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수 큰 모자 

[ 예화사전 ]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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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6월 07일(화) 16:12

3년 전 신문에서 감동적으로 읽은 기사가 있다. 신재원박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는 1982년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로 유학을 갔다. 그곳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버지니아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2008년 3월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항공 우주국(NASA)에서 랭킹 3위의 위치인 '항공 연구 부문 국장보(associate administrator)'가 되었다. 그가 NASA에 입사한 지 19년 만에 1만 8천 여 명의 쟁쟁한 인재들 속에서 소위 '넘버 3'가 된 것이다.

NASA의 최고 지도자 그리핀 국장은 보도 자료를 통해 "21세기 항공학 연구의 로드맵을 개발한 그의 지도에 따라 NASA는 항공연구의 최고 기관이라는 명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항공 전략 결정, 항공 비행 및 안전 등 항공학 관련 모든 연구가 신 박사의 책임 아래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박사는 NASA의 공식 발표 다음날 대학 선배이면서 평소 친분이 깊은 이진호(57세)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에게 영문으로 메일을 보내 감격에 벅찬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런 직책을 맡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내 자신이 너무 부족하니까요. 그러나 하나님께서 저를 이끌어 이 자리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는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승진할 수 있었는가?"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한 치수 큰 모자를 썼기(Wearing the one size bigger hat!) 때문이다"라고 대답한다. 이 말은 자기가 속한 작은 부서의 업무만 보지 말고 좀 더 큰 조직, 나아가 NASA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습관을 가지라는 뜻이며, 최대한 책임지는 자세를 견지하라는 말이다. 그러면 좀 더 창조적이며 뛰어난 좋은 생각이 떠오르고, 편협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 사람은 가능하면 적은 책임을 지며 많은 특권을 누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런 태도로는 신 박사처럼 빠른 속도로 전진하는 삶을 살 수 없다. 지금처럼 살면 '현재의 나'를 벗어날 수 없는 게 인생의 법칙이다. '현재의 나'를 뛰어 넘어 보다 나은 '미래의 나'를 추구하려면 신 박사처럼 '한 치수 큰 모자'를 쓰려고 하는 책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나님께서 그를 그처럼 빠른 속도로 이끄신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조인서 / 목사 ㆍ 지명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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