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떼 값

[ 연재 ] 아버지가 들려주는 성경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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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5월 17일(화) 18:27

   
 
"예수님이 그 돼지 떼 값을 물어 주셨을까요? 예수님 때문에 돼지 떼가 물에 빠져다 죽었잖아요? 그러니까…."
"아니지. 귀신이 돼지 떼 속에 들어가서 바다로 달려가 죽게 했으니까 귀신이 죽인거지."
"아니지요. 예수님이 귀신에게 돼지 떼 속에 들어가기를 허락하셨으니까 예수님이 그 값을 물어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예수님이 섭섭해 하시겠는걸?"
"예수님을 곤란하게 하거나 손해보게 하려고 이러는 것 아녜요. 궁금해서…."
"그래. 그래. 안다. 알아. 그 돼지 떼의 수가 이천마리라고 한다."
"어휴 그 많은 돼지가 다 죽었으니 참! 한 마리에 5백만원씩 쳐도 1백억원!"
"어마 어마한 액수지? 그런데 그 돼지 떼의 주인이 예수님께 돼지 값 물어내라고 했니, 안했니? 안했어. 왠지 아니? 유대인들은 돼지 고기를 먹으면 부정탄다고 율법으로 금지하고 있지. 돼지를 기르는 것도 마찬가지야. 유대인 사회에서 추방되고 물건을 사고 팔 권리도 없어지며 저주 받는 자가 되는거야. 그런데 이 사람들은 다른 나라와 가까운 지역에 살면서 그들에게 돼지를 팔아 큰 이익을 보고 있었거든. 말하자면 법을 어기며 밀수출했으니 돼지값은 커녕 그보다 더 큰 손해를 보게 되었던거지. 그래서 감히 돼지값을 물어달래지 못하고 그 지방에서 나가 달라고만 한 것이지."

"아하 그런 약점 때문에… 알만해요."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단다. 그것은 예수님이 한 사람의 생명이 돼지 이천 마리보다 더 가치가 있음을 밝히 말씀하신 것이지. 예수님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하여 오신 분이지, 손해보게 하려고 오신 분이 아니시지. 원통함을 풀어 주시려고 오셨지, 원통하게 하시려고 오신 분이 아니란다. 자기로 인하여 사람들이 풍족케 해 주시려고 오셨지. 그런 분이 까닭없이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고 입 싹 씻고 나몰라라 하는 얌체같은 일을 하시겠어?"

"조심할께요. 그러나 궁금한 건 저 못참아요."
"그래. 그래. 널 나무라는게 아니야."
"그러면 예수님께 '잠시나마 오해해서 죄송합니다'하고 용서를 빌어야겠네요."
"글쎄, 그게 좋겠는걸"

박승일목사 / 춘천교회ㆍ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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