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 나와 딸 아이에게 무관심한 남편 너무 미워요.

[ 상담Q&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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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5월 24일(화) 15:25

Q :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부부입니다. 요즘 남편과의 관계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남편은 대학원에 재학 중이지만 별로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지도 않고 가족들에게(저와 6살된 딸아이) 관심을 두거나 애정표현을 잘하는 편도 아닙니다. 집에 있으면 온종일 인터넷만 합니다. 저는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하루 종일 일해야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 챙기고, 저녁식사 준비도 해야 하는데, 나와 아이에게 무심한 남편이 너무 밉습니다. 남편은 학업과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예민해 있으니 자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합니다. 답답해서 제가 잔소리를 하고 짜증을 내어도 남편은 아예 들은 척 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그 자리를 피해버립니다. 답답해서 글을 적어봅니다. 

   
A :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사람은 나름대로 적응방식을 만듭니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부부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아내는 "당신이 나와 아이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요구를 '잔소리와 짜증'으로, 남편은 "유학생활이 힘드니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 달라"는 말 대신 '인터넷을 하는 행동'으로, 두 사람이 서로의 속마음을 읽지 못하고 '짜증내는 아내의 행동'과 '온 종일 인터넷을 하는 무심한 남편의 행동'만을 보고 있으니 부부관계가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게다가 두 사람은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남편은 학업과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아내까지 짜증을 내니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아내도 식당 일과 아이 양육 때문에 지치고 피곤한데 남편이 자신에게 무심한 것으로 보이니 힘듭니다. 그러나 서로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그 행동이 함축하고 있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해석해 보세요.

남편이 집에서 인터넷을 하는 행동과 부인의 잔소리를 무시하는 행동은 "내가 지금 몹시 힘이 드니 나의 현 상태를 당신이 수용하고 이해해주시오"라고. 아내의 잔소리는 "나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해주세요"라고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의 눈에 보이는 행동보다는 그 행동에 담긴 메시지를 정확하게 찾아보세요. 남편과 아내는 행동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힘든 유학생활과 외국생활을 하며 서로에게 이해받고 공감받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입니다.

부인께서는 남편 때문(남편과의 관계)에 자신이 몹시 힘들다고 했지만 실상은 남편이 문제가 아니라 변화된 환경에 대처하는 두 사람의 대응방식이 문제인 것입니다. 부부는 상대의 연약함을 채워주는 돕는 배필의 관계입니다. 나의 연약함을 배우자가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 배우자의 연약함을 내가 가장 잘 채워주기 때문에 하나님은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나를 그(그녀)의 배우자로 선택하신 것입니다. 부부관계에도 하나님이 나를 부르셔서 부부가 되게 하시고 배우자를 섬기게 하셨다는 소명의식이 필요합니다. 종교개혁자 루터가 자신의 결혼생활을 언급하면서 자주 표현했던 말이 있습니다. "하늘의 천사가 미소 지을 때는 남편이 아기의 귀저기를 빨래하고 있을 때이다" 팍팍한 유학생활 가운데 서로를 섬기는 귀한 사역을 잘 감당하셔서 부부관계를 더욱 빛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규식교수/ 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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