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세리 마태를?

[ 연재 ] 아버지가 들려주는 성경동화<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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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5월 24일(화) 15:34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지나가시다가 마태라 하는 사람이 세관에 앉은 것을 보시고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르니라"(마 9:9)

"아버지, 예수님은 참 이상해요."
"뭐가?"
"예수님 당시의 세리는 같은 유대인에게서 세금을 거두어 로마 제국에 바치는 일을 했다면서요?"
"그렇지"
"그런데 로마 정부가 1백원 거둬내라 하면 거기에 자기 마음대로 더 거두어 그 남은 차액을 자기가 쓱싹 먹어 치웠다면서요? 소위 '삥땅'한 거라면서요? 그래서 같은 유대인 사회에서 로마 정부의 하수인으로, 또 매국노로 여겨 몹시 미워하고 싫어함을 받았다면서요?"

"그래. 네 말이 맞다. 삭개오도 세리였지."
"그런데 왜 예수님은 그렇게 사회에서 손가락질하고 미워하는 마태를 제자로 부르셨을까요? 이왕이면 흠도 티도 없이 깨끗하고, 가문 좋고 공부도 많이 하고 교양 있어 다른 사람들로부터 칭찬 받고 존경받는 인물을 뽑아서 제자삼으셔야 좋으실텐데."

"글쎄. 왜 그러셨을까?"
"똑똑하고 칭찬 받는 사람을 고르기가 어려우면 최소한 평범한 수준의 사람 중에서나마 제자를 뽑아야 예수님 자신의 체면도 세울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개 취급, 도둑놈 취급, 매국노 취급 받는 세리 마태를 제자로 부르셨는지, 참 알 수가 없어요."

"그래. 그런 생각 할 수 있지. 예수님이 그런 거 몰라서 세리 마태를 제자로 삼으셨겠니? 충분히 비난 받을 줄 아셨을거야."
"세리 마태가 다른 세리들과 달리 양심적으로 로마 정부가 매겨서 바치게 한 세금만 받아 가서, 그를 제자 삼으신건가요?"
"아니야. 그건 아닐거다. 그 당시 세리치고 세금을 더 거두지 않은 세리는 없었다니."
"그럼 뭐예요?"

"그것은 사람들에게 어떤 멸시, 어떤 지탄을 받던 자라도 다 구원 받을 대상이 된다는 뜻을 보여 주시려고 그런 것이다 이 말씀이지. 예수님께서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의사가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케 하여 의인되게 해 주려고 왔다' 하신 말씀, 너도 알지?"
"네"

"그 어떤 천한 사람도 예수님이 구원코자 하시는 범위 밖에 있는 사람은 없다는 뜻이지. 사실 죄 없는 사람, 흠과 티가 하나도 없는 사람을 고르기로 하셨으면 한 명도 제자로 뽑지 못하셨을지 모르지. 예수님의 다른 제자들 거의 모두가 무식한 어부들이었지 않니? 그 중에서 좀 똑똑하고 셈이 빠른 사람은 가룟 유다 하나 뿐이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열두제자 중에 예수님을 배반하여 은 30냥에 팔아 버린 사람은 똑똑하고 셈이 빠른 그 가룟 유다였단다."
"아아, 그렇군요."

박승일목사 / 춘천교회ㆍ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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