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앤처치]'리모콘'으로 교회를 조종한다

[ 연재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6월 03일(금) 10:24
1970년대 이전,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앞마당에서 예배 시작종을 친 후 빠른 걸음으로 강대상에 올라 예배를 인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도 일부 농어촌 교회 목회자들이 비슷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종 칠 일은 없지만 예배 중 각종 음향기기와 영상 장비를 직접 조작해야 합니다. 대신해 줄 젊은이가 없으니까요."
 
제보자는 예배 시작 시간이 되면 오디오랙에 가서 미리 틀어놓은 찬양음악을 끄고 마이크를 작동시킨다고 했다. 그리고나서 강대상으로 이동하는 데 그 다섯 걸음이 무척 길게 느껴진 다는 것이다.
 
심지어 반주자가 없는 교회는 목사가 예배 중 자동반주기까지 조작해야 하며, 그래서 개척교회들은 아예 인테리어를 할때 모든 장비를 강대상 밑 또는 옆에 위치시킨다고 한다. 별 생각 없이 장비를 뒷쪽에 설치하면 그야말로 '종 치고 달려가는 목회자'가 되야할 판이다.
 
그런데 최근 쏟아지고 있는 무선 시스템들을 잘 활용하면 이런 목회자들의 수고를 조금은 덜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먼저 예배 전 틀어놓은 음악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켜고 꺼보자. 기본적으로 교회에 들어오는 인터넷 선에 무선공유기가 장착돼 있어야 하며 스마트폰과 컴퓨터 모두 같은 망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
 
아이폰의 경우 제조업체가 무료로 제공하는 앱인 '리모트(Remote)'가 유용하다. 음악은 노트북 또는 데스크탑에 설치된 아이튠즈에 미리 담아놓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튠즈가 설치된 컴퓨터를 간단한 오디오선으로 앰프와 연결하면 준비 완료.
 
스마트폰에 설치한 리모트 앱을 구동하면 자동으로 아이튠즈와 연결되며, 마치 아이팟을 조작하듯 컴퓨터 속 음악을 선곡하고 재생할 수 있다. 음량 조절은 물론 재생 지점도 변경이 가능하다. 이를 응용하면 예배 중에도 배경음악이나 각종 음향효과를 손 안에서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 마이크 음량 등 앰프 조작도 가능할까?
 
요즘 이름 앞에 '네트워크'라는 단어가 붙는 기기가 많아졌다. 대표적인 것이 컴퓨터와 선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인쇄가 되는 네트워크 프린터인데, 최근에는 오디오 기기에도 네트워크가 가능한 앰프들이 활발히 출시되고 있다. 이 장비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전원을 켜고 끄는 것부터 음량, 입력 전환, 음향모드 전환 등 주요 기능을 제조사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는 것.
 
아직 가격이 1백만원 대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멀지 않아 교회 앰프도 손 안에서 조작하게 되는 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영상이다.
 
대부분의 음향 또는 영상장치들은 원거리에서 기기를 작동할 수 있는 리모콘을 제공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적외선 리모콘이 기기를 향하고 있어야만 작동하는 데 비해 와이파이를 이용한 리모트 기능은 기기와의 거리나 장애물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소스 부문에서도 네트워크가 가능한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는만큼 역시 스마트폰을 통한 조정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근 컴퓨터까지도 무선 네트워크를 통한 조작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컴퓨터에 연결된 온갖 기기를 무선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인데 그 활용 범위는 매우 넓다. 그리고 컴퓨터 원격조정 앱의 경우 같은 인터넷 망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거리와 상관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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