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위기, 사회 분석 통해 해결"

[ 선교 ] 중앙유럽선교연구센터, 현지인 신학자 통한 연구 결과 소개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6월 03일(금) 11:02
   
▲ 중선연은 최근 단행본으로 발행된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지난 4월 두 차례의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요즘 '한국교회의 위기'라는 말 참 많이 듣는다. 일반적으로 '위기'란 '생존'까지 염려되는 긴급한 상황을 말한다. 이미 교회는 갖은 모욕과 질타 속에 작아질 대로 작아졌고, 특히 미자립 교회들은 사회의 부정적 인식 속에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
 
작아지고, 위협을 느끼고, 온갖 신경을 '생존'에 집중하다보면 교회는 사회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극복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위기에 처한 우리 교회는 얼마나 사회를 이해하고 있으며, 또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중앙유럽선교연구센터(이하 중선연)가 최근 출간한 단행본 '1989년 이후 체코-슬로바키아의 위기 상황'은 현지 교회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중선연은 체코와 슬로바키아 현지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범교단적으로 참여하는 연구 단체로 본교단 이종실선교사의 협력, 여전도회전국연합회의 후원을 받고 있다.)
 
과거 체코 국민들은 민족 갈등으로까지 확대된 가톨릭과 개신교의 충돌을 경험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는 기독교(가톨릭) 국가였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자신의 영토를 독일에 양도하는 '뮌헨협정'까지 지켜봐야 했다.
 
기독교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와 의문이 쏟아졌고, 개혁교회는 생존을 최고의 가치로 여길 정도로 위태한 길을 걷게 됐다. 지난해에는 체코 기독교(가톨릭)를 대변하는 기민당(KDU-CSL)이 의회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가 교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그 존재가치조차 인정하지 않을 때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중선연의 집필자들은 교회가 사회의 구조와 정서를 더 깊이 이해하고, 그것을 목회에 접목하는 데서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교회도 위기상황이지만 사회 역시 위기에 처해 있으며, 교회가 먼저 사회의 위기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개혁해 나갈 때 자신의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한국교회가 최근 개혁의 무게중심을 교회 내부의 성찰과 자성 쪽으로 옮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책은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자본주의화되며 경험하게 된 부정부패, 가족 해체, 과소비, 청소년 문제 등을 12명의 현지인 필자를 통해 심도있게 분석한다. 물론 사회 현안들을 인식한다고 해서 교회가 당장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교회가 사회에 다가서도록 하는 디딤돌이 될 것은 분명하다.
 
체코의 기독교(가톨릭 포함) 인구는 1989년 공산주의가 몰락할 당시 50%에 달했지만 불과 10년 만에 30%로 줄어들었다. 교회가 위기상황에 당황하며 내부를 추수르는 동안 쇄락은 더 가속화됐다.
 
중선연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실선교사는 "사회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일에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선교 역시 교회가 사회 안에서 자기 역할을 하도록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한국교회도 체코교회처럼 사회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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