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해결의 실마리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5월 26일(목) 09:23
 
지난 1989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복음주의적 신앙고백을 같이하는 한국의 기독교 교단과 단체의 연합기관으로 교회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연합하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오늘날 한기총의 모습을 보면, 출발 당시의 목적은 사라진채 부끄러운 모습만 남아 있다. 한국 기독교의 대표 기관으로서 우리 사회의 빛이 되지 못하고, 시대적인 사명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사회법정의 판결에 따라 변호사가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대행에 임명됐다는 사실에 우리는 매우 곤혹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한기총만이 아니라 더 큰 안목으로 한국 기독교의 앞날을 위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굴욕적인 상황을 통해 우리는 반기독교 세력들과 사이비 기독교 세력의 득세, 한국교회를 향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 등에 강력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최근 직무대행 김용호 변호사는 지난 19일 한기총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으로 대표회장 직무대행이 법원의 허락을 받아 임시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무대행은 지난 13일 다섯 차례에 걸쳐 가입교단 교단장과 단체장 청문 절차를 끝낸 후에 이러한 입장을 내놓았다.
 
지금부터 해야할 일은 한기총 사태에 대해 책임있는 당사자들과 관련자들이 내려놓아야 할 것은 내려놓아야 하고 더 이상 비생산적인 논쟁도 중단해야 할 것이다. 가입 교단이나 단체들은 자기 교단과 단체들의 이해를 초월해야 할 때이다.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말로만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나 양심선언도 이젠 잠잠해야 할 때이다. 비난도 버리고, 아집도 깨야하며 이젠 회개와 자성에 대한 목소리도 작아져야 할 때이다. 서로가 고민하고 괴로워하며 고통스럽고 번민이 되고, 치가 떨리는 듯한 분노도 이젠 삭혀야 할 것이다. 원망과 비난도 잠재워야 하고 소송도 중단해야 할 때이다.
 
'정직, 절제,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를 목적으로 출발한 한기총은 이제 사회의 판단을 받은 굴욕적인 상황에서 속히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측이 더 이상 다른 이유와 명분을 내세우지 말고 앞으로 개최될 임시총회의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기를 바란다. 많은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지만 한기총 직무대행의 임시총회 개최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의 소식을 접하면서, 이제는 한기총 사태가 수습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한걸음 나아가 수습이 아니라 '정직, 절제,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라는 창립총회 당시의 정체성을 되찾아 새로 거듭하는 한기총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