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특집 - 대형교회만 지향하는 한국교회

[ 연재 ] '수퍼'교회는 웃고, '작은'교회는 울고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1년 05월 26일(목) 15:37

 한국교회는 규모가 크고 작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특별히 교회 크기와 교세가 목회에 대한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척도가 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교회에도 자본주의 경제논리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목회자들은 대형교회 담임목사를 꿈꾸고 있다. 교인들의 수평 이동을 부추키는 등 교회간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되는 각 교세 통계 자료를 보면 한국교회가 침체되고 교세가 감소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에 일부 교회들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는 것이 이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본보는 이번 4월 특집을 통해 한국교회의 균형 발전과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 간다는 취지에서 교회의 현실적인 문제를 취재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에서 '대형교회를 지향하는 한국교회'를 주제로 기획했다. <편집자주>

 1. 대형교회만 인정하는 풍토
 
 8년 전에 수원 지역에 있는 교회들이 뭉친 일이 있다. 이유인즉 서울에서 손꼽히는 대형 교회인 ㅇ교회가 지교회를 수원의 신도시에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역의 목회자들은 신도시 개발과 함께 지역 교회들이 활성화 될 것을 기대하며 준비를 해 왔으나 순식간에 꿈을 잃어 버리게 됐다.
 당시 지역의 교회들은 연합해서 ㅇ교회 문제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교회들은 이 성명서를 통해 ㅇ교회의 계획이 지역 교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인 것 보다 부정적인 것이 더 많음을 지적하는 한편 대형교회를 중심한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행동 방침으로 발표된 내용을 보면 "금번 기회를 통해서 한국 교회 속에 깊이 침투하여 뿌리 내리고 있는 물량주의와 상업주의에 대해서 반성하고 그리고 한국교회의 갱신을 위해서 ㅇ교회를 포함한 모든 대형교회의 물량주의와 상업주의 그리고 성장지상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이 것을 한국 교회에 내에서 뿌리뽑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여서 노력을 하기로 하면서 <생략>"라고 발표했다.
 대책위원회의 중심에서 활동했던 한 목회자는 ㅇ교회 담임목사를 여러차례 만나 지역 교회들의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형교회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면서 교회를 개척해 몇년에 걸쳐서 세워 놓은 교회가 하루 아침에 교인들이 다 떠나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대형교회가 지역에 들어 서면 우선 물량면에서 지역의 작은 교회들이 감당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를 할 수 없다"며, "대형교회의 좋은 시설과 프로그램을 쫓아 교인들이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목사는 신도시로 교회를 이전했다가 결국 한 가정이 남았을 때 수원시내로 교회를 이전해 지역 특성에 따라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는 목회를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전체적으로 교세가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설과 양질의 프로그램을 갖추고 운영하고 있는 교회들은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풍선의 한 쪽을 부풀기 위해서는 한 쪽이 쪼그라 드는 것 처럼, 한국교회 전체적으로 교세가 증가하지 않는 현실에서 성장하는 교회가 있다는 것은 결국 반대편 한쪽에서는 축소는 교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들이 발행하는 전도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 사용되던 전도지는 구원에 대한 문제 등 기독교를 소개하는 내용이 담았던 반면에 지금은 대부분의 교회들이 자신들의 교회의 우수성을 알리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교회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용되는 용어 또한 최소한 교회 활동을 했던 교인들이나 알아 볼 수 있는 교회 용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즉 불신자를 대상으로 전도하는 내용보다는 기존의 신자를 유치하기 위한 홍보활동이 전도활동으로 굳어져 버린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마치 "우리교회에 등록하면 이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식으로 광고를 한다. 특히 자녀 교육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젊은층을 대상으로 전개되는 전도활동은 교인들의 수평 이동을 극에 달하게 한다고 목회자들은 지적한다.
 이같은 일을 대형교회가 중심이 되서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교세가 성장하면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교회 건축이다. 다양한 시설을 갖춘 교회당 건축의 중심에는 예배 공간이 위치한다. 이 예배실은 현 교세와 비교할 때 큰 규모로 마련된다. 건축비와 시설 운영비를 위해서는 교세를 확장할 수밖에 없으며, 확장된 교세와 지속적인 성장을 내다보며 또 다시 교회를 건축하는 반복적인 일을 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대형교회의 문제는 지역의 범위를 뛰어 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회의 규모가 커지면 대형매장이 전국에 지점망을 갖추듯이 지교회를 설립하는 것을 보게된다. 전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형교회인 ㅅ교회의 경우 지역마다 지성전을 세우고 통괄 운영하다가 담임목사가 교체되면서 교회를 독립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독립된 교회들은 은퇴한 목사를 원로목사로 모시고 있어 지교회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교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규모가 커지면서 대사회적인 영향력도 갖는다. 일부 교회는 노회는 물론 교단 총회의 규모까지도 뛰어 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서 막강한 물량으로 총회를 좌지우지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영향력이 커지면서 마치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로 또 담임목사는 지도자의 자리에 올라서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 교회 담임목사의 말 한마디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것과 같이 비춰져 교회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경우가 왕왕있다. 교단이나 노회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합의구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규모가 큰 교회들은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인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작은 규모의 교회들이 감당할 수 없는 재정 지출을 통해 한국교회의 대사회적인 활동과 선교 사업을 이끌고 있다. 교회에 따라서는 수십명씩 선교사를 파송한다. 인천의 한 교회는 천명 단위의 선교사를 파송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작은 교회에서는 이룰 수 없는 사업임이 분명하다.
 대형교회라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수 없다. 그 교회의 규모와 위치에서 주어진 과제를 성실하게 감당할 때 그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분명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박만서 mspark@pckworld.com

 2. 소형교회도 위기

 미래의 한국교회의 모습을 전망할 때 두가지 극단적인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하나는 대규모 교회가 여전히 그 위용을 자랑하게 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을 배경으로한 지역교회가 명맥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즉 무색무취한 교회들은 더이상 존재할 수 없는 때가 올 것이라는 결론이다.
 대형교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은 '부익부'라는 경제적인 논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풍부한 재정적 능력으로 교인들의 구미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따라 모여 드는 성도들에 의해 교회가 계속해서 양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성장 과정은 담임목사 개인의 카리스마와 설교 등이 과거와 같이 성장을 좌우하기 보다는 교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고 유지할 수 있는 기획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승패를 가르게 될 것이다.
 지난 1997년에 불어닥친 금융위기 당시 교인들이 30%이상 줄어든 것을 경험한 바 있는 K목사는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은 한 순간이다"라고 말하며, "담임목사 개인의 역량은 목회에 있어서 이전과 같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고, 교회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따라 교인들이 이동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경험하게 됐다"고 전한다. 그리고 그는 "금융위기 당시 큰 교회들은 성장한 반면에 자가발전이 어려운 교회들은 교세가 감소하는 것을 보게되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K목사는 "오늘의 교회는 목사의 설교적 능력이나 신학적인 깊이와는 관계없이 교인들의 입맛에 맞는 교회를 찾아 교인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렇게 교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결국 경제적인 능력"이라고 말한다.
 한국교회는 1970, 80년대를 지나오면서 교회의 성격이 양분되기 시작했다. 즉 우리사회가 민주화 과정에서 사회참여에 관심을 갖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뉘어 졌으며, 이 두 그룹은 진보와 보수로 구분지어졌다. 그리고 전자의 경우는 사회참여를 통해 민주화를 위한 사회운동에 깊이 개입한 반면에 후자의 경우는 교회내치를 강조하며 성장을 주도해 왔다.
 특히 민주화 운동에 참여해 온 교회와 목회자들은 각각의 목회 성격에 따라 민중교회운동, 도시빈민목회, 농민목회 등으로 현장을 지켜 왔다. 도시빈민운동에 참여하는 교회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도시빈민, 산업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때로는 그들을 대상으로 인권운동 등을 진행해 왔다. 농민목회에 참여하고 있는 교회와 목회자들은 농민의 권리를 찾기 위한 운동을 통해 바른 먹을 거리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운동 등을 농민들과 함께 추진해 왔다.
 이러한 교회들은 성장 보다는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인권운동과 생존권을 위한 활동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 왔음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교회들의 활동이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가 민주화를 이룸으로써 방향성을 찾지 못하면서 이전의 명성을 잃게 됐다. 결국 민중교회란 이름으로 한국교회 역사에 일정부분을 차지했던 지역의 작은 교회들은 다른 미자립교회와 마찬가지로 다른 교회의 후원을 받아야 생존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 작은 교회들은 1990년대 이후 사회적인 이슈로 자리잡은 생명목회, 외국인근로자선교,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공부방 등을 새로운 선교적 과제를 찾아 보다 지역적인 활동에 뿌리를 깊이 내리게 됐다.
 한편으로는 1990년대이후 급격히 증가한 목회자 수에 비해 교회가 이들을 수용하지 못하면서 교회 개척이 줄을 잇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한국교회의 또 한 축을 형성했다. 본교단의 교세 통계표에 따르면 1990년에 열린 제74회 총회에서 보고된 교회수는 총 4천9백97이었으나, 지난해에 열린 제95회 총회에 보고된 교회수는 총 7천9백97개로 20년만에 3천2백개가 증가했다. 매년 1백70개에 가까운 교회들이 새롭게 문을 연 것이다. 문을 닫은 교회를 감안한다면 이보다는 더 많은 교회가 개척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교회는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양적으로 수직 성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시에 교회수 또한 급증했다. 이 교회들이 오늘의 중ㆍ대형교회로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창립된 교회들은 사정이 다르다. 특정 교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교회들이 개척교회(작은교회)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우후죽순격으로 개척된 교회들은 결국 뿌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렇다고 작은 규모의 교회들이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래의 교회가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나름대로의 건강한 교회로 자리 잡는다면 교회로서의 존재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작은 교회들이 스스로 길을 포기하는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은교회들은 대부분 재정을 보조에 의존하고 있다. 본교단은 이를 보다 체계화하기 위해 교회자립화정책을 내어 놓고 있다. 교단들 마다도 허겁지겁 정책을 내어 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면 작은교회들은 대형교회의 그늘 밑에서 고사되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작은교회는 각각의 위치에서 자신들만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이미 우리사회 민주화 과정에서 민중교회 운동이 인정을 받아 자신들의 위치를 지켜 왔듯이 오늘의 작은교회들도 각각의 특성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명확한 정체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교회를 개척하고 7년여 만에 교회학교를 포함해 8백명의 교세로 성장한 파주상현교회는 개척과 함께 스스로 개발한 양육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이러한 소문이 전해지면서 이미 1천명이 넘는 목회자들이 이 교회를 방문에 노하우를 배워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회는 대형교회를 꿈꾸기 보다는 일정한 교세가 되면 교회를 분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김포에 위치한 아름다운교회는 환경운동을 통해 지역 사회를 섬기면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아름다운교회 또한 대형교회를 지향하기 보다는 지역에서 다양한 색깔로 교회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교회들과 연대해서 고르게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목회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정 색깔이 없는 교회는 소형교회 든 중형교회 든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성장병을 앓고 있는 교회들이 교회성장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몰려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배운대로 교회에 적용해 보지만 기대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교회들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교회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우리교회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본교단의 미자립 교회 지원 정책도 지속적이지는 않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회 스스로 자립의 길을 걸어 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대비는 성장하는 교회의 모델을 따르기 보다, 지역 환경에 맞춰 자신만이 갖는 목회 계획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박만서 mspark@pckworld.com

 3. 함께가기에는 너무 먼 한국교회

 1960년대 이후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수직 성장이라는 세계교회사에 남을 만한 기록을 남긴 한국교회가 교회간 화합 보다는 약육강식의 논리에 사로 잡혀 있음을 보게된다. 특히 교회 규모에 따라 각각의 역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대형교회만이 성공한 목회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 오늘의 목회 현장이다.
 어느 정도의 교세를 갖춰야 대형교회로 분리할 수 있느냐는 대해 다소 의견의 차이를 보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2, 3천명이 이상의 교회를 가지고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교회로 규정할 수 있다. 이러한 규모의 교회들의 경우 특별한 바람을 따지 않는한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대형교회의 특징은 일단 자체적인 시설을 확보하고 있으면서 자립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지역의 작은 교회들과 차별화 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프로그램으로는 교회내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문화교실 등 대외적인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에 제공함으로써 주민(기존교회의 교인들을 포함)들이 교회에 발을 들여 놓는 통로로 사용한다.
 이로인해 결국 지역의 다른교회들의 교인들이 프로그램을 쫓아 이동하는 경우가 있어 교인의 수평이동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 작은 교회들의 항변이다.
 대형교회의 이같은 교인 흡수력은 결국 중ㆍ소형교회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대형교회들이 타지역에 지성전 형태의 교회를 세운 결과가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던 교회들이 흔들리는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교회 개념으로 대형교회가 교회를 세우는 것을 우려하며 지역의 교회들이 반대한다. 특히 갓 미자립교회에서 벗어난 교회에서부터 2, 3백명, 많게는 1천명까지 모이던 교회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경우를 보게되는데 큰 교회의 물량공세를 감당하지 못해서이다.
 개척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해 교인 1백명 정도의 교회로 성장하기까지 목사와 함께해 왔던 P집사(39세)는 3년전에 집에서 가까이 있는 2천명 정도 모이는 교회로 교회를 옮겼다. 그는 "작은 교회의 경우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그이상의 것을 기대 하기에는 어려웠다"고 말하며, "아이들이 크면서 좀더 좋은 교육환경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교회를 옮긴 이유를 설명한다. 맞벌이로 아이를 돌 볼 수 없었기에 선교원을 운영하는 교회를 찾으면서 옮겨간 교회를 알게 되었다는 그는 "나 혼자 신앙생활을 하기에는 기존에 다니던 교회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아이가 크면서 좀더 풍성한 교육 프로그램과 환경을 갖춘 교회를 선호하게 됐다"고 말한다.
 또한 아기학교에 등록했다가 교회를 옮기게 되었다는 K집사(32세)는 "처음에는 아기학교만 다니고 신앙생활은 다니던 교회에서 할려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아이들의 엄마들과 친해지면서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면서 "지금도 아이가 크면 다시 출석하던 교회로 돌아가야 하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 것이 언제가 될지, 아니면 이 교회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 지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이렇듯 대형교회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교인들을 모으고 있다. 교회 외형으로 보더라도 아름답게 교회를 건축할 뿐만 아니라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결국 대형교회들이 전도를 통해 새로운 신자들을 확보하기 보다는 기존 교회의 교인들이 수평 이동으로 인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에 위치한 한 대형교회 N목사는 이러한 분위기를 인식한 듯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등록하는 새 신자들 중에 다른 교회에서 온 교인은 돌려 보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N목사의 말에 따르면 이 교회의 새 신자는 80%이상이 초신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교회 인근에 위치한 교회의 목회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대형교회가 들어서면 진공청소기와 같이 교인들을 흡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에 위치한 G교회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G교회에 추럭하지 않으면 차라리 이사를 가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이 교회의 전도방법은 막무가내이다. G교회의 생각은 다른 교회는 없다는 심보다.
 물량주의를 앞세운 대형교회들의 횡포는 교회학교 특히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친다. 교회에 등록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이미 여러 교회를 거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그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어느 교회는 등록하면 용돈도 주고, 비싼 게임기도 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교회에서는 무엇으로 자신들을 붙잡을 것이냐는 식으로 교사를 괴롭힌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교회의 경우 새 친구를 한명 전도하는데 2만원씩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실에서 작은교회들은 더이상 교세를 확장하거나 교회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본교단의 경우 평균 1년에 1백70여 교회가 개척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회들은 노회로부터 보조를 받거나 개척을 지원한 교회로부터 일정기간 지원을 받는다. 개척되는 교회들은 대부분 상가를 임대해서 시작하기 때문에 목회자 생활비는 물론이고 임대료 조차 부담하기 힘들다. 개척한지 10년째 되는 S교회는 매월 임대료로 1백만원씩을 부담하고 있다. 교인들이 대부분 저소득층의 가정이기 때문에 헌금만으로는 임대료와 교회 운영비를 부담하기가 빠듯하다. 결국 담임목사의 생활비는 목사 스스로 해결해고 있으며, 매년 적자로 결산을 하고 있다.
 대형교회들의 입장에서는 이미 총회 정책에 따라 미자립교회 지원금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할 일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작은교회들은 현재와 같이 대형교회가 교인들을 독식하는 이상은 살아남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결국 이 두 계층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놓여 있는 것이다. 작은 교회들은 우선적으로 교회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대형교회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대형교회들은 자립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지속적인 지원은 어렵다고 말한다.
 앞에서 사례로 살펴 보았듯이 교인들이 교회를 수평이동하는 원인은 양질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들이 작은 교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면 교인들은 굳이 대형교회만을 선호하지 않을 것이다. 작은 규모의 교회지만 그 교회의 특성과 현실, 목회자의 자질 등에 맞춰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결국 구호하듯이 물질적인 지원이 아닌 고기를 잡는 기술을 전수해 주는 것이 대형교회와 작은교회가 공존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대형교회와 작은교회의 모습을 설명한다면 풍요속에 빈곤한 상태이다. 한국교회가 외형적으로 보기에 풍요로운 것으로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빈곤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박만서 mspark@pckworld.com

  주의 몸된 교회는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하나의 신앙공동체이다. 교회 성장과 함께 지교회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교회의 형편은 서로 다르지만 주의 몸된 교회가 나아갈 방향은 서로 나눔과 조화를 이루는 길이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대형교회만을 지향하면서 교회 안에는 여러 문제들이 야기돼 왔다. 그 가운데 하나가 소형교회들이 겪게되는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어려움이다. 교회 개척은 점차 어려워지고 소형교회들은 교회를 유지하기조차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 한국교회 내에서는 대형교회와 소형교회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처럼 대형교회가 소형교회, 즉 자립대상교회를 도우며 함께 공존하는 정책을 시행에 옮긴 교단이 바로 본교단 총회이다. 본교단 총회가 오랜 기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시행에 옮겨 현재 정착단계에 이르게 된 정책은 '교회자립사업'이다.
 제86회 총회에서 결의했지만 준비가 부족해 미뤄오다가 제89회 총회에서 재결의한 후, 2005년부터 시행에 들어간 이 정책은 '미자립교회 목회자 생활비 평준화사업'('교회자립사업'의 초기 명칭)이다. 총회 재정부에서 주관한 이 사업의 목적은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들에게 생활비를 공평하게 지원해 목회자들이 안정적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돕는데 있다.
 이 사업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자립대상교회들의 생활비 수급 불균형이 대단히 심했다. 목회자 개개인의 인간관계의 폭에 따라 많이 도움을 받는 교회와 받지 못하는 교회와의 차이가 몇 백만원에 이르는 경우도 있고 이로 인해 목회자 간의 이질감이 형성되고 또 지원하는 교회를 정확히 파악하기도 힘든 현실이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미자립교회 목회자 생활비 평준화사업'은 목회자들이 안정적인 목회를 할 수 있도록 2003년 기준으로 3천1개 교회가 지원받던 1백21억원을 공평하게 나누는 쪽으로 맞춰졌다. 일부 목회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평준화 사업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게 됐다.
 평준화사업 첫 해인 2005년에 1백73억 원 중에 1백41억원을 지원하게 되면서 이 정책은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일부 노회에서는 앞장서서 일대일 집중지원방식을 적용하는가 하면, 실사 방식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총회는 '미자립교회 목회자 생활비 평준화사업'을 '총회 미자립교회 자립화 및 목회자 생활비 지원 대책 사업'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단순히 평준화사업에 따라 생활비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자립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되면서 평준화사업은 '교회자립사업'으로 명칭 변경을 시도했다. 시행 2년째를 맞아 '교회자립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본교단 총회는 지원대상교회 목회자들에게 재정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이들의 목회를 돕기 위한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도시지역과 농어촌지역으로 나눠 훈련 프로그램도 실시하게 됐다.
 교회자립사업의 정착을 위해 지원하는 교회와 노회들의 요구도 뒤따랐다. 우선, 자립대상교회들에게 매년 교회 운영 상태를 보고하도록 하는 한편 실제로 현지 실태에 대한 확인 작업도 실시했다. 이를 위한 전산화 작업도 시작했다.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들이 자녀들의 학비 지원을 요청해와 이에 대한 연구도 시작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교회자립사업'이 체계적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때는 2007년부터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단계 교회자립사업이 진행됐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현재 2단계 교회자립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된 1차 3개년 교회자립사업은 교회자립을 위한 일대일 책임지원 제도를 도입하고 지원대상교회 목회자들에 대한 훈련 프로그램 시행에 초점이 맞춰졌다. 노회에 자립사업을 전담할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도록 하고 전문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3년간 연임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무엇보다 총회는 지원대상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교육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노회로 하여금 우선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도록 요청했다. 지원노회와 자립노회는 1천만원 이상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고 지원받는 노회도 1천만원 이상 편성하도록 했다. 지원받는 노회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지원노회가 50%를 감당하고 지원받는 노회 50%를 감당해 1천만원을 마련하도록 한 것.
 2010년부터 시작된 2차 3개년 교회자립사업의 주된 관심사는 생활비 지원금 기준액 상향 조정이다. 현재 목회자 본인과 가족 2인을 기준으로 월 1백만원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면 기준액 조정작업이 시급히 이뤄져야할 형편이다. 이와 함께 목회자 연금과 의료지원, 자녀 장학금 등 복지 수준을 높이는 과제도 남아있다. 여기에 언제까지 지원을 계속 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앞으로 해결해나가야할 과제다. 이러한 과제들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를 위한 자립훈련은 지속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또한 지원교회 1개 교회가 자립대상교회 1개 교회를 책임지는 일대일 집중지원방식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원받는 노회로 하여금, 자노회 지원금의 비율을 40%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대형교회와 소형교회가 나눔을 통해 하나되는 '교회자립사업'은 여러 차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자립교회로 전환하는 교회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1차 3개년 교회자립사업을 시행한 결과, 2천5백여 개의 자립대상교회에서 50개 노회 3백34개 교회(13%)가 자립교회로 전환한 것은 교회자립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결과다.
 이러한 결과는 타교단에서도 본교단 총회가 실시하고 있는 '교회자립사업'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님의 몸된 교회는 형제의식을 가진 하나의 교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형교회와 소형교회가 함께 나눔을 통해 공존해 나가야할 사명이 오늘 한국교회에 주어져 있다.
김성진 ksj@pckworld.com

  5. 한국교회의 미래는 공존이다

 본보는 지난 한달간 4회에 걸쳐 대형교회와 소형(작은)교회의 관계를 점검하고 각각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과제들을 확인하는 기회를 가졌다. 무엇보다도 대형교회의 목회자만이 성공한 목사라는 인식이 수많은 목회자를 실패자로 낙인 찍고 있음을 안타까워 하며, 교회의 규모에 관계없이 한국의 모든 교회들이 함께 복음 사역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한국교회의 성장 과정은 우리사회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산업화와 도시화를 통해 경제 발전을 이뤄온 지난 1960, 70년과 1980년대에 교회 또한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경제 위기 상황과 정보화 사회 등에 접어들면서 한국교회는 성장 둔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민 1인당 국민총생산량(GNP)이 2만달러 수준에 이르면 기독교가 쇄퇴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내용은 선진국에서 그 결과를 찾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논리에 의하면 우리 나라 GNP가 2만불을 전후하고 있음을 볼 때 한국교회는 쇠퇴기에 접어들 수밖에 없는 시점에 놓여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울수록 종교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2000년대를 들어서고 정보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산업 형태로의 전환은 아날로그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교회를 더욱더 위기속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보게된다.
 더군다나 한국교회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결코 교회에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기독교 안티세력이 조직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독교를 표방한 이단 사이비 단체들의 활동이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 신문, 방송에 한국교회 관련 뉴스가 오르내리면서 기독교는 마치 부정과 부패, 부도덕한 행위가 주를 이루는 집단으로 비춰지고 있다.
 교회 내적인 홍역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듯이 교회 내부의 문제는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것이 교회 스스로의 진단이다. 목회자의 윤리문제, 각종 선거에서 나타난 금권선거, 목사 장로간의 갈등, 재정적인 비리 등등 쉬지 않고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 때에 맞춰 오늘의 한국교회가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자기 반성이 앞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한국교회 사건들을 우려하면서 열린 모임들이 이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본교단 목회자들이 주도했던 예장목회자기도회, 한국복음주의협의회의 월례발표회, 한국장로교총연합회가 주최한 목사 장로 기도회 등은 한결같이 자기 반성과 함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한복협 월례발표회에서 손인웅목사는 교회의 머리는 예수님임을 강조하면서 "머리가 살아 있으면 자정능력도 희망도 있다"고 말하며 자기반성과 함께 강력한 개혁이 추진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교회의 고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는 대형교회와 소형(작은)교회의 대립은 신속히 풀어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진공청소기가 빨아들이듯이 교인들을 싹쓸이하고 있는 대형교회 옆에서 더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다는 작은교회들의 볼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 한국교회의 성장을 주도해 왔던 대형교회들의 역할도 대안없는 비판의 소리에 묻혀져서는 안된다.
 이 두 형태의 교회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보완적인 관계로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을 때 한국교회의 비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떻게 한국교회 전체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1차적인 해답은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정부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분명히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내적으로 집계하고 있는 교세는 정체 내지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이미 교회에 등록하고 있는 교인이 다른 교회에 또 등록해서 2, 3중으로 교적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신입교인이 줄어들고 이미 교인으로 등록하고 있는 교인들이 또 다시 다른 교회에 등록하는 수평이동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다음은 프로그램의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인들이 수평이동의 하는데에 있어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원인은 교회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인들은 자녀 교육을 위한 좋은 시설과 프로그램이 있는 교회를 찾고 있다. 교회가 이러한 욕구에 맞춰 프로그램을 서비스함으로써 전도의 기회로 삼고 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옆에 있는 교회들의 교인들을 자기만의 교회로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교회에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큰교회가 독점하기 보다는 작은교회와 함께 공유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재정적인 지원이 이루어 진다면 굳이 교인들이 자기 교회를 떠나 프로그램을 따라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작은 규모의 교회가 모든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할 수는 없다. 이러한 욕심은 버려야 한다. 목회자의 목회철학에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교인들로 교회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에 대한 나눔이 있을 때 대형교회들도 백화점식 프로그램으로 인해 허덕이지 않게 된다.
 그리고 목사가 대형교회 당회장이 되어야 목회에 성공했다는 공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분야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성취감을 가질 수 있다면 성공한 목회자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 대형교회 당회장만이 성공한 목회라면 교인 1백명 이하의 교회가 50% 가까이 차지하고 3백명이하의 교세를 가지고 있는 교회가 70%(제4회 바른신학 균형목회 세미나에서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를 넘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볼 때 목회자들의 대부분은 실패한 목사일 수밖에 없다.
 본교단에서는 우선 자립화정책에 따라 재정적인 지원으로 통해 대형교회와 작은교회를 하나로 묶었다. 이 또한 영구적으로 교회가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은 될 수 없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지원은 중단되고 그때까지 자립하지 못한 교회는 또 다시 재정 확보를 위해 구걸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구가 줄어들고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선 농어촌지역의 교회들은 영구 미자립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임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관심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한편 새롭게 개척했거나 작은 교회로 남아있는 교회들이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목회자 스스로 각각의 달란트에 따라 목회의 방향을 설정하고 개척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능력과 방법이 없이 하늘만 쳐다 보는 목회자는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함께 발전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길을 찾아야 할 때이다. 한쪽만 부풀어 오르는 풍선은 결국 터져 없어질 수밖에 없다.
 박만서 mspark@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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