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길

[ 논단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6월 01일(수) 14:56

한문의 경우 획이 많아 쓰기 어려운 글자가 있는가 하면 획이 작아 쓰기 편한 글자가 있다. 바를 정(正)자는 획도 작고 쓰기도 편하다.

그러나 그 뜻을 헤아리고 따르는 것은 쉽지도 편하지도 않다. 일단 바를 정(正)자로 시작되는 단어는 함부로 다룰 수가 없다.

정의(正義), 정론(正論), 정도(正道)등 뜻이 깊고 높아서 실제 삶에 적용도 힘들고 돌맹이처럼 옮겨 놓기도 어렵다.

그래서일까? 우리 시대는 바른 길을 걷기보다 곁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다. 바른 사람들이 바른 길을 내고 바른 길을 걷는다는 원론을 전제하고 네 가지 바른 길을 제안하고자 한다.

1. 바른 신앙
한국 교회 안을 드려다 보면 잘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앙 형식이 본질인양 자신의 행위를 드러내기에 여념이 없다.

그것은 주님께서 그토록 책망했던 바리새인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 자신의 의를 드러내는가 하면 그 잣대로 다른 사람을 농단하려 든다. 그들은 양비론에 익숙하고 나와 같지 않으면 신앙이 아닌 것으로 정죄한다.

그들은 잘 믿고 잘 사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바른 신앙의 성립은 바로 믿고, 바로 사는 것이다. 여기서 바르다는 것은 신앙과 행위의 표준을 그리스도에게 두는 것이며 성경에 두는 것을 말한다.

바로 믿는 사람들은 세속적 힘의 조종 되는 것을 거부한다. 집단 이기주의에 편승하지 않는다. 그리고 철따라 보호색으로 갈아입지 않고 함부로 돌을 던지지 않는다.

바른 삶의 시작을 바른 신앙에 두기 때문에 신앙과 삶의 괴리가 없거나 작기 마련이다.

2. 바른 신학

신학은 교회를 지키는 울타리와 같다. 신학이 허약하거나 뒤틀리면 교회가 진통을 겪거나 분열의 아픔을 겪게 된다.

한국 교회의 경우 교단 분열의 배후에는 언제나 신학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신학은 외래의 신학이었고 직수입한 신학이었다.

문제는 여과 없이 급물살을 타고 한국교회로 들어왔고 한국교회의 정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신학자들에 의해 강론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현상은 선교 역사 1백20년이 지난 오늘도 다를 바 없다. 신학적 입장을 따라 교단의 정체성이 결정되고 신학의 방향이 잡히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토착화 신학을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교회의 방향키를 신학이 잡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신학이냐를 따라 교단과 교회가 방향을 정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무신론신학, 종교다원주의신학, 반교회적신학, 교회 성장에 족쇄를 채우는 신학은 제거되어야 한다.

특히 본 교단의 경우 신학의 방향이 바르게 정립되지 않으면 쏟아져 나오는 목회 지망생들과 교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넘겨주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신학교와 가르치는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3. 바른 목회

목회란 하나님이 맡겨주신 교회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신령한 행위를 말한다. 교회도 하나님의 교회이며 교회를 이끄는 행위도 하나님의 위탁이며 교인 역시 하나님의 백성들이다.

다시 말하면 '내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내가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가꾸고, 거둬들이는 일련의 행위들을 목회라고 한다면 피와 땀을 쏟고, 젊음과 정열을 바쳐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성공적 목회의 열매를 거둘 수 없다.

그러나 그래도 내 것이 아니다. 바른 목회의 성립은 바른 교회론에서 출발한다. "내가 내 교회를 세우리니"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라는 말씀 앞에 모든 목회자는 겸손히 자세를 낮춰야 한다. 주님의 교회를 맡은 청지기일 뿐 내 것도 특정 집단의 소유도 될 수 없다.
 
4. 바른 정치

정치란 바르게 다스리고 이끄는 건강한 행위일 때 그 가치가 인정된다. 노회도, 총회도 정치가 존재한다. 그러나 세속 집단이나 그네들과 다를 바 없는 행태로 교회 정치를 논하거나 진행한다면 교회는 세속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맹공의 과녁이 되고 만다.

그런 면에서 교회 정치는 깨끗하고, 멋지고, 경건해야 한다. 교회 일은 제쳐둔 채 정치 주변을 맴돌거나 기웃거리는 것도, 집단 이기주의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도 옳지 않다. 교회 정치는 성경대로라야 하고 양심을 지켜야 하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 떳떳해야 한다. 그것이 정도이기 때문이다.

박종순목사 충신교회 원로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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