주의권과 오순절교회까지 망라하는 범교단적 기획위원회의 노력을 완전히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본교단 총회는 이 공문을 검토한 뒤 지난 21일 총회장 명의의 입장을 발표하고 "이 같은 의견이 3개교단의 실무자 이름으로 발표되는 상황에 우려를 금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장을 발표한 실무자들도 준비기획위원회 위원이어서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시킬 수 있음에도 이렇게 한 저의가 궁금하고, WCC본부에 (조직을) 통보한 것을 문제 삼아 모든 합의를 폐기하고 새로이 조직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걱정과 우려를 넘어 무례하기까지 하다"고 일침했다.
 
한편 이번 일에 대해서 다양한 해법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기획위원회 내부에서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복수의 에큐메니칼 관계자들은 "지금 중요한 것은 기획위원회가 진지한 자세로 모여서 이제까지 논의된 내용들을 점검하고 이중에 살릴 것과 수정할 것을 분류하고 보완한 뒤에 원만하게 조직을 완료하는 것"이라면서, "당장 9월이면 대규모 준비위원들이 입국할텐데 국내 교계의 갈등이 지속되는 건 너무 소모적"이라며, '원점 회기'와 같은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번 일이 가도 너무 멀리 갔다는 판단이고 수습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면서도, "기획위원회가 제대로 가동되고 대화를 시작하면 분명 공감대를 찾을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대화를 통한 빠른 수습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또, 이번 글이 해당 교단들의 공식적인 입장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동시에 총회장 등이 책임있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세계교회협의회 올라프 픽세 트베이트총무는 지난 16일 'WCC 한국측 총회 준비위원회'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총회 준비를 위해 필요한 주요인사들에 대한 명단을 양측이 합의한 일정대로(our agreed timeline) 5월 말일까지 맞춰 보내준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한다(deeply appreciate)"고 전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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