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며느리'에게 간다

[ 목양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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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5월 31일(화) 16:11

"할머니, 어디를 그리 바삐 가세요?" "응, 효자 며느리에게 가지." "효자 며느리가 어디 사는데요?" "응,희망교회지 어디야." "희망교회가 어떻게 효자 며느리인가요?" "요즘 세상에 날마다 고기반찬에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는 며느리가 어디 있겠어? 그런데 희망교회에서는 날마다 고기반찬에 따뜻한 밥상 차려주니 효자 며느리가 맞지!"

요즈음 장성읍내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어르신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희망교회에서는 지역의 어르신들에게 주 5일(월-금) 무료급식으로 점심을 대접해 드리고 있다. 벌써 4년째이다. 매일 적게는 1백명, 많게는 1백30명까지 지역의 어르신들이 점심을 잡수시기 위해 교회를 찾고 있다. 물론 우리 교회 교인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95%)은 우리 교회 교인이 아니다.

희망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지 6년째가 된다. 6년 전 부임하고 보니 희망교회는 지역 사회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교회였다. 부임 후 성도의 가정을 처음 심방하는 중에 새신자로 등록하여 출석하다가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는 분을 찾아갔다. 거기에서 그 분에게 "엄마, 교회에 가려면 왜 희망교회로 나가. 교회에 나가려면 ○○교회로 나가지"라는 딸의 말 때문에 교회 출석을 중단했다는 말을 듣고 너무 낙심되기도 했다. 도대체 지난 날 교회가 어떤 모습을 보였기에 지역사회로부터 환영받지 못한 교회가 되었을까?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2:47)는 말씀처럼 지역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교회가 되지 않고는 지역 사회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 따라서 지역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교회가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그런 교회가 되게 할 수 있을까? 예수님처럼 가난하고 소외되고 외롭게 사는 사람들을 섬기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부임하던 해 가을부터 이런 일을 시작했다.

호박죽을 끓여 주민들의 가정에 배달하고, 지역의 사회복지 시설을 위문하고, 가난한 가구에 쌀과 연탄을 배달하고, 미화원들을 접대하는 일 등으로 해마다 바쁜 연말을 보내고, 이듬해부터 시작한 주 1회 독거노인 반찬 도시락 배달, 주 1회 장수학교를 열어 어르신들을 모시고, 아동센터를 만들어 지역의 어린이들을 돌보고, 무료급식소를 열어 식사를 거르시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대접하고, 두 달에 한번 씩 택시 타는 주일을 실시해 택시 기사들에게 희망교회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갔다. 이러한 일을 시작한 후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3년이 지나고 4년이 지나면서 지역의 주민들에게서 교회를 칭찬하는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하고, 교회를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지금 한국교회는 가끔씩 터져나오는 불미스런 사건들로 말미암아 세상과 백성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교회로부터 떠나게 한다. 사람들의 마음이 교회로부터 떠나면 교회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를 반전시키는 일은 각 교회가 세워진 지역 사회에서 잃어버린 칭찬을 회복하여야 한다. 그 길은 교회가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섬기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제는 교회들이 권력(?)을 탐하는 자리에서 내려와 지역사회의 아픔을 들고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교회,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에 동참하는 교회로 회복될 때 한국교회는 복음으로 이 땅을 변화시키는 희망이 될 것이다.

홍기 / 목사 ㆍ 희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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