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PC를 지나 WCC 10차 총회로

[ 선교 ] 한국교회의 역할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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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6월 15일(수) 11:48
   
▲ 자메이카 청년이 지구의 아픔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국제에큐메니칼평화대회(IEPC)는 '하나님께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주제로 WCC가 지난 10년 동안 이끌어 온 '폭력극복 10년'을 평가하고 오늘의 상황에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형태의 폭력 속에서 교회가 평화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논의와 발표가 있었다.

대회는 킹스턴의 한 대학교 캠퍼스에서 열렸는데 이곳은 예전에 노예제도로 사탕수수를 운영한 농장이었다. 그것은 식민지 시대에 노예제도의 폭력을 상기하며 오늘날 세계 속에 폭력의 심각한 도전 앞에 교회들이 용감하게 맞서야 한다는 결의와 다짐을 하게 했다.

세계평화는 오늘날 전 세계가 간절히 요청하는 주제이다. 아직도 세계 각 지역에서는 폭력을 동반하는 크고 작은 분쟁과 갈등,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 안에는 단순하게 정리하기 어려운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작용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 부족이나 종족 간 갈등, 종교간 충돌, 부국과 빈국 사이에 불평등한 경제구조가 작용하고 있다.

또한 거대담론적 주제만이 아니라 한 사회 안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종류의 폭력은 작은 공동체나 개인의 평화로운 삶을 위협하는 요인들도 간과할 수 없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의 각 지역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이해하고 그 원인을 진단하고 분석하며 그에 대한 실제적 대안을 모색하고, 교회는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각 해당 정부나 기구들과의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이러한 논의와 행동에 대한 신학적 이해와 근거를 어떻게 마련하며 세계교회는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를 다양한 진행방식으로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대회는 일별로 다양한 주제를 설정하고 그것에 초점을 맞추어 하루 일정을 진행하였다. 한국교회는 몇 가지 주제에 관련한 워크숍을 진행하였는데 교회협이 주관한 한반도 평화에 관한 문제, 기독교장로회가 주관한 평화, 김용복박사팀이 '핵무기 없는 세상', 박성원박사팀이 '경제정의와 평화'에 관해 각각 진행하였다. 이 대회는 평화가 모든 종교들의 핵심가치이며 또한 평화의 약속이 종교적 전통을 넘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된다는 사실을 천명하면서 세계교회는 모든 종교들과 함께 평화에 대한 공동의 인식과 실현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였다.

국제에큐메니칼평화대회는 마지막 날 선언문을 작성하여 발표하였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지역교회들의 피드백을 통해 수정하여 발표한 내용도 원론적 선언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평화의 문제는 킹스턴 대회에서 그치지 않고 2013년 한국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참석자 모두가 공감하였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주제로 열리는 10차 총회는 모든 사람들이 정의로운 평화(Just Peace)를 최우선적 핵심 현안으로 삼을 것을 촉구하였다.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준비하는 한국교회는 이러한 주제에 대한 인식을 전 교회적으로 확산하며 한반도에서의 평화 뿐만 아니라 국가적 울타리를 넘어 전 세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폭력의 문제들에 대하여 어떻게 세계교회가 연대하여 평화를 전하고 실현할 것인가를 오늘의 교회가 고백하고 실천해야 할 신앙적 관심사와 주제로 구체화하며 준비해야 할 것이다.

에큐메니칼 운동은 지역교회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가지고 와서 세계교회적 차원에서 다루며 연대관계에서 함께 실천할 것을 의논한다. 오랜 기독교 전통을 가진 교회들은 에큐메니칼 구조가 잘 이루어져 있어서 세계교회의 관심사가 지역교회에까지 그대로 반영되고 있으나 한국교회와 같이 개교회 구조의 특성을 이루고 있는 경우에 이런 과정이 쉽지 않다.

그러나 본 교단은 WCC의 폭력극복운동을 생명살리기 운동으로 폭넓게 이해하여 지역교회까지 참여하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주제를 총회적 차원에서 정책으로 결의하고 노회를 거쳐 지역교회에까지 연결하여 전 교단적으로 교회들이 함께 실천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한국교회도 개교회의 구조를 극복하고 세계교회와 연대하여 함께 하나님 나라를 증거하고 실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을 확인한 소중한 경험이었다.

제10차 총회를 준비하는 교회로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 대회 중에 많은 청년들이 세계 각 지역으로부터 와서 도우미로 봉사하며 에큐메니칼 운동을 몸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교회에서 청년들이 참석하지 못하였다. 목회자와 신학자들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국교회를 이끌어 갈 청년 지도자 양성을 위해, 또한 한국교회가 세계교회들과 연합하여 오늘의 세계가 직면한 현안들에 대한 공동의 인식과 책임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3년에 개최되는 10차 총회를 한국교회가 개교회주의와 교파주의를 넘어 우리의 신앙을 세계교회적 차원에서 고백하며 실천하는 전 세계를 향한 책임적 교회가 될 수 있도록 인식의 지평으로 넓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일목사 / 장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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