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하기 힘든 두 가지 물음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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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5월 18일(수) 16:21

 
오늘의 한국교회 상황 속에서 두 가지 물음을 던져보게 된다. 그런데 이 물음들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어 무척이나 고통스럽다.
 
첫째는 "어제 좋은 교회가 여전히 오늘도 좋은 교회일 수는 없는가?"라는 물음이다.
 
어제의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 거룩한 영향력을 미쳐왔다. 3ㆍ1 독립운동을 위시해 민족 독립운동에 앞장을 서왔고, 인재양성과 새로운 문화 창달을 통해 국가발전을 주도적으로 선도해 왔고, 그리고 6ㆍ25 이후 국가 재건과 민주화 성취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로써 이 땅의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인정을 받아왔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교회는 그 거룩한 영향력을 다 상실하고 말았다. 사회발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체의 문제조차 해결할 능력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이로써 이 땅의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더 나아가 비난을 받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아무래도 오늘의 한국교회는 어제의 그 자리를 회복할 수 없어 보인다. 사회에 거룩한 영향력을 미치기는 커녕 스스로를 개혁할 능력조차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통스럽다.
 
둘째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내일도 여전히 생존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사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오늘의 교회에서 다음세대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교단 통계를 보면, 2009년 현재 영ㆍ유아ㆍ유치부 어린이 수는 11만 2천4백37명, 아동부 어린이 수는 25만 5백명, 그리고 중고등부 학생 수는 19만 5천2백75명으로 다음세대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의 전체 수는 55만 8천2백12명이다. 이는 전체 교인 수 2백80만 2천5백76명과 비교할 때 19.91%에 불과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20년 전에 비해서 교인 수는 약 80만 이상이 증가했는데, 다음세대는 오히려 10만이 줄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동부 어린이 수는 25만여 명인데 비해, 바로 그 다음 연령층인 영ㆍ유아ㆍ유치부의 어린이의 수는 11만여 명에 불과하여 절반도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그야말로 다음세대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두 가지 요인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대외적인 요인이다. 우선 출산율의 현격한 감소를 들 수 있다. 1990년 가임 여성 1인당 약 3명 수준이던 것이 2010년에 와서는 1.2명 수준으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것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근본적으로 다음세대의 수가 크게 줄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외적 요인으로는 더욱 치열해 지고 있는 입시환경을 들 수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아이들은 학원으로 내몰리고, 다급한 마음에 교회 출석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대내적인 요인이다. 우선 교회 내에서 다음세대로의 신앙 대잇기에 대한 절박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교회에서는 다음세대인 교회학교가 목회 관심사에서 여전히 후순위이고,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대한 적극적 노력이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대내적 요인으로는 다음세대 신앙교육을 위한 어떠한 새로운 노력도 시도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21세기의 다음세대를 20세기의 마인드를 가진 교사들이 19세기 환경 속에서 신앙교육하고 있는 이 안타까운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오늘의 한국교회가 내일도 여전히 이 땅에서 이렇게 존재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다음세대를 다시 교회로 밀물처럼 돌아오게 할 그 어떤 희망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통스럽다.
 
이제 예레미야처럼 울어야 할까보다. 울부짖으며 하나님께 기도하고 눈물로 사람들에게 호소해야 할까보다. 아직 길지 않더라도 남겨진 시간이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박봉수
목사ㆍ상도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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