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을 찾아야 한다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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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5월 26일(목) 09:21

 
어린 시절을 시골 농촌에서 자랐던 나는 낭패스러운 일을 보실 때마다 "아이고! 으찌께 할까?(아이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시면서 기도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라났다. 이렇게 사셨던 어머니의 기도로 불신 가정이었던 우리 집은 아버님이 장로가 되셨고 8남매 가운데 현재 6남매가 목회(목사3, 사모3)를 하고 있다. 지금도 어머니는 밤12시 자정이 되면 날마다 성전에 나가 철야기도를 하시면서 섬기시는 교회 목사님과 목회하는 자녀들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하고 계신다.
 
세월이 지났만 지금도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이런 저런 안타까운 일들을 보고 들을 때면 어릴 적에 들었던 어머니의 탄식과 기도가 내 속에 살아있는지 나도 모르게 '아이고 으찌께 할까?'하면서 기도하게 되는데 갈수록 이런 일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 기도할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작게는 지역 노회의 부노회장 선거나 총회 총대 선정에 따른 정기노회 유회, 세상 법정 고소 고발 사건에서부터 부총회장 선거와 총회의 부장과 위원장 선거 후에 들려오는 이런 저런 말들과 장로교 교단간의 갈등으로 이어진 한기총 사건 등을 보면서 '아이고 으째야 쓰까!'하면서 기도하게 되고, 왜 이렇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서 유다 왕 여호사밧과 사돈이 된 이스라엘 왕 아합이 아람에게 빼앗긴 길르앗 라못을 되찾는 전쟁에 공동 출전하기 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어떤 결과를 얻게 될 것인지를 묻기 위해 선지자들에게 물어보는 내용(왕상 22:1-40. 대하 18:2-27) 이 떠오른다.
 
아합 왕의 부름을 받은 4백명의 선지자들은 한결같이 '올라가소서 주께서 그 성읍을 왕의 손에 넘기시리이다'하였고 선지자들의 총회장 노릇을 하던 시드기야는 철로 뿔들을 만들어 가지고 '여호와의 말씀이 왕이 이것들로 아람 사람을 찔러 진멸하리라 하셨다'고 승리할 것을 선포한다. 이들을 보면서 미덥지 못한 여호사밧 왕의 요청으로 부름 받은 미가야 선지자는 이 전쟁에서 아합은 죽고 패배할 것이라고 자기가 본 하늘의 하나님 전에서 일어난 일을 선포한다.
 
미가야 선지자의 예언을 들은 시드기야는 두 왕과 신하와 선지자가 보는 눈앞에서 마가야 선지자의 빰을 치며 '여호와의 영이 나를 떠나 어디로 가서 네게 말씀하시더냐?'하면서 큰소리를 친다. 이런 시드기야와 이런 사람과 함께하는 선지자들의 모습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드기야를 비롯한 4백명의 선지자들이 처음부터 이런 선지자들은 아니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성령이 충만하고 은혜가 넘치고 역사를 일으키는 은혜와 말씀과 예리한 영적 통찰력이 있었기에 수시로 최고 통치권인 왕을 상대하고 왕궁을 출입하며 4백명 선지자들의 수장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너무 일이 많아졌다. 외부 출입이 잦아졌고 회의가 많아졌고 사람 만나는 일이 많았을 것이다. 너무 바빠 기도해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도할 시간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시드기야는 하나님과 백성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몰랐다. 하나님과 성도들은 선지자가 수시로 통치권자와 각료들을 만나고 권부를 출입하는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하나님을 만나 엎드려 기도하고 하늘의 신령한 것을 보고 듣고 하나님의 뜻을 바로 알려주기를 더 원하는 것을 몰랐다.
 
요즘의 목회자들은 교인들이 자기 교회 목사가 통치권자 만나는 것보다 주님 만나는 것을, 대형 집회를 인도하며 각광을 받는 것보다 기도의 골방에 들어가 주님을 만나고 외롭고 어려운 교인들을 만나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모르고 너무 바쁘게 활동을 한다.
 
미가야는 자기 빰을 때리는 시드기야에게 '네가 골방에 들어가 숨는 그날에 보리라'(왕상 22:25)고 말했다. 지금은 누구보다 주님을 만나야 하고, 어느 곳보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기도해야 할 때다.

조현용
목사ㆍ빛과소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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